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제2 키트루다 찾아라’ 빅파마 ADC Trop2 경쟁…MSD·얀센 2파전
선발주자와 후발 대비 경쟁력 의구심
MSD 공격적임 임상, 중간 결과 주목
리가켐 LCB84, 임상 1상 데이터 관건
글로벌에서 항체약물접합체(ADC) 유망 타깃 Trop2 파이프라인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Trop2는 다양한 암종에서 발현하기 때문에 ‘제2 키트루다’ 후보로 꼽히는 타깃이다. 선두였던 아스트라제네카의 임상 결과가 예상보다 좋지 못하면서 MSD와 얀센 2파전으로 가는 양상이다.
비소세포폐암 저조한 결과, 무주공산 상태
11일 도쿄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다이이찌산쿄는 전 거래일 대비 8.64% 하락한 채로 장을 마감했다. 같은 날 런던 증시에서 아스트라제네카는 2.41% 하락했다. 두 회사의 주가가 약세를 보인 배경에는 Trop2 ADC 파이프라인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Dato-DXd)의 임상 결과 발표가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는 Dato-DXd으로 약 20건의 임상 시험을 공동으로 진행했다. 현재 비소세포폐암과 유방암(HR 양성, HER2 음성) 2차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신청한 상태이다.
Trop2는 유방암, 췌장암, 위암, 폐암, 방광암, 난소암, 대장암 등 미충족수요(Unmet Needs)가 높은 암종을 포함한 다양한 암종에 발현한다. 이 같은 확장성에 글로벌에서 치열한 Trop2 ADC 개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세계폐암학회(WCLC)에서 9일(현지시간) 공개한 데이터에서 Dato-DXd을 투여받은 환자는 전체생존기간(OS)이 12.9개월, 대조군인 도세탁셀은 11.8개월이다. Dato-DXd가 1.1개월 앞섰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부족한 결과이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는 지난해에도 Dato-DXd의 실망스러운 데이터를 발표했다. 무진행생존기간(PFS)는 Dato-DXd가 4.4개월, 도세탁셀은 3.7개월이었다. 특히 하위 분석 결과 편평 비소세포폐암에서는 임상적 이점을 전혀 확보하지 못했다. 비소세포폐암에서 비평편 세포암은 70%, 편평 세포암은 30%를 차지한다.
길리어드의 트로델비는 Trop2 ADC로 품목허가에 성공한 유일한 제품이다. 트로델비는 유방암과 전이성 요로상피암으로 승인받았다. 길리어드는 트로델비의 적응증으로 확장하기 위해 비소세포폐암 임상 3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대조군 대비 OS의 이점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사실상 실패했다.
유방암 경쟁에서 MSD 선두, 리가켐 추격 중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의 Dato-DXd은 유방암(HR 양성, HER2 음성)에서 PFS가 6.9개월, 대조군인 화학 요법에서는 4.9개월이다. OS는 아직 평가를 진행 중이다. 다만 트로델비 대비 유방암에서 적응증이 한 개 적다.
트로델비는 유방암에서 HR 양성과 HER2 음성, 삼중음성유방암으로 FDA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트로델비는 HR 양성 및 HER2 음성 유방암의 임상 3상에서 PFS가 5.5개월, 대조군인 화학요법은 4개월이다. OS는 트로델비 14.4개월, 화학요법 11.2개월이다. 삼중음성유방암에서 트로델비는 PFS가 5.6개월, 화학요법은 1.7개월을 기록했다. OS는 트로델비 12.1개월, 화학요법 6.7개월로 치료 이점 증명에 성공했다.
MSD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를 추격 중이다. Trop2 ADC 파이프라인 MK-2870은 중국 켈룬으로부터 들여왔다. MSD는 MK-2870으로 단독요법뿐만 아니라 세계 1위 매출 의약품 키트루다와 병용요법 등 10여건의 임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 3상 중인 적응증은 유방암(HR 양성과 HER2 음성, 삼중음성유방암), 비소세포폐암이다. 지난 6월 MSD는 미국종양학회(ASCO)에서 MK-2870의 삼중음성유방암 임상 3상 중간 결과를 발표하면서 주목받았다. PFS는 MK-2870 6.7개월, 대조군 화학요법은 2.5개월이다. Trop2 고발현 환자군에서는 MK-2870 PFS 8.3개월, 화학요법 2.3개월이다. Trop2 저·중발현 환자군에서는 PFS가 MK-2870 5.6개월, 화학요법이 2.6개월을 기록했다. OS는 MK-2870는 아직 도달하지 않은 반면 화학요법은 9.3개월이다.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 얀센도 Trop2 ADC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얀센의 Trop2 ADC 파이프라인의 원개발사는 한국 바이오텍 리가켐바이오이다. 지난해 12월 리가켐바이오는 Trop2 항체를 타깃으로 하는 파이프라인 LCB84을 기술수출했다. 선급금 1300억원을 포함해 최대 마일스톤 2조4000억원, 순매출 발생에 따라 별도의 로열티를 지급받는 계약이다.
리가켐바이오의 LCB84는 항체에서 선발주자보다 차별점이 있다. LCB84는 이탈리아에서 들여온 항체를 사용한다. Trop2는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세포에도 발현이 많이 되는 타깃이다. 경쟁사들이 사용한 항체는 모든 Trop2를 찾아간다. 반면 LCB84에 사용한 항체는 암세포에만 많이 발현되는 변형된 Trop2 타깃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한다. 후발주자이지만 부작용에서 월등한 데이터를 확보할 경우 높은 시장성이 있을 것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아직 J&J는 다른 빅파마와 달리 공격적인 임상은 진행하지 않고 있다. LCB84는 리가켐바이오와 J&J가 공동으로 고형암 글로벌 임상 1·2상을 진행 중이다. J&J는 리가켐바이오의 임상 1상 결과에 따라 옵션을 행사해 단독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J&J가 단독 개발에 대한 옵션을 행사하면 리가켐바이오는 추가로 2억 달러(2600억원)를 받게 된다. 따라서 관건은 향후 임상 1상에서 효능을 확보하는 것이다. 효능을 확인하면 J&J 역시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다양한 적응증으로 임상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닷컴 바이오 전문채널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2024년 9월 11일 14시39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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