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에 밟혀, 소에 치어…영국선 난데없는 ‘소 떼 습격’ 주의

심우삼 기자 2024. 9. 1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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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산책을 하던 여성이 갑작스럽게 나타난 소 떼의 공격을 받고 죽을 뻔한 사연이 전해졌다.

12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은 그레이터맨체스터주의 스톡포트에서 가족과 산책을 하다 소 떼의 습격을 받은 여성의 사연을 보도했다.

소 떼의 공격은 영국 농업에서 가장 흔한 사망 원인 가운데 하나로, 소는 영국에서 가장 위험한 동물 가운데 하나라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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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이상 방목 탓…4년간 22명 사망
2020년 4월 영국 스코틀랜드 한 방목장에서 소들이 풀을 뜯고 있다. EPA 연합뉴스

영국에서 산책을 하던 여성이 갑작스럽게 나타난 소 떼의 공격을 받고 죽을 뻔한 사연이 전해졌다.

12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은 그레이터맨체스터주의 스톡포트에서 가족과 산책을 하다 소 떼의 습격을 받은 여성의 사연을 보도했다. 질 길모어라는 이름의 여성은 남편 마크, 반려견 ‘피네건’과 함께 한 산책로를 걷던 중 순식간에 나타난 20~30마리의 소 떼로부터 공격을 받고 바닥에 쓰러졌다. 다행히 남편이 아내를 부축해 일으켜 세웠고, 소 떼를 다른 곳으로 유인한 덕에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하지만 소들한테 밟히면서 치명상을 입었다.

길모어는 양쪽 골반과 갈비뼈 12개, 목과 팔의 뼈 2개가 부러졌다. 폐 손상을 입었으며 머리와 발목도 다쳤다. 3일에 걸친 수술 뒤 2주간 집중 치료가 이어졌고, 이 가운데 10일은 인공호흡기를 껴야만 했다. 재활 치료도 3개월이나 받았다. 길모어는 걷는 법부터 다시 배워야 했고, 자전거도 더 이상 탈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외과 의사는 그가 운이 좋은 축에 속한다며 산책로에 혼자 있었으면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2022년 4월 영국 남부의 한 방목장에서 소들이 풀을 뜯고 있다. EPA 연합뉴스

영국에선 산책로를 걷던 보행자들이 소 떼의 공격을 받아 사망하거나 심각한 부상을 입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영국은 소의 95% 이상(2019년 기준)을 방목해 키우는 탓에 소와 ‘원치 않는 조우’를 할 여지가 상대적으로 크다. 소 떼의 공격은 영국 농업에서 가장 흔한 사망 원인 가운데 하나로, 소는 영국에서 가장 위험한 동물 가운데 하나라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가디언은 영국 보건안전청(HSE) 통계와 산하 농업산업자문위원회에 제출된 자료 등을 인용해, 2019년 3월~2023년 3월까지 영국에서 소 떼 공격으로 사망한 축산업자와 시민이 22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부상자까지 포함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지는데, 2015~2021년까지 257건의 관련 사고가 일어났다. 2017년 7월 이후 한 민간단체에 접수된 소 관련 사고도 889건(스코틀랜드 제외)이나 된다.

가디언은 소와 관련된 사고가 빈번히 일어나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소의 거대한 크기를 꼽았다. 영국 농가에서 키우는 소의 평균 무게는 620㎏이다. 웨인 오언 보건안전청 수석 검사관은 가디언에 “소들은 스스로의 크기를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소들은 앞에 있는 사람들의 몸집을 고려하지 않고 지나간다. 그들은 당신을 그냥 밀어낼 것”이라며 “그들은 한 무리처럼 움직이기 때문에 한 마리가 달리면 나머지도 달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반려견도 사고 위험을 키우는 요소다. 소들이 반려견을 위협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가디언은 리버풀 대학교의 2017년 연구 결과를 인용해 지난 20년간 보고된 54건의 소 공격 사건 가운데 3분의 2가 반려견을 동반한 경우였으며, 사망에 이른 경우는 무려 94%에 달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사고를 막기 위해 △시야에 소 경고 표지판이 있는지 유심히 확인하고 △소 무리 사이를 지나가지 말고 △송아지와 소를 떨어트려 놓지 말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소가 있는 들판에선 뛰지 않는 대신 빠르게 조용히 걷고 △소를 흥분시킬 수 있는 갑작스러운 움직임이나 휴대전화 사용을 피해야 하며 △반려견 동반 시 목줄 등으로 반려견을 엄격히 통제하되 위협을 느낀다면 차라리 개를 풀어주라고 덧붙였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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