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혹투성이 김 여사’의 사과 없는 공개 행보, 국정지지율 폭락한 민심 아는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3일 영상을 통해 국민들에게 추석 인사를 전했다. 부적절한 명품백 수수로 설 인사에서 모습을 감췄던 김 여사로선 7개월 만에 명절 영상 인사를 재개한 것이다. 검찰의 명품백 수수 ‘면죄부’ 이후 활발해진 공개 행보의 일환으로 보인다.
김 여사는 영상에서 “국민 한 분 한 분의 삶을 더 따뜻하게 보듬기 위해 마음과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의료대란 우려 등으로 착잡한 국민들 눈에, 국정 난맥상이나 온갖 위법·처신 논란에 사과 한마디 없는 대통령 부부의 추석 인사는 달가울 리 없다. 13일 취임 후 최저치인 20%(한국갤럽)로 곤두박질친 국정지지율이 말하는 민심을 대통령실만 모르는 것인지 묻게 된다.
당장 지난 12일 법원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전주 손모씨를 방조 혐의로 단죄하면서 김 여사의 연루 의혹에 대한 규명 필요성이 커졌다. 4년 가까이 질질 끌어온 김 여사에 대한 검찰의 기소 처분 압박도 더욱 커졌다. 대통령 관저 이전도 김 여사 연관 업체가 무자격 증축 공사를 한 사실이 드러났지만, 감사원이 위법 사안들을 뭉개고 솜방방이로 다뤄 의혹만 증폭시켰다. 검찰·국민권익위원회는 김 여사가 공직자가 아니어서 명품백 수수에 ‘문제 없다’고 했는데, 김 여사는 10일 뚝섬수난구조대 등을 찾아 흡사 고위공직자의 ‘현장순시’를 연상시키는 행보로 여권조차 당황케 했다.
대통령실은 12일 “(김 여사가) 약자, 소외계층의 어려움에 귀를 기울이는 행보를 꾸준히 할 예정”이라며 “진정성을 봐달라”고 했다. 공감할 국민이 얼마나 있을지 헛웃음만 나온다. 추석 앞에 20%까지 급락한 국정지지율을 ‘민심의 심리적 탄핵’ 경고로 보는 시각도 넓다.
김 여사와 대통령실은 먼저 그동안의 숱한 의혹과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사과부터 해야한다. 잘못한 것이 있으면 진솔하게 인정하고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진정성으로 다가가는 시작이다. 부적절한 처신이 문제 되면 잠행했다가 검찰·감사원 등 권력기관들을 앞세워 ‘무혐의’ 결론을 내곤 슬그머니 다시 공개 행보에 나서는 행태로 신뢰는 요원하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도, 명품백 수수도, 대통령실·관저 이전 개입 의혹도 독립적 특검이 아니고선 이제 해소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야당은 오는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 여사 특검법안을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미온적이던 개혁신당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판결을 계기로 찬성으로 돌아섰다. 윤 대통령은 방탄용 거부권만 행사할 게 아니라, 국정·인사·소통의 전향적인 변화 없이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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