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입소 24년 만에 가족 품에…“대구시립희망원 인권침해 사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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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역에서 한 스님이 국밥을 사준다고 해서 따라갔습니다. 강제로 차에 태워졌고 눈 떠보니 희망원이었습니다. 내 청춘을 돌려주세요."
지적장애가 있는 그는 지난 1998년 한 스님의 손에 이끌려 대구시립희망원에 강제 입소 됐다.
이날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은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장은 대구시립희망원 강제수용 및 인권 침해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사건의 진상규명, 피해자 명예회복과 지원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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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역에서 한 스님이 국밥을 사준다고 해서 따라갔습니다. 강제로 차에 태워졌고 눈 떠보니 희망원이었습니다. 내 청춘을 돌려주세요.”
13일 오후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전봉수(66)씨가 26년 전 기억을 힘겹게 꺼냈다. 지적장애가 있는 그는 지난 1998년 한 스님의 손에 이끌려 대구시립희망원에 강제 입소 됐다. 지난 2022년 자립생활주택에 입주하기 전까지 가족들과 생이별한 채 24년을 희망원에서 보냈다.
전씨는 “희망원에서 우리 가족이 나를 찾고 있다고 말했지만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다. 자립주택에 나와서야 가족들을 만났다. 희망원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나와서 나처럼 지역사회에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씨는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화위) 조사를 받으며 최근에야 가족들을 찾을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가족 이름, 집 주소, 출생지까지 자세히 기억하고 있었지만 희망원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2022년 11월 조사 과정에서 가족 이름 등에 기초해 제적 등본을 받은 뒤 경찰에 문의한 바로 다음 날 누나와 연락이 닿았다. 이에 전씨와 그의 가족들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도 준비하고 있다.
이날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은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장은 대구시립희망원 강제수용 및 인권 침해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사건의 진상규명, 피해자 명예회복과 지원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라”고 밝혔다.
지난 9일 진화위가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대구시립희망원에서 강제수용, 폭행 및 가혹행위, 독방 감금, 강제노역 등 확인 등이 확인됐다. 강제 수용한 신규 입소자를 격리해 수용하여 적응시키는 ‘신규동’이라는 곳에 감금하고, 직원의 자의적인 판단으로 정신병원에 격리 조처하거나, 여성 입소자가 출산하면 당일 또는 다음날 해외입양알선기관에 전원하고 친권 포기서를 받기도 했다.
박명애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는 “부산은 조례를 제정해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의 명예회복 위해 나서고 있다. 대구시도 이번 진화위 조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변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더는 강제로 시설에 들어가 아무도 모르게 죽지 않도록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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