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 4일간 ①문신 과시 ②사우나 독점 ③무대 난입... '하얏트 난동' 조폭 실형

수노아파, 펀드 손해 보자 호텔 점거
재판장 "폭력조직과 절연하라" 주문

폭력조직 '수노아파' 조직원들이 2020년 10월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난동을 피우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제공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3박 4일에 걸쳐 난동을 부린 폭력조직 '수노아파' 조직원들 일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 최경서)는 13일 폭력행위처벌법상 단체 등 구성·활동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수노아파 조직원 윤모(52)씨에게 징역 5년의 실형을, 최모씨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함께 기소된 조직원 3명에게는 징역 1년 4개월~1년 6개월의 실형, 또 다른 조직원 5명에게는 징역 10개월~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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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씨 등은 2020년 10월 그랜드하얏트 호텔에 3박 4일간 머물며 직원과 손님들을 위협하는 등 소란을 피웠다. 배상윤 KH그룹 회장과의 면담을 요구하거나 식당 공연 무대에 난입하기도 했다. 객실에서 흡연하고 전신 문신을 드러낸 채 사우나를 독차지하는 등 공포감을 조성해 호텔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배 회장이 운영하는 사모펀드에 투자했다가 돈을 잃은 윤씨의 주도로 범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수노아파 등 전국 폭력조직 조직원들이 2022년 12월 한 술집에서 '또래 모임'을 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제공

재판부는 "이 사건의 핵심은 개인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조직폭력배를 서울 유명 호텔에 상주시켜 자신의 이익을 꾀하려고 했다는 것"이라고 질책했다. 특히 범행을 주도한 윤씨에 대해선 "실행 과정에서 조직원들의 단체 활동을 통한 위세가 기대에 못 미치자 조직원들로 하여금 병풍을 서게 하고 후배들을 질책하기까지 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고 꾸짖었다. 하위 조직원들에 대해서도 "일반 시민이 치안 수준에 불안을 갖게 하는 등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끼졌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을 향해 "집행유예 기간에 재범하면 안 되며 범죄 근처에도 가지 말라", "국가 감독을 받아 성실히 생활해야 한다", "이쪽(폭력조직)과 절연하길 바란다" 등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수노아파는 1980년대 후반 전남 목포시에서 결성돼 1990년대 중반 서울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1997년 6월 법원 판결을 통해 범죄단체가 됐고 2000년대에 전국 10대 폭력조직으로 세력을 키웠다.

이근아 기자 gale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