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코빅스 "퍼스트인클래스 표적항암제, 제2렉라자 만들 것"

이우상 2024. 9. 13.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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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온코빅스 대표
세계폐암학회에서 전임상 결과 공개
김성은 온코빅스 대표가 자사 표적항암제 후보물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온코빅스 제공

“4세대 EGFR 표적항암제 후보물질 ‘OBX02-011’를 제2의 렉라자로 만들겠습니다.”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세계폐암학회(WCLC)에서 최신 비임상 데이터를 발표한 온코빅스의 김성은 대표는 12일 이같이 말했다.

OBX02-011은 비소세포폐암의 주요 암 유발 돌연변이인 EGFR과 ALK를 동시에 저해하는 ‘퍼스트 인 클래스’ 항암제 후보물질이다.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의 표준치료제인 ‘오시머티닙’(제품명 타그리소)을 투약했을 때 내성을 유발하는 주요 변이인 c797s, 엑손19결손 등에 대응할 수 있어 4세대 EGFR 표적항암제로 분류된다.

국내에선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보로노이 등도 4세대 EGFR 표적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렉라자는 오시머티닙 대신 EGFR 변이 1차 치료제로 쓸 수 있는 3세대 표적항암제다.

온코빅스가 개발 중인 OBX02-011은 ALK와 EGFR을 동시에 저해하는 이중저해제라는 게 차별점이다. 이전까지 ALK와 EGFR은 서로 배타적인 변이로 알려져 있었다. EGFR 변이가 있는 환자는 ALK 변이가 없고, ALK 변이가 있는 환자는 EGFR 변이가 없다는 게 정론이었다.

김 대표는 “최근 들어 두 변이가 모두 있는 환자들이 보고되면서 정론이라던 것도 옛말이 됐다”며 “다국적 제약사들도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 오시머티닙과 ALK 저해제를 병용하는 임상연구를 최근 시작했다”고 했다.

서로 다른 두 약물을 병용하지 않고 하나의 물질로 ALK와 EGFR을 동시에 저해하려는 시도는 온코빅스의 OBX02-011이 처음이다. 과거에 ALK 저해제와 항EGFR 항체를 병용하는 임상시도가 있었으나 효능 입증에 실패했다. 두 약물의 작용 환경이 달라 상승효과(시너지)를 내지 못했을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온코빅스는 사람의 암세포(비소세포폐암)를 이식한 쥐에서 OBX02-011의 항암효능을 확인했다. 오시머티닙에 내성이 생긴 암세포를 이식한 쥐였다.

WCLC에서 발표한 전임상 결과에 따르면 내성 관련 주요 변이인 엑손19결손, C797S, T790M 등이 생긴 암세포에서 OBX02-011이 오시머티닙 대비 우수한 항종양 효과를 보였다. 효과의 정도는 투약 용량에 비례해 나타났다. 고용량군에서 가장 효과가 좋았다. 김 대표는 “예후가 안 좋기로 잘 알려진 L858R 변이나 G1202R 변이에 대해서도 효능을 봤다”고 설명했다. G1202R은 ALK 억제제를 썼을 때 나타나는 주요 내성변이다.

본래 OBX02-011은 이중저해제가 아닌 EGFR 단일 표적저해제로 개발하던 후보물질이었다. 하지만 개발 중 EGFR 변이뿐 아니라 ALK 변이도 동시에 저해할 수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임상 전략을 수정했다.

김 대표는 “EGFR와 ALK의 결합부위가 유사성이 있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는데 OBX02-011가 동시에 결합한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은 ‘행운’이었다”며 “ALK 변이가 있는 환자군, EGFR 변이가 있는 환자군, 양쪽 모두 변이가 있는 환자군 등 총 3개 코호트로 임상 1/2상을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임상 진입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아 절차적 준비는 이미 마쳤다. 남은 문제는 ‘실탄’이다. 온코빅스는 시리즈B 투자 유치를 진행하고 있다. 임상에 필요한 실탄을 장전하는 대로 환자 등록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기존 ALK 저해제와 비교해서도 우리 약의 부작용이 월등히 적다”며 “연내 임상 1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닷컴 바이오 전문채널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2024년 9월 12일 17시38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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