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에도 꽉 닫힌 지갑"…'가격 인하·할인' 돌파구 찾는 식품업계

추석 명절맞아 단가 인하, 할인 행사 나선 식품기업들/그래픽=이지혜

고물가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추석 명절을 맞아 주요 식품 회사들이 제품 가격을 인하하거나, 할인 행사를 잇따라 진행하고 있다. 명절 대목을 맞아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끌어올리기 위한 결정이다. 추석 장바구니 물가를 낮추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추석을 앞두고 제수용품과 라면, 가정간편식(HMR) 등 일부 제품의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주요 제수용품인 옛날당면과 부침가루, 즉석밥 등을 최대 50% 할인 판매하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 1일부터 들기름 2개 제품 가격을 10.5% 인하했다. 들기름은 최근 원가 상승으로 가격 부담이 커진 제품이지만, 오뚜기는 소비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인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제과 업체들도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해태제과는 지난 9일부터 계란과자 등 대표 비스킷 제품 3종의 가격을 평균 6.7% 인하했다. 오리온은 이번 추석을 맞아 지난 10년간 가격을 유지한 22개 브랜드 제품에 대해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롯데웰푸드는 올해 말까지 자사의 인기 비스킷 11종에 대해 할인 행사를 연다.

롯데칠성음료는 대형마트와 협업해 자사의 음료 제품에 대한 대규모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생수 아이시스 일부 제품에 대해 30% 할인 또는 1+1(원 플러스 원)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잔치집식혜 1.5ℓ(리터) 제품도 원 플러스 원 행사 대상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추석 연휴 동안 많은 가정에서 음료 제품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매일유업도 추석을 맞아 가격 인하에 동참했다. 매일유업은 이달 중으로 스트링치즈 플레인 제품 1종의 가격을 10% 인하하기로 했다. 이 제품은 많은 가정에서 간식으로 인기가 높아, 이번 가격 인하가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고객들이 사랑해 주신 제품을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CJ푸드빌은 뚜레쥬르에서 인기 베이커리 제품의 가격 인하를 진행한다. 오는 19일부터 '후레쉬크림빵', '땅콩크림빵', '완두앙금빵' 등 3종의 빵 제품 가격을 평균 6.7% 인하한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추석 연휴 동안 많은 고객들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베이커리 제품을 즐길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파리바게뜨가 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식빵 가격을 평균 7.3% 인하한다. 인하 대상 품목은 건강 식빵 대표 제품 3종(고식이섬유 1㎝ 통밀식빵, 귀리가득 홀그레인 오트식빵, 로만밀 식빵)으로 권장소비자가 기준 200~400원씩 내릴 예정이다.

식품업계의 가격 인하, 할인 행사는 고물가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부담을 낮춰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효율 한국식품산업협회장은 "이번 가격 인하와 할인 행사가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많은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품질 좋은 식품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할인 행사가 단기적인 소비 촉진책에 불과하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물가 상승 압박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며 소비 촉진 효과가 추석 이후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란 분석이다. 특히 정부의 물가 안정 압박으로 식품 기업들이 불가피하게 단가 인하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에게는 당장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지만, 장기적인 물가 안정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