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양이 먹는다' 트럼프 거짓말 여파… 이민자 테러 위협 급증한 미국 소도시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 중서부 오하이오주(州)의 소도시 스프링필드가 이민자를 겨냥한 테러 위협으로 공포에 떨고 있다.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이티 출신 이주민들이 미국인의 반려동물을 잡아먹는다"고 발언한 지 이틀 만이다.
테러 위협에 불을 댕긴 것은 지난 10일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뱉은 '이민자 반려동물 취식' 발언이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시 테러 협박 잇따라
당국 "구체적 근거 없다" 일축에도 계속 확산
미국 중서부 오하이오주(州)의 소도시 스프링필드가 이민자를 겨냥한 테러 위협으로 공포에 떨고 있다.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이티 출신 이주민들이 미국인의 반려동물을 잡아먹는다"고 발언한 지 이틀 만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되고 기성 정치인들까지 퍼 나른 황당무계한 괴담이 지역사회 공동체에 걷잡을 수 없는 피해를 초래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스프링필드시는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시 전역에서 여러 시설에 대한 폭탄 (테러) 위협이 발령됐다"며 시청을 일시 폐쇄하는 등 각지에서 시민들 대피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부터 학교를 포함한 다수의 공공기관과 언론 매체 등에 테러 협박이 담긴 이메일이 전송됐다는 설명이다. 롭 루 스프링필드시장은 "(이메일에) 우리 지역의 이민자와 아이티인을 향한 증오의 언어가 쓰였다"고 미 워싱턴포스트에 전했다.
테러 위협에 불을 댕긴 것은 지난 10일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뱉은 '이민자 반려동물 취식' 발언이었다. 음모론의 시작은 '카리브해 국가 아이티 출신 이주민이 스프링필드에서 고양이를 죽이고 먹은 것이 목격됐다'는 한 페이스북 게시글이었다. 이는 최근 불법 이민자 급증에 따른 반(反)이민·혐오 정서에 힘입어 SNS에서 널리 소비됐다. 스프링필드에는 지난 3년간 아이티계 이민자 약 1만5,000명이 유입됐는데, 이는 시 전체 인구(5만8,000명)의 4분의 1에 가까운 숫자다. 미국 전체 아이티 출신 이민자는 105만 명 정도다.
시와 경찰 당국이 "이민자들의 학대 주장을 믿을 만한 보고가 없다"고 일축했음에도 무용지물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 JD 밴스 상원의원 등 정치인들의 입을 타고 옮겨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대선 후보로 나선 트럼프 전 대통령까지 가세한 셈이다.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은 증오를 부추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커린 잔피에어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은) 오물을 퍼뜨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드와인 오하이오 주지사조차 "(반려동물 취식) 증거는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애리조나주 유세에서도 "아이티 이민자들이 주민들의 반려동물을 훔친다"며 허위 주장을 반복했다.
위용성 기자 up@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올해 의대 입시는 로또"... 서연고 의대 수시 경쟁률 다 올랐다 | 한국일보
- "XX 새끼"...박해미, 아들 황성재 지적에 방송 중 돌발 욕설 | 한국일보
- 정선희 "남편 故 안재환 실종 신고 안 했던 이유, 돌아올 줄 알았다" | 한국일보
- 함익병 "수만 명 목숨 위험한데 내년 의대 입시 왜 못 바꾸나" | 한국일보
- 이정현, 임신 20주에 몸무게 46kg '충격'...둘째 성별 공개 | 한국일보
- 함소원, 이혼 후 첫 방송 출연..."진화와 서류상 남남, 사실 바로 잡겠다" | 한국일보
- 뉴진스 하니 면전서 "무시해"... 직장갑질119 "사실이면 직장 내 괴롭힘" | 한국일보
- 뉴진스, '5000억 위약금 물고 독립' 빅픽처?..."방시혁, 뉴진스 놓치면 이겨도 진다" | 한국일보
- "여자는 사회생활 쉽잖아"…엘리베이터서 야구방망이로 마구 폭행한 남성 | 한국일보
- 이영자 "하루에 2만 원씩 모아서 대학 다녔다" 눈물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