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제화 3세 김정훈 주도 패션플랫폼 'OCO' 노이즈 마케팅 '시끌'

이혜원 기자 2024. 9. 1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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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투자자 펀딩 모집글서 무신사·W컨셉 등 명예훼손 표현" 지적나와
OCO 측 "이슈 만들기 위한, 마케팅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 것 아냐" 반론
OCO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금강제화 오너 3세인 김정훈 부사장이 이끌고 있는 패션플랫폼 'OCO(오씨오)'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며, 일방적으로 무신사·W컨셉 등 타사를 비방하는 주장을 펼쳐 논란이 일었다.

펀딩 과정에서 무신사에 대해 의도적으로 '독점'이라는 표현을 지속 사용하면서, 정작 펀딩 이후의 성장전략에 대해서는 '무신사의 장점을 따라하겠다'고 밝혀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단 지적이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OCO는 지난 3일부터 크라우드펀딩 전문업체인 '크라우디'를 통해 전환상환우선주로 투자금 펀딩을 진행하고 있다.

OCO는 금강제화 계열사인 비제바노에서 2020년 사업부로 시작했다가 지난 6월 별도 법인으로 분사했다. 2020년에 47억원이었던 거래액은 지난해 340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700억원을 목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OCO는 펀딩 배경과 목표에 대해서 "무신사와 경쟁체제를 형성하며 인지도와 거래량을 만들어 궁극적으로는 국내 톱 패션 브랜드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OCO는 "무신사가 브랜드들과 파트너십 계약을 활용해 독점적 권리를 확보하고 있다", "W컨셉은 SSG닷컴에 인수된 이후 성장동력이 상대적으로 저하된 편이고 최근 신세계그룹의 유동성 문제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등의 표현을 통해 근거없는 주장을 하거나 다른 기업을 헐뜯기도 했다.

특히 무신사에 대해서는 "매출 극대화가 중요한 초대형 플랫폼인 무신사와 같은 플랫폼은 브랜드 부스팅에 제약이 따른다"며 "작은 브랜드에 대한 기회제공이 플랫폼의 매출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실제 무신사는 중소·신진 브랜드를 위한 마케팅·생산·오프라인 팝업 등 다양한 지원 방안을 내놓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성장을 경험한 브랜드도 다수인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무신사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것과 관련해서는 "공정위의 시각이 100% 맞고 아킬레스건을 잡혀있는 상황"이라며 "뜻밖에 선물을 공정위가 우리에게 줄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썼다.

플랫폼 성장 계획 및 전략에 대해 OCO 는 2028년까지 연 거래액 5000억원을 달성할 예정이라고 강조한 뒤에 "이때까지는 철저하게 무신사의 장점을 따라가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전략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서는 1위 플랫폼인 무신사의 독점을 깨야 한다고 강조하더니, 정작 기업으로서 가장 중요한 성장 전략에 대해서는 아무런 차별화에 나서지 못하고 무신사를 무조건 따라하겠다고 앞뒤가 맞지 않은 모양새다.

패션 업계 한 관계자는 "앞에서는 1위 기업을 일방적으로 근거없이 비방해 놓고는 정작 뒤에 숨어서 그들의 전략을 똑같이 따라하겠다고 하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정정당당하게 차별화된 전략을 앞세운 노력을 펼치지 않고 소규모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노이즈 마케팅에 기댄다면 고객들의 선택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OCO가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5000만원 수준의 소액 펀딩을 진행하며 사실상 자신들의 서비스를 홍보하고 타사를 부정하게 비방한 점이 문제의 소지가 크다고 보고 있다. 관련법에 따라 이러한 행위가 '부정경쟁행위'로 볼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르면 국내에 널리 인식되고 경제적 가치를 지니는 타인의 성명, 초상 등 그 타인을 식별할 수 있는 표지를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해 무단으로 사용해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것은 명백한 부정경쟁행위에 해당된다.

이에 대해 OCO 관계자는 "이슈를 만들기 위한, 마케팅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OCO가 패션 플랫폼 시장에서는 후발주자로 영세한 중소업체인 것처럼 포장해두었지만, 실제로는 부동산 자산만 수천억대에 달하는 사실상 대기업에 준하는 재벌 그룹의 계열사라는 분석도 나온다.

OCO는 지난 6월 비제바노에서 스핀오프된 신규 법인으로 전체 지분을 비제바노가 갖고 있다.

비제바노는 애플 제품 판매숍 '프리스비'를 운영하는 곳인데 지분 100%를 금강제화 오너가 3세인 김정훈 부사장이 보유하고 있다.

금강제화 계열사 4곳(금화·금강·비제바노·갈라인터내셔널)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보유 중인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 규모만 7200억원 이상이다.

혁화 제조·판매 사업자인 '금강'은 지분 58%를 금화가 보유하고 있는데, 금화의 경우 김정훈 부사장이 지분 81.85%를 아버지 김성환 회장이 17.99%를 갖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march1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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