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혹투성이 김 여사’의 사과 없는 공개 행보, 국정지지율 폭락한 민심 아는가

2024. 9. 1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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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13일 공개한 ‘추석 대국민 인사 영상’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명절 인사를 하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3일 영상을 통해 국민들에게 추석 인사를 전했다. 부적절한 명품백 수수로 설 인사에서 모습을 감췄던 김 여사로선 7개월 만에 명절 영상 인사를 재개한 것이다. 검찰의 명품백 수수 ‘면죄부’ 이후 활발해진 공개 행보의 일환으로 보인다.

김 여사는 영상에서 “국민 한 분 한 분의 삶을 더 따뜻하게 보듬기 위해 마음과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의료대란 우려 등으로 착잡한 국민들 눈에, 국정 난맥상이나 온갖 위법·처신 논란에 사과 한마디 없는 대통령 부부의 추석 인사는 달가울 리 없다. 13일 취임 후 최저치인 20%(한국갤럽)로 곤두박질친 국정지지율이 말하는 민심을 대통령실만 모르는 것인지 묻게 된다.

당장 지난 12일 법원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전주 손모씨를 방조 혐의로 단죄하면서 김 여사의 연루 의혹에 대한 규명 필요성이 커졌다. 4년 가까이 질질 끌어온 김 여사에 대한 검찰의 기소 처분 압박도 더욱 커졌다. 대통령 관저 이전도 김 여사 연관 업체가 무자격 증축 공사를 한 사실이 드러났지만, 감사원이 위법 사안들을 뭉개고 솜방방이로 다뤄 의혹만 증폭시켰다. 검찰·국민권익위원회는 김 여사가 공직자가 아니어서 명품백 수수에 ‘문제 없다’고 했는데, 김 여사는 10일 뚝섬수난구조대 등을 찾아 흡사 고위공직자의 ‘현장순시’를 연상시키는 행보로 여권조차 당황케 했다.

대통령실은 12일 “(김 여사가) 약자, 소외계층의 어려움에 귀를 기울이는 행보를 꾸준히 할 예정”이라며 “진정성을 봐달라”고 했다. 공감할 국민이 얼마나 있을지 헛웃음만 나온다. 추석 앞에 20%까지 급락한 국정지지율을 ‘민심의 심리적 탄핵’ 경고로 보는 시각도 넓다.

김 여사와 대통령실은 먼저 그동안의 숱한 의혹과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사과부터 해야한다. 잘못한 것이 있으면 진솔하게 인정하고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진정성으로 다가가는 시작이다. 부적절한 처신이 문제 되면 잠행했다가 검찰·감사원 등 권력기관들을 앞세워 ‘무혐의’ 결론을 내곤 슬그머니 다시 공개 행보에 나서는 행태로 신뢰는 요원하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도, 명품백 수수도, 대통령실·관저 이전 개입 의혹도 독립적 특검이 아니고선 이제 해소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야당은 오는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 여사 특검법안을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미온적이던 개혁신당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판결을 계기로 찬성으로 돌아섰다. 윤 대통령은 방탄용 거부권만 행사할 게 아니라, 국정·인사·소통의 전향적인 변화 없이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서울 마포대교에서 마포경찰서 용강지구대 근무자와 함께 도보 순찰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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