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호, 中 협박 조사 폭로…중국 언론 "사법부 향한 공격, 中축협도 법 근거한 조사 증명할 것"

조용운 기자 2024. 9. 13. 15: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손준호 측은 \"나는 범죄자가 아닌 피해자다. 그동안 아무 것도 몰라서 중국 말만 듣고 대응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가만히 있으면 범죄자로 생각할까봐 이야기하게 됐다\"며 \"중국 측 발표에 억울함도 있지만 도와달라는 호소를 하고 싶다\"라고 울먹였다. 다만 회견 내내 승부조작 혐의나 대가성 돈 거래가 아니라는 구체적인 증거를 내놓지 못했다. 최악의 경우까지 고려할 때 지금이라도 객관적인 물증 확보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따른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중국축구협회(CFA)로부터 영구 제명 징계를 받은 손준호(32, 수원FC)가 협박에 의한 거짓 자백을 했다고 밝혔다. 손준호의 폭로에 중국 언론은 "중국 사법체계를 향한 공격"으로 받아들였다.

중국 언론 '시나스포츠'는 13일 "손준호는 중국에서 구금 당하는 동안 불법적이고 강제적인 조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은 중국 사법 제도에 대한 공격"이라고 반응했다.

앞서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법치국가다. 사법기관은 법에 따라 사건을 엄격히 처리하고 당사자의 합법적 권익을 충분히 보장한다"라고 반박한 데 연장선으로 한층 목소리가 높아졌다.

손준호는 지난 11일 CFA가 승부조작 혐의 관련으로 영구 제명 징계를 내린 것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승부조작 관여를 적극 부인했고, 중국 공안의 조사 과정 문제점도 알렸다.

"중국 공안이 조사가 시작되자 말도 안 되는 혐의를 제시했다. 혐의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아내도 잡혀올 수 있다고 겁을 줬다"고 떠올린 손준호는 "가족사진을 보여주며 아이들 이야기도 꺼냈다. '엄마가 업승면 아이들은 어떻게 하느냐', '아이들도 아빠가 보고 싶지 않겠나' 등으로 혐의 인정을 강요했다"라고 밝혔다.

▲ 손준호의 에이전트는 \"현재 징계가 나온 건 없다. FIFA와 대한축구협회의 징계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먼저 움직일 필요가 없다. FIFA가 중국 측의 손을 들어준다면 변호사를 선임해 추가 대응하겠다\"라고 말했다. 수원FC는 당장 이번 주말 전북 현대와 홈경기를 펼칠 예정이다. 손준호는 중국축구협회의 발표 당시만 해도 정상적으로 팀 훈련을 소화했다. 손준호 측은 \"FIFA나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이든 어떤 메시지도 전달된 게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지금은 출전에 제약이 없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

심리적으로 압박을 느낀 손준호는 "당시 너무 겁이 났다. 살면서 이런 적은 처음이었다. 무엇인지도 모르는 혐의에도 가족과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조사 초기 고충을 털어놨다.

재판 과정에서도 중국이 사법 거래를 먼저 제안했다고 말했다. 손준호는 "중국 고위 간부로 보이는 사람과 판사가 '절대 무혐의로 나갈 수 없다. 작은 죄라도 인정해야 나갈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 나갈 수 있을지 모른다'는 말을 했다"면서 "그들을 다시 만났을 때 진징다오(김경도)로부터 20만 위안(약 3,742만 원)의 금액을 받았다고 인정하면 수일 내로 석방하고, 축구선수 경력을 이어나갈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다"는 부연 설명도 덧붙였다.

손준호는 금품수수 혐의를 인정하는 쪽으로 지난 3월 석방됐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수원FC에서 선수 경력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CFA가 금품수수가 아닌 승부조작 혐의로 영구 제명 징계를 내리면서 진실공방으로 향하고 있다.

손준호는 실제 진징다오로부터 20만 위안을 받은 게 맞다고 인정했다. 다만 대가성 돈이 아닌 친한 동료 간의 금전 거래라고 주장했다. 어떤 이유로 돈이 송금됐는지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했다. CFA의 발표에 반박할 거래 출처와 목적 물증은 내놓지 못했다. 승부조작 무혐의를 입증할 중국 법원의 판결문 확보도 중국에 다시 들어가고 싶지 않다는 이유를 들며 미뤘다.

▲ 손준호의 에이전트는 \"현재 징계가 나온 건 없다. FIFA와 대한축구협회의 징계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먼저 움직일 필요가 없다. FIFA가 중국 측의 손을 들어준다면 변호사를 선임해 추가 대응하겠다\"라고 말했다. 수원FC는 당장 이번 주말 전북 현대와 홈경기를 펼칠 예정이다. 손준호는 중국축구협회의 발표 당시만 해도 정상적으로 팀 훈련을 소화했다. 손준호 측은 \"FIFA나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이든 어떤 메시지도 전달된 게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지금은 출전에 제약이 없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

손준호의 기자회견을 본 시나스포츠는 "손준호는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 훙차오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귀국하려다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로 구금됐다. 6월 중국 검찰은 손준호 체포를 공식 인정했다. 그리고 올해 3월 손준호가 풀려났다. 많은 사람이 손준호를 석방한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타임 라인을 나열했다.

그러면서 "손준호의 폭로로 중국축구협회도 영구 제명 징계를 내린 근거를 소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제축구연맹(FIFA)에 결과를 이관할 때 CFA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사법부와 공안부도 국제 여론의 압박을 받을 수 있어 법에 근거한 조사라는 걸 증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준호의 운명은 FIFA가 결정한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CFA는 손준호에 대한 징계를 FIFA에 통지했다. FIFA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CFA의 조사 내용을 검토한 뒤 인용 여부를 결정한다.

▲ 손준호 측은 \"나는 범죄자가 아닌 피해자다. 그동안 아무 것도 몰라서 중국 말만 듣고 대응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가만히 있으면 범죄자로 생각할까봐 이야기하게 됐다\"며 \"중국 측 발표에 억울함도 있지만 도와달라는 호소를 하고 싶다\"라고 울먹였다. 다만 회견 내내 승부조작 혐의나 대가성 돈 거래가 아니라는 구체적인 증거를 내놓지 못했다. 최악의 경우까지 고려할 때 지금이라도 객관적인 물증 확보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따른다. ⓒ연합뉴스

만약 FIFA가 CFA 조사를 인정하면 손준호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없다. 무자격 선수와 계약하고 출전시킨 해당 구단과 연맹, 협회 등도 불똥이 튈 수 있다. 이를 뒤집으려면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서 진실을 따져야 한다.

손준호의 대리인은 "손준호가 부정행위를 했다는 증거가 없어 FIFA가 CFA 손을 들어주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만일 FIFA가 CFA의 손을 들어주면 우리도 변호사를 선임해 추후 대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손준호에게 축구 인생 커리어 최대 위기가 왔다. 비공작비공작인원 수뢰 혐의로 1년 가까이 구금된 이후 한국에 돌아왔고 국제이적동의서(ITC)까지 발급받아 K리그1에서 뛰고 있었다. 그런데 10일 중국축구협회가 \"손준호는 사회적으로 매우 나쁜 영향을 줬다. 축구와 관련된 모든 활동을 평생 금지한다\"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하면서 \'승부조작 연루자\'에 손준호를 포함했다. FIFA가 중국축구협회 결정(승부조작을 이유로 손준호에게 영구 제명이라는 징계)을 승인한다면 전 세계적으로 적용된다. 한국에서도 뛸 수 없게 된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