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전문의 처우 안 좋아지는 일 없을 것···진정성 믿어달라"
"의료개혁 핵심, 힘든 진료 의료진 더 보상"
"의사, 간호사, 조무사 헌신 국민들도 감사"
"필수 의료 의사, 과로로 버티는 구조 지속 어려워"
"과감하게 재정 투입, 공정한 보상체계 갖출 것"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보건은 안보, 치안과 더불어 국가의 본질적 기능”이라며 “의료인들이 상대적 허탈감을 느끼지 않고 고생하신 만큼 정당하게 보상받고 보람을 느끼도록 보상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이날 오전 서울의료원과 중앙응급의료센터를 찾아 응급의료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의료현장을 묵묵히 지키는 의료진의 노고를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정부가 장기적 계획 차원에서 의료개혁을 진행 중”이라며 “향후 5년간 10조 원을 투입하지만 국민건강만큼 중요한 것이 없기 때문에 필요할 경우 더 많이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먼저 서울 중랑구 소재 서울의료원을 찾아 의료진을 격려했다. 서울의료원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인구가 많은 서울 동북권의 중증응급환자를 책임지고 있다. 25개 진료과목으로 서울 시민의 건강은 물론, 서울 지역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서비스도 전담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시민공감응급실, 소생실, 외상치료실, 화상치료실, 중증환자구역, 소아구역 등을 둘러봤다. 윤 대통령은 이어 병원 관계자와의 간담회에서 응급의료 현장의 어려움과 다가오는 추석을 대비한 병원의 준비사항을 청취했다. 윤 대통령은 “저도 어렸을 때 참 많이 아팠다. 성한 데가 없어 입원도 많이 했는데 따뜻하게 대해주는 의사 선생님에게 감사하다는 마음이 어린 마음에도 있었다”며 “잠도 못 주무시고, 잦은 회진으로 힘들겠지만 환자들에게 늘 따뜻하게 대해 주시면 감사드리겠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또 “협조해 주신 덕에 이번 추석은 예년에 비해 훨씬 많은 병의원이 문을 열어 다행”이라며 “중증도에 따른 진료를 잘 해달라”고 말했다. 또 “연휴기간 건강보험 수가를 대폭 인상하고 권역응급의료센터 전문의 진찰료를 평소보다 3.5배 수준으로 인상했다”며 “의료계 각분야의 목소리를 경청, 더 고생하고 더 힘든 진료를 하시는 의료진에게 더 많은 보상이 가도록 하는 게 의료개혁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장기계획 차원에서 최소한의 인력 증원이라는 점과 과학적 추계를 근거로 추진하는 것이니 의료인들이 오해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의료인 처우 개선에 대한 정부의 진정성을 믿어주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윤 대통령은 의료진 블랙리스트와 관련 “헌신하는 의사들을 조롱하고 협박하는 것에 대해 참 안타깝다”며 “국민들이 의료인들을 욕하기보다는 일부 소수의 잘못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아파서 병원가면 의사, 간호사, 조무사 분들의 헌신을 보기 때문에 애써 주시는 것에 국민들도 감사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챙기는 것 뿐 아니라 의료계 내부에서 스스로 해결할 수 없어 방치해온 시스템을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동행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의사회와 긴밀한 협조 아래, 연휴 기간 당초 하루 500개 병의원과 약국을 열려고 계획했으나 병의원 1200개, 약국 1300개 등 총 2500여개가 하루에 문을 연다”며 시민들의 불편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서울 중구 소재 중앙응급의료센터로 이동해 현장을 살폈다. 2001년 7월 지정된 국립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는 전국에 있는 모든 응급의료기관의 진료업무를 조정하고 지원하는 기관이다.
중앙응급의료센터에 도착한 대통령은 응급의료센터 운영 현황을 청취한 후 ‘윤한덕 홀’에 들러 고(故) 윤한덕 센터장이 마지막까지 머물렀던 사무실 사진과 초상화를 관계자들과 함께 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윤 센터장은 지난 2002년부터 17년간 중앙응급의료센터를 이끌며, 닥터헬기를 도입하고 국가응급진료망을 구축하는 등 응급의료 시스템 개선에 힘쓴 인물이다. 김성중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은 “초상화 속 사인은 마지막 근무일에 ‘행복하세요’라고 사인한 것”이라고 하자, 윤 대통령은 “묵묵히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헌신하신 분의 사무실을 보고 느낀 바가 많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서울인천광역응급의료상황실’과 ‘중앙응급의료상황실’에 잇따라 들러 24시간 실시간 환자와 구급대원, 병원을 연결하고 상황을 파악 중인 의료진 및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수고 많으세요“라고 말하고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어느 지역의 응급실이 포화돼 있는지 보여주는 ‘응급의료 현황판’에 부산 지역이 응급의료 어려움을 보여주는 붉은 표시가 뜨자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부산시장과 통화해 어려움이 있는지 파악해 보라”고 현장에서 바로 지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병원 관계자와 간담회에서 “추석 연휴를 앞두고 현장에서 헌신하고 계신 센터장님과 직원 여러분께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의사들이 과로로 버티는 구조로는 우리 의료 시스템이 지속될 수 없다며 이러한 절박함에서 의료개혁을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가 기존에는 건보에만 의지했었는데, 이제는 과감하게 재정을 투입할 것”이라면서 “전문의들의 처우가 안 좋아지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다. 의료계의 헌신에 공정한 보상체계가 갖춰져야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번 연휴에 국민 불안감을 감안해 문을 여는 병원이 늘어났음을 언급하면서 추석 연휴 기간에도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밖에 윤 대통령은 “사법리스크는 책임보험 제도를 금융위에서 개발해서 법률 제·개정을 속도를 내달라고”고 참모에게 지시하는 한편, “연휴에 고생하시는 분들 직접 뵙고 손 잡으며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어서 왔다”며 의료진들을 격려하며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강도원 기자 theone@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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