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 “내수 회복 조짐” 말만 되풀이, 실질 대책 내놓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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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지표나 다른 기관의 경기 진단은 내수 부진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내수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을 이어가고 있다.
말로만 '내수 회복 조짐'을 외칠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가계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는 정부의 대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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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지표나 다른 기관의 경기 진단은 내수 부진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내수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억지 낙관론이 아니라 실제 내수를 살릴 수 있는 정부 대책이다.
기획재정부는 13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 9월호에서 경기 상황에 대해 “견조한 수출·제조업 중심 경기회복 흐름이 지속되고 있으며, 설비투자·서비스업 중심의 완만한 내수 회복 조짐 속에 부문별 속도 차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기재부가 ‘내수 회복 조짐’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지난 5월부터 5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진단은 좀더 냉정하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지난 9일 발간한 ‘9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높은 수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기조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경기 개선이 제약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는 것과는 달리 소매판매와 건설투자의 부진이 지속되는 등 내수 회복세는 가시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한국개발연구원의 분석이다. 개인사업자 연체율이 상승세를 지속하는 등 부채 상환 부담도 증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7월 상품 소비를 반영하는 소매판매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1% 줄었다. 또다른 내수 지표인 건설투자도 5.3% 감소했다. 반면, 8월 수출은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11.4%나 증가했다. 수출 온기가 내수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기재부가 “부문별 속도 차가 존재한다”는 표현을 새로 넣은 것도 이런 현상을 의식한 것이다. 여기에 실질소득 정체, 가계부채 부담, 고물가 여파 등이 겹치면서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3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경제가 확연하게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달 29일 국정브리핑에서 “우리 경제가 확실하게 살아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일반 국민들의 체감 경기와는 동떨어진 발언들이라고 할 수 있다.
내수가 회복되려면 무엇보다 가계의 실질소득이 증가해야 한다. 하지만 올 2분기 우리나라 가구의 실질소득(약 435만3천원)은 두해 전인 2022년 2분기(449만4천원)보다도 줄어든 상태다. 말로만 ‘내수 회복 조짐’을 외칠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가계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는 정부의 대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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