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직한 사건들 지휘했지만…이원석 빈손 퇴장

강영운 기자(penkang@mk.co.kr) 2024. 9. 13.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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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관계에 유리하면 환호해 갈채를 보내고, 불리하면 비난하고 침을 뱉어 검찰을 '악마화'하는 현상이 심화됐다."

15일 임기가 종료되는 이원석 검찰총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검찰이 놓인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정의를 세워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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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겨냥해 작심 발언
"불리할 때면 검찰 악마화"
디올백·도이치모터스 등
후임 심우정에 바통 넘겨
이원석 검찰총장이 13일 배웅을 받으며 대검찰청 청사를 떠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이해관계에 유리하면 환호해 갈채를 보내고, 불리하면 비난하고 침을 뱉어 검찰을 '악마화'하는 현상이 심화됐다."

15일 임기가 종료되는 이원석 검찰총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검찰이 놓인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정의를 세워줄 것을 당부했다. 이 총장은 "지금은 정치, 경제, 문화, 예술, 종교, 과학, 기술, 의료와 같은 사회 여러 영역에서 소통하고 숙의해 해결해야 할 문제를 검찰과 사법에 몰아넣는 가히 '소용돌이의 사법' 시대"라면서 "한쪽에서는 과잉 수사라 욕을 퍼붓고, 한쪽에서는 부실 수사라 손가락질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건희 여사 등에 대한 수사를 두고 불거진 정치적 논란을 겨냥한 지적으로 보인다. 이 총장은 그럼에도 검찰 조직이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국민의 기본적 권리를 지켜내는 본질적 역할에 집중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검찰은 옳은 일을 옳은 방법으로 옳게 하는 사람들"이라면서 "부정부패와 비리에 대해 하나하나의 사건마다 '지구가 멸망해도 정의를 세운다'는 가치로 오로지 증거와 법리만을 살펴 접근해야 하고 개인이나 조직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찰 수사권 폐지 등 급진적 정책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 총장은 "정당한 수사에 대한 근거 없는 주장, 검사 탄핵의 남발, 국가의 눈·귀·팔·다리 역할을 하는 검찰을 아예 폐지한다는 마구잡이 입법 시도 등이 계속되면서 명예와 자긍심만으로 버티는 검찰 구성원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해 안타깝고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검수완박' 입법 후 검찰이 고전하는 상황에서 부임해 대장동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등 굵직한 수사들을 지휘했다. 그러나 이 대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빛이 바랬고 야당의 수사검사 탄핵으로 고초를 겪기도 했다. 김 여사 조사 방식을 놓고 서울중앙지검과 갈등을 겪었지만 결국 사건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후임인 심우정 검찰총장에게 바통을 넘겼다.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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