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늄을 '무기용'으로 농축하는 원심분리기…北, 제조시설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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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3일 공개한 우라늄 농축기지는 자연상태의 우라늄을 핵탄두 제조가 가능한 수준으로 농축하는 시설이다.
2010년 북한 영변 핵시설 내 우라늄농축시설을 참관한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가 북한은 2천 개의 원심분리기를 가동하고 있다고 했던 만큼, 지금은 그 규모가 훨씬 확장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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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심분리기 자체 생산능력 갖춘듯…김정은 "신형 도입사업 계획대로"
(서울=연합뉴스) 김준태 기자 = 북한이 13일 공개한 우라늄 농축기지는 자연상태의 우라늄을 핵탄두 제조가 가능한 수준으로 농축하는 시설이다.
우라늄을 채굴하면 여러 동위원소가 섞여 있는데, 핵분열성 물질인 U-235는 0.7%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U-238이다.
핵무기 제조를 위해선 U-235의 함량을 90% 이상으로 높인 고농축 우라늄(HEU)이 필요하다. 우라늄 고농축에 필요한 장치가 바로 원심분리기다.
U-238은 U-235보다 중성자 개수가 많아 더 무겁다는 점을 이용해, 기체 상태의 우라늄을 원심분리기에 넣고 고속으로 회전시키면 질량 차로 둘은 분리돼 U-235만 따로 모을 수 있게 된다.
다만 이렇게 모을 수 있는 U-235의 양이 워낙 적고 반복해서 작업해야 하므로 원하는 만큼의 양을 얻으려면 다수의 원심분리기가 필요하다. 북한 매체에 사진으로 공개된 우라늄 농축기지 안에 기다란 원통 모양의 원심분리기가 줄을 지어 빽빽이 늘어서 있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2010년 북한 영변 핵시설 내 우라늄농축시설을 참관한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가 북한은 2천 개의 원심분리기를 가동하고 있다고 했던 만큼, 지금은 그 규모가 훨씬 확장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국 국제과학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지난해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북한이 영변 외에 우라늄 농축시설을 1∼2곳 더 운영하고 있다며 "7천개에서 최대 1만개의 원심분리기를 가동중"이라고 추정했다.
2천개의 원심분리기에서 연간 약 40㎏의 HEU를 생산할 수 있다고 여겨진다. 1만개면 연간 200㎏의 HEU를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통상 핵무기 1기를 만들기 위해선 HEU 25㎏이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북한이 HEU를 이용해 연간 8기의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이다.
북한은 이렇게 만들어진 HEU로 '화산-31'로 명명된 전술 핵탄두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넣을 핵탄두 제작에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자체적으로 원심분리기 생산 능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날 우라늄 농축기지에서 "원심분리기 대수를 더 많이 늘이는 것과 함께 원심분리기의 개별분리능을 더욱 높이며, 이미 완성단계에 이른 새형의 원심분리기 도입 사업도 계획대로 내밀어 무기급 핵물질 생산 토대를 더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북한은 파키스탄의 핵과학자 압둘 칸 박사에게서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 무렵 P1형 원심분리기와 P2형 원심분리기의 설계도를 받고서 우라늄 농축기술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P1·P2형 원심분리기 높이는 약 2m 정도로 알려졌는데,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된 사진을 보면 원심분리기의 높이가 170㎝ 안팎으로 추정되는 김 위원장의 키와 비슷해 개량형일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이상규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은 말했다.
readin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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