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사거리 늘려달라"는 젤렌스키, 러 핵 부를까…미 "결정된 것 없어"

이재호 기자 2024. 9. 13.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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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영국 제공 미사일 장거리 사용 동의 가능성…푸틴 "분쟁 성격과 범위 크게 변화될 것" 경고

우크라이나가 미국, 영국 등 서방으로부터 받은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게 해달라고 무기를 제공한 서방 국가들에 요청하고 있는 가운데, 미 국방부는 기존 입장에서 변화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12일(이하 현지시각)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서방이 지원한 장거리 미사일 사용에 미국이 결정할 시점이 임박했다는 보도에 대해 "우리 정책에는 현재로서는 변경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13일 미국 방문 예정인 키어 스타머 신임 영국 총리와 바이든 대통령 간 회담에서 이 문제가 최우선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면서, 미국이 제공한 미사일이 아닌 영국이 제공한 스톰 섀도우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을 타격하는 방안에 미국이 동의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사정거리 300km의 지대지 탄도미사일 체계인 육군전술유도탄체계(ATACMS, 에이태큼스)의 사용 제한을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지난 6일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하는 것이 이른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 국면 전환)이 될 수는 없다면서 우크라이나의 ATACMS 확대 사용 요구를 사실상 거절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라이더 대변인은 "핵심은 우크라이나가 이 분쟁에서 승리하는 것을 보고 싶다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협상 테이블로 갈 때가 되었다고 느낄 때,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가능한 한 강력한 힘을 가진 상황에서 그렇게 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미국 측이 서방 무기의 러시아 본토 사용을 망설이는 가장 주요한 이유는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사용이 확전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방송에 출연해 서방 미사일 사거리 연장에 대해 "우크라이나 정권이 이 무기로 러시아를 공격하도록 (서방이) 허용하냐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국가들이 군사적 충돌에 직접 관여하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결정이 내려지면 우크라이나 전쟁에 나토 국가인 미국, 유럽 국가들이 직접 참여하는 것과 다름없는 의미일 것"이라며 "이는 그들(서방)이 직접 (전쟁에) 참여하는 것이며, 분쟁의 성격과 범위를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미사일을 사용할 경우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에 빌미를 주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세계 최대 핵 강국인 러시아는 핵무기를 사용할 상황과 관련한 핵 교리를 수정하는 과정에 있다"며 "푸틴은 외교정책에 대한 매파(강경파)들로부터 '우크라이나 공격을 지지하는 나토 국가'에 대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의지를 명시하도록 변경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이란으로부터 미사일을 공급받고 있다면서 관련한 제재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러시아는 다양한 탄도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나 최대 사거리가 약 120km인 이란 미사일의 공급으로 가까운 표적에 이란의 무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며 "이는 분명히 깊은 우려"라고 밝혔다.

그는 "이란의 새 대통령과 외무장관은 유럽과 협력하여 제재 완화를 얻고 싶다고 반복해서 주장해 왔다"며 "이와 같은 불안정한 행동은 결국 자국 경제에 타격을 줄 뿐"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커비 조정관은 "이 미사일들은 우크라이나 내부에서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런데 어제도 무인기와 미사일 파편이 우크라이나 밖으로 떨어지는 것을 목격했다. 정확도가 떨어지고 우크라이나 외부에 미치는 잠재력에 대해 알 수 없다는 것이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 8월 27일(현지시각)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수도 키이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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