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대이동' 시작…추석연휴 하루 전 귀성객 '북적'(종합)
"오랜만에 가족 만나 설레요"…인천공항도 해외여행객 가득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이미령 최원정 기자 =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3일 서울역과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등지는 귀성길에 오른 시민들로 하루종일 붐볐다.
대합실에는 오전 일찍부터 귀성객이 차츰 몰리기 시작하더니 오후 들어 이른 퇴근 뒤 고향을 찾으러 가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자녀들과 명절을 보내기 위해 '역귀성'한 부모들도 눈에 띄었다.
오후 4시께 서울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대합실은 양손에 캐리어 또는 쇼핑백을 쥐거나 큰 배낭을 메고 종종걸음을 하는 시민들로 가득 찼다.
경남 창원행 버스를 기다리던 민모(30)씨는 "지난 설에 내려갔다가 처음 고향을 찾는 것이라 즐거운 마음"이라며 "차가 많이 막힐까 봐 직장에 말하고 일찍 퇴근하고 터미널에 왔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 퇴근 뒤 씻지도 못하고 터미널을 찾았다는 박모(65)씨는 "천안 작은 아이 집에 오늘 내려갔다가 내일 다시 올라올 예정"이라며 "손주를 보러 갈 생각을 하니 너무 좋다"고 웃었다.
직장 탓에 가족들과 떨어져 사는 이들은 오랜만에 소중한 가족을 만난다는 생각에 한껏 들뜬 모습이었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며 연휴를 맞아 울산 집으로 내려간다는 호인철(63)씨는 "마침 아들이 대구에서 교수로 임용돼 추석을 맞아 아들이 이사갈 새 집도 구경하고 백일 갓 지난 손녀도 보러간다"며 미소 지었다.
설우성(22) 씨는 할머니께 드릴 홍삼 세트를 든 채 강릉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며 "고향에서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고 했다.
아들, 딸과 충남 공주로 향하는 버스를 기다리던 이성회(50) 씨는 "요양원에 계시는 어머니께서 안 그래도 방금 '언제 내려오냐'며 전화하셨다. 아들이랑 손주들이 많이 보고 싶으신 것 같다"고 말했다.
터미널 내 패스트푸드점과 카페는 버스 탑승 전 배를 채우려는 승객들로 만석이었다. 고속버스터미널과 맞닿아 있는 대형 백화점도 추석 연휴를 앞두고 부랴부랴 선물 세트를 구입하려는 귀성객들로 붐볐다.
자식들을 만나러 서울로 오거나 지역으로 이동하는 부모도 있었다.
대구에 사는 이모(68)씨는 "딸 아이가 식구들 다 데리고 내려오기도 힘들어서 이틀 묵고 내려가려고 올라왔다"며 보자기를 든 채 바삐 발걸음을 옮겼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강모(67) 씨는 이달 백일을 맞는 손녀를 보러 대전으로 향한다며 "애들이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커서 많이 설렌다. 손녀가 아직 어린데 무리해서 올라왔다가 일이 생길까 봐 직접 내려간다"고 했다.
서울역에도 이날 오전부터 캐리어를 끌거나 양손 가득 선물세트를 들고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간식을 나눠 먹거나 강아지나 고양이를 이동 가방에 넣어 이동하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대구로 내려간다는 강모(33) 씨는 채 돌이 되지 않은 딸을 아기 띠로 둘러맨 채 "부모님이 아직 아기를 보지 못하셔서 무리해서 내려간다. 아기와 함께 맞는 첫 추석이라서 어색하기도 하고 신기하다"고 말했다.
부산을 찾는 신모(30) 씨는 "추석 연휴가 길지 않아 연차를 썼다"며 "본가에 빨리 내려가서 푹 쉬고 느지막이 돌아오려고 한다"고 했다.
고향인 경북 포항에 두 딸과 함께 내려가 어머니를 모시고 다시 서울로 올라왔다는 김모(46) 씨는 선물 세트를 든 채 캐리어를 끄느라 정신이 없는 모습이었다.
김씨는 "포항에 짧게 머물다 서울로 돌아오면 어머니가 너무 적적해하셔서 이번 추석 때는 어머니가 서울에서 가족들과 함께 오래 지내시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씨의 7살 딸도 "할머니가 서울에 오셔서 좋다"며 "추석 때 할머니랑 많이 놀고 싶다"고 신난 표정으로 말했다.
서울역 대합실에는 추석 연휴에 맞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인천공항도 추석연휴를 맞아 가족, 친지들과 함께 해외로 나가려는 여행객들로 종일 붐볐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13일부터 18일까지 하루 평균 20만1천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추석 연휴 대비 11.6% 증가한 수치다.
jung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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