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최고 교타자 아오키, 42세 나이로 은퇴 “선수 생활은 100점 만점”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2024. 9. 13.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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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프로야구 최고의 교타자로 불렸던 아오키 노리치카(42·야쿠르트 스왈로스)가 현역에서 은퇴했다.

아오키는 13일 일본 도쿄의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홈구장인 메이지진구 구장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21년간의 현역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소회를 전했다. 2004년 야쿠르트에서 프로로 데뷔한 아오키는 미국 메이저리그를 거쳐 올해까지 만 42세로 일본 프로야구 야수 최고령의 나이로 활약했다.

닛칸스포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기자회견서 아오키는 “(현역생활을 되돌아보면) 21년이나 했으니까 정말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WBC에서 우승한 것도 그렇고 야쿠르트 소속으로 재팬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것이 가장 크게 마음에 남아 있다”며 총 3차례의 우승을 선수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꼽았다.

일본 최고의 교타자 가운데 한 명으로 불렸던 아오키 노리치카가 만 42세의 나이로 은퇴를 결정했다. 사진=야쿠르트 스왈로즈
사진=ⓒ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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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드래프트 4라운드 전체 32번으로 야쿠르트에 지명된 아오키는 데뷔 시즌 신인왕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일본 프로야구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2005년 202안타, 2010년 209안타를 기록 하면서 NPB 역사상 처음으로 2시즌 200안타 이상 기록을 세웠고, 도루왕에 오르는 등 빠른 발을 자랑했다. 강력한 어깨와 뛰어난 수비력에 더해 정교한 타격 능력을 앞세워 일본을 대표하는 외야수로 꼽혔다.

2012년 밀워키 브루어스에 입단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커리어를 시작한 이후에는 굴곡이 있었다. 2017년까지 무려 7개의 팀을 옮겨다닌 저니맨이 됐다. 밀워키를 시작으로 이후 캔자스시티 로열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애틀 매리너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뉴욕 메츠에서 뛰었다. 특히 2016년에는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이대호와 함께 뛰기도 했다. 많은 팀을 옮겨 다니긴 했지만 6시즌 동안 평균적인 주전 외야수로 활약하며 774안타를 때렸다.

아오키는 제1,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도 대표팀 멤버로 활약하며 일본의 우승을 견인했다. 2017년을 끝으로 일본 프로야구로 돌아온 이후에는 2021년 야쿠르트에서 데뷔 첫 일본 시리즈 우승을 경험하기도 했다. 일본프로야구 NPB 통산 성적은 1949안타로, 통산 타율은 0.313으로 역대 6위에 해당한다. MLB까지 포함해서 아오키는 프로 통산 2723안타를 기록했다.

일본 최고의 교타자 가운데 한 명으로 불렸던 아오키 노리치카가 만 42세의 나이로 은퇴를 결정했다. 사진=야쿠르트 스왈로즈
은퇴 배경에 대해 아오키는 “결단한 것은 최근이다. 시즌 도중부터 ‘올해로 마지막일까’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쩌면 시즌 막바지엔 바뀔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었다. 그 틈을 만들고 있었지만 결국 결정을 했다”면서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생각한 것 같은 퍼포먼스를 할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배경이었다”며 기량이 떨어진 자신을 느낀 것이 은퇴를 결심한 배경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은퇴를 결정하기까지 가장 힘들었던 것은 역시나 가족들의 성원이었다. 아오키는 “은퇴를 하기로 했다는 것을 가족들에게 말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특히 아이에게 말하는 것이 가장 쉽지 않았다. 언제까지나 현역 선수로 뛰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우는 모습을 보고 ‘1년 더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했다”며 고백하기도 했다.

특히 야쿠르트의 팀 동료이자 올해 일본 프로야구 최연소 200홈런 기록을 세우기도 한 무라카미 무네타카는 아오키가 가장 아꼈던 선수 가운데 하나다. 무라카미의 데뷔 시즌이었던 2018년 이후부터 두 사람은 자주 함께 트레이닝을 했다.

아오키는 “무라카미는 해마다 성장해 왔다. 지금은 조금 고생하고 있지만 프로야구 선수로 생활하는 과정에서 그것(슬럼프)도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무라카미가 앞으로도 계속 더 좋은 선수로 남을 것으로 기대했다.

아오키 노리치카(가운데)가 팀 후배인 야마다 테츠토(좌)-무라카미 무네타카(우)와 함께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야쿠르트 스왈로즈
이날 담담하고 위트있게 은퇴식에 참석했던 아오키는 후배들의 깜짝 등장에 결국 눈물을 쏟기도 했다. 야쿠르트에선 선수단을 대표해 야마다 테츠토와 무라카미가 대표해 깜짝 꽂다발을 전달했다.

특히 무라카미는 “많은 폐를 끼쳤다. 지금 이렇게 좋은 야구 인생을 걸어나갈 수 있는 것도 아오키 씨를 만난 덕분이다. 정말로 감사하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전까지 눈물을 보이지 않았던 아오키도 후배의 이런 모습에 함께 눈시울이 붉어졌다.

자신이 데뷔한 야쿠르트에서 21년이라는 긴 선수 커리어를 마쳤다. 2017년 복귀했을 당시 아오키는 ‘이 구단을 사랑한다’며 야쿠르트에 대한 깊은 애정을 고백했다. 아오키는 “인연이 있었다는 것이다. 만나지지 않는 사람은 만나지 않는다. 이렇게 인연이 있어서 여기서 뛰었고, 미국에 가서도 다시 돌아와서 야구를 했다. 이미 ‘감사하다’는 마음 밖엔 없다”며 야쿠르트와 자신의 깊은 인연을 설명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사진=ⓒAFPBBNews = News1
끝으로 아오키는 “야쿠르트는 어쩌면 학교와 같은 분위기가 있다. 클럽하우스에 가면 동심으로 돌아간다고 할까. 직장은 즐거운 편이 좋은데, 그렇게 밝고 긍정적으로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야쿠르트에는 있었다”면서 “나 역시 전통으로서 그런 분위기를 계승해 왔을 것이며 그것을 후배들도 느꼈으면 하고, 그들에게 그런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다”고 했다.

끝으로 아오키는 “야쿠르트 팬의 성원에 대해 정말로 따뜻함을 느꼈다. (정말) 진심이 담겨 있다고 할까...그래서, 열심히 어떻게든 기대에 부응하고 싶은 그런 생각이었다”며 오랜 기간 자신을 응원해준 야쿠르트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자신의 현역 생활을 스스로 어떻게 평가할까. 아오키는 “선수 생활은 100점 만점이었다”고 밝게 웃으며 자신의 현역 선수로서의 1막을 기쁘게 마무리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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