“개·고양이 먹는 이민자” 허위 주장…미 소도시 폭탄 테러 위협
[앵커]
미국 동북부의 한 소도시가 미국 대선 TV 토론 이후 때아닌 폭탄 테러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이민자들이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고 있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 때문인데요.
이 도시의 아이티계 이민자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김귀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미국 동북부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 시청이 현지 시각 12일 문을 닫았습니다.
직원들도 모두 대피했습니다.
누군가 이메일로 스프링필드 여러 시설에 폭탄을 터뜨리겠다고 위협했기 때문입니다.
스프링필드는 지난 TV 토론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민자가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고 있는 곳이라고 지목한 지역입니다.
[도널드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지난 10일 : "스프링필드로 이주해 온 자들(이민자들)은 주민들이 키우는 개와 고양이, 반려동물들을 잡아먹고 있습니다."]
토론 사회자는 즉시 사실이 아니라고 '팩트 체크'까지 했지만 근거 없는 음모론은 확산됐습니다.
스프링필드 주민 5만 8천 명 가운데 아이티계 이민자들은 만 5천 명가량.
이들은 트럼프의 거짓 발언으로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직장을 그만두거나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마크/아이티계 이민자 : "다른 직원들이 저를 '빌어먹을 아이티인'이라고 부르는 등 괴롭힘과 보복을 당해서 지난 주말에 직장을 그만뒀어요."]
실제 지난달 스프링필드에서 한 여성이 고양이를 잡아먹었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출동한 적이 있어 트럼프의 발언이 사실일 수도 있다는 말도 돌았습니다.
하지만 미국 언론들은 이 여성이 스프링필드에서 태어나 지금껏 거주해 왔으며, 이민자가 아니라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민자 혐오 발언 등으로 토론 직후 여론조사에서 해리스와 트럼프 지지율은 47% 대 42%로 5%P 차이로 벌어졌습니다.
KBS 뉴스 김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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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수 기자 (seowoo1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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