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 가던 시민 '기겁'…"배수로에 목 잘린 알몸" 소름의 정체는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추석을 앞두고 고향에 벌초하러 가는 길에 변사체처럼 보이는 물체를 발견해 깜짝 놀랐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이 물체의 정체는 버려진 '리얼돌'(사람의 신체를 본뜬 성인용품)이었다.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벌초하러 갔다가 변사체 본 줄'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지난 7일 서울에서 지방으로 벌초하러 가는 길에 졸음이 쏟아져 전라북도 부안IC 인근 고가도로 아래 잠시 차를 세우고 낮잠을 청했다고 한다.

30분 정도 자고 일어난 A씨는 주변을 둘러봤고, 인근 배수로에 사람 키만 한 종이 상자가 눈에 들어왔다. 호기심에 다가간 그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상자 안에 담겨있는 머리카락과 몸통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A씨는 시신을 발견했다고 생각해 경찰에 신고하려고 했다. 그러나 해당 물체의 정체는 시신이 아닌 리얼돌이었다. 함께 공개된 사진을 보면 상자 밖으로 리얼돌의 머리카락과 발가락이 보여 공포를 자아낸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당시 상황에 대해 A씨는 "처음에는 변사체인 줄 알았다. 두려워서 가까이 갈 용기가 안 나더라"며 "멀리서 보니 목이 잘려 나간 것처럼 보여서 더 소름 돋았다. 확실하게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하려고 용기를 내 가까이 가서 봤더니 리얼돌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머리가 떨어진 몸통에 옷이 반쯤 벗겨져 있었다.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도 소름이 끼치더라"며 "누가 리얼돌을 이런 곳에 버린 건지 궁금해졌다. 실리콘이라 자연에서 썩지도 않을 텐데"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누군가 거기서 이상한 짓을 한 건지, 배수로에 떠내려온 걸 누가 건져놓은 건지, 몸통과 발목은 왜 분리해 놓은 건지 별 궁금증이 다 들더라"며 "어쨌든 그 뒤에 저는 그냥 갈 길 갔다. 누가 치우지 않았으면 아직도 거기에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집 앞에 버리기 창피해서 사람 없는 곳에 버리고 간 듯", "나였으면 기절했을 텐데", "나도 쓰레기봉투에 마네킹 머리 가득 차 있는 거 보고 놀랐던 적 있다", "무단 투기한 사람 잡아야 한다" 등 반응을 보였다.

2021년 2월24일 서울 한 리얼돌 수입업체 물류창고에서 관계자가 상품을 정리하고 있다./사진=뉴스1

리얼돌은 2022년 수입이 허용됐다. 당초 관세청은 리얼돌을 음란물로 보고 국내 통관을 보류해왔지만, 대법원은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수입 통관 보류 처분을 위법으로 판단했다. 다만 관세청은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오인되는 전신형 리얼돌 △특정 인물의 형상을 본뜬 리얼돌 △안전성 확인이 필요한 리얼돌 등은 통관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리얼돌은 실제 사람과 비슷한 크기로 제작돼 폐기하는 것이 쉽지 않다. 미국에는 중고 리얼돌을 회수하는 전문 서비스 업체도 있다. 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구매자가 리얼돌을 분리 배출할 경우에는 실리콘은 도려내 일반 쓰레기로 버리고, 철제 프레임은 고철로 분류해 버려야 한다.

폐기가 어려운 만큼 무단 투기 사례도 발생한다. 2022년 5월에는 경기 광주시 한 저수지에서 여성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된 줄 알았으나 알고 보니 리얼돌이었던 것이 밝혀졌다. 2021년 3월에는 '한강에 가방이 떠다닌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출동한 소방대원이 수거한 가방에는 리얼돌이 들어있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