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 정치·행정 철저한 분리···'좋은 정부' 만드는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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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정부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어느 시대, 어느 정부에서나 던질 수 있는 질문이다.
책은 다소 어려운 학술서적이지만 국가를 조직하는 과료제에 주목해 실제로 정치인과 관료가 분리된 정부가 높은 행정력을 보여준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그리고 흥미롭게 검증해 내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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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정부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어느 시대, 어느 정부에서나 던질 수 있는 질문이다. 시대에 따라 국민이 원하는 정부도 시대정신도 달라지기 때문에 좋은 정부에 대한 요구는 달라지기 마련이다. 국민이 원하는 것을 모두 정책에 반영한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정부라고는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인기 많은 정부 즉 포퓰리즘 정부일지는 몰라도 말이다.
스웨덴 예테보리 대학 교수이자 같은 대학 정부의 질 연구소의 연구 그룹을 대표하는 학자인 칼 달스트룀과 빅터 라푸엔테는 좋은 정부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해답을 찾는다. 저자들은 ‘관료제’를 좋은 정부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요인으로 꼽는다. 정부의 질과 경제 성장이 높은 상관 관계를 가지는데 이것은 관료제를 통해 가능하다는 것이다.
관료제라고 하면 부정적인 측면이 일단 부각돼 보여 정말 관료제가 좋은 정부를 만들 수 있을까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관료화된 조직’이 만든 폐해, 관료의 부패 등으로 인한 사회, 경제, 정치적 문제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들은 이러한 폐해는 관료제를 오용했기 때문이며, 능력주의적이면서도 유연한 관료제는 충분히 가능하며 좋은 정부를 만들 수 있는 ‘좋은 제도’라고 주장한다. 그동안 우리가 지켜봤던 관료제의 폐해는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저자들은 부패한 관료가 되지 않도록 탐욕과 기회주의로의 유인을 약화시킬 수 있는 맥락을 만들어야 한다고 답한다.
정치와 행정의 관계에 대해서는 철저한 분리를 좋은 정부의 핵심으로 봤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집단이 함께 일을 하게 되면 서로 감시하고 이는 두 집단 모두 이기심에서 벗어나 공동선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책은 다소 어려운 학술서적이지만 국가를 조직하는 과료제에 주목해 실제로 정치인과 관료가 분리된 정부가 높은 행정력을 보여준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그리고 흥미롭게 검증해 내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막스 베버, 나폴레옹, 미국과 북유럽의 반부패 투쟁 등 세계사를 넘나들며 관료제와 정치에 대해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정치인과 관료의 서로 분리된 책임성, 상호 감시와 견제가 정부의 질을 높이고 경제 성장도 가능하게 한다고 저자들은 조언한다. 3만 9000원.
연승 기자 yeonvic@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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