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과 과시 사이… 인간 병기 앞에 선 김정은의 사진 [청계천 옆 사진관]

변영욱 기자 2024. 9. 1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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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9월 13일 노동신문 홈페이지를 통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현지 지도 사진 61장을 대거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들은 조선인민군 특수작전무력 훈련기지 시찰 사진 47장, 600mm 방사포 성능 시험 사격장 시찰 사진 9장, 그리고 핵무기연구소 및 무기급 핵물질 생산기지 현지 지도 사진 5장으로 나뉜다.

이러한 점에서, 북한이 공개한 사진들은 단순한 군사 훈련을 넘어 김정은의 정치적, 군사적 위기의식을 동시에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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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9월 13일 노동신문 홈페이지를 통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현지 지도 사진 61장을 대거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들은 조선인민군 특수작전무력 훈련기지 시찰 사진 47장, 600mm 방사포 성능 시험 사격장 시찰 사진 9장, 그리고 핵무기연구소 및 무기급 핵물질 생산기지 현지 지도 사진 5장으로 나뉜다. 한편으로 사진의 개수도 놀랍지만, 하루에만 3군데의 현지 지도 모습을 한꺼번에 공개한 것 또한 이례적이다. 이로 인해 북한과 김정은이 내부적으로나 국제사회에 뭔가를 과시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김정은 당 총비서가 “핵무기연구소와 무기급 핵물질 생산기지를 현지 지도하며 핵탄 생산 및 현행 핵물질 생산 실태를 료해(점검)하고 무기급 핵물질 생산을 늘리기 위한 전망계획에 대한 중요 과업을 제시했다”라고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특히 민족의 최대 명절인 추석 연휴를 앞둔 한국의 언론사들에게는 예상치 못한 뉴스거리가 등장한 셈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것은 북한이 처음으로 공개한 핵무기연구소와 핵물질 생산시설을 둘러보는 김정은의 모습이었다.

이 사진은 각 언론사에서 중요한 뉴스 이미지로 사용될 것이 분명하다. 북한의 핵 능력을 강조하는 이 사진은 국제사회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러나 필자가 가장 주목한 것은 김정은이 조선인민군 특수작전무력 훈련기지를 시찰하는 장면이었다. 그중에서도 김정은 옆에 서 있는 중무장을 한 호위부대원들의 모습은 특히 인상 깊었다. 짙은 감색의 전투복에 방탄 헬멧을 착용한 이들은 실탄이 장전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총을 들고 있었다. 북한 특수부대의 위협적인 모습을 과시하기 위해 김정은이 그들과 함께 훈련 현장에 서 있다는 것은 매우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사진 속 김정은의 표정은 단순한 지도자의 모습만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의 얼굴에는 미묘한 긴장감과 위기 의식이 엿보인다. 김정은이 이러한 군사 훈련을 지도하며 느끼는 압박감은 단지 북한 내부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는 미국, 한국 등 외부 세력과의 끊임없는 긴장 상태 속에서 그가 감내하고 있는 정치적, 군사적 부담감의 표출일 수 있다. 한편으로는 올 여름 수해로 북한 곳곳이 초토화된 상황에서 민심이 흉흉하다는 보도와도 관련되어 있을 수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2024년 여름, 김정은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자신의 목숨과 함께 자신의 사진이다.
김정은은 강력한 군사력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면서도, 동시에 자신의 목숨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사진으로 남기고, 이를 통해 자신이 권력을 잡고 있다는 것을 대내외에 알리고자 한다.
이러한 점에서, 북한이 공개한 사진들은 단순한 군사 훈련을 넘어 김정은의 정치적, 군사적 위기의식을 동시에 담고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추석을 앞두고 한국과 국제 사회에 퍼부은 이 사진들은 그 자체로 협박의 도구가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북한 내부에서 김정은이 느끼는 불안과 위기의 반영일 수도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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