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소상공인의 경제 활동을 돕는 스마트기술 [똑똑한 장사]
[똑똑한 장사-7] 테이블 오더나 키오스크를 도입하는 소상공인의 걱정 중의 하나는 시니어 고객들이 기술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 오히려 불편할 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하지만 실제로 스마트 기기를 도입한 이후 걱정과 달리 빠른 속도로 스마트 기술에 적응하는 고령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고 소상공인들은 입을 모은다.
마찬가지로 많은 시니어 소상공인들이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아 스마트기술 도입을 주저한다. 실제로 일부 재래시장 상점에서는 스마트 기기를 도입한 이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 방치해두는 경우도 간혹 있다. 하지만 매장 운영의 효율성은 시니어 소상공인들에게 더 필요하다. 디지털 환경에 친숙하지 않은 이들이야 말로 적극적으로 스마트 기술을 도입해서 매장 환경을 최신화 하고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젊은이 못지 않게 활동하면서도 연봉이 1억8000만원대인 신동한 사장에게도 고민이 있었다. 다름 아닌 매장에서 나는 갑오징어 특유의 비릿한 냄새였다. 그 냄새때문에 매장을 청결하게 해도 고객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신동훈 사장이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매장을 방문한 고객의 기분이다. 고객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 화분도 매장에 많이 비치했다. 가게 입구에는 수족관도 설치해서 시각적인 즐거움을 제공하고 물고기 알을 분양해서 고객에게 서비스로 제공하기도 하는데 특히 어린이 고객들이 아주 좋아한다.
처음에는 스마트 기술이라고 해서 약간의 우려가 있었는데 막상 도입하고 보니 사용이 편리했다. 휴대폰으로 타이머도 설정할 수 있어 새벽 시간에 맞춰놓고 작동시키면 공기가 정화되어서 오전에 가게에 나왔을 때 냄새가 말끔히 제거돼 있다.
신 사장은 스마트 해충 살균 소독기를 도입하면서 디지털 사이니지도 두 대를 도입했다. 하나는 가게 안쪽에 두고 다른 한 대는 밖에서 보이도록 입구 쪽에 놓았다. 디지털 사이니지에 사진과 영상을 게시하니 홍보 효과가 극대화 됐다. 기술을 도입하기 전에는 이미지를 교체하는 것도 걱정됐는데 막상 도입하고 보니 휴대폰으로 쉽게 사진과 영상을 업로드할 수 있어 조작도 간편했다. 스마트기술 도입 비용은 해충살균소독기와 디지털 사이니지를 합쳐서 총 800만원이 조금 넘는데 이 중에 그가 자부담한 비용은 345만원 선이다.
디지털 사이니지 덕분에 매장이 훤해지고 그동안 고민하던 오징어 냄새가 사라졌다고 하자 인근 소상공인들도 상인회장님의 매장을 구경하러 온다. 조가네갑오징어 방배카페거리점은 단골 손님 비중이 40%가 넘는다. 신 사장은 “늘 오던 단골 손님들에게 새로운 분위기를 선사할 수 있고 더 쾌적한 환경에서 식사를 하실 수 있도록 할 수 있어 만족한다”며 “진작에 스마트 기술을 도입할 걸 하는 후회가 될 정도”라고 전했다.
신동훈 사장은 젊은 시절 10년 정도 직장생활을 했다. 그런데 다람쥐 쳇바퀴 같은 생활에 늘 우물 안 개구리 같은 느낌이 들고 미래가 불투명해서 자영업에 도전했다. 이후에 편의점과 다른 식당을 운영하다가 지금의 조가네갑오징어 방배카페거리점을 인수해서 운영하게 됐다. 신 사장은 다른 친구들은 이미 은퇴해 집에서 쉬고 있는 나이에 상인회장 활동도 하고 매장도 운영하고 동창회나 향우회 등 외부 모임 활동도 열심히 하고 최근에는 드럼까지 배우며 엑티브 시니어의 모델이 되고 있다.
그후 벌써 14년의 세월이 흘렀다. 팬데믹으로 힘든 시간을 거쳤던 권오진 사장은 외부 시장 환경이 바뀌는 걸 보면서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권오진 사장이 택한 변화는 바로 스마트기술 도입이었다. 춘천집은 1층과 2층 두 개층을 사용하고 있어 동선이 매우 불편했다. 직원들도 힘들어하고 구인난도 심해서 2층에 테이블 오더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2층에 테이블 오더를 설치하자 직원들이 가장 먼저 환영했다. 고객 입장에서도 2층에 직원이 자리를 비우면 큰 소리로 주문을 불러야 했는데 그런 불편이 사라졌다. 음식은 덤웨이터로 나르고 주문은 테이블오더로 하자 생산성이 확 올라갔다.
지금은 연간 7억원대의 매출을 올리지만 코로나 때 힘든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운영 자금으로 빚도 내고 여유가 많았다. 그런 그에게 힘이 된 것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하는 스마트상점 기술보급 사업이었다. 지원 대상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테이블오더 도입비의 일부를 국비로 국비로 지원받았다. 10년 전만 해도 춘천집 닭갈비는 ‘웃기는 닭갈비집’으로 방송에도 소개가 될 정도로 유명했다.직원들이 슈퍼맨 백설공주 같은 코스프레 복장을 하고 손님을 맞이했다.
춘천집 닭갈비는 28년 된 매장이라 지역에서는 닭갈비 맛집으로 이미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오랜 세월을 거쳐온 만큼 풍파도 많았다.노인의 얼굴에 주름이 생기듯이 가게에도 세월의 나이테가 하나 둘씩 생기고 있지만, 새로운 기술이 들어오면서 매장이 회춘한 느낌이다.
전세계적으로도 자영업에 뛰어드는 고령자가 늘어나고 있다. 2030대에 비해 체력이 떨어지는 시니어 소상공인을 위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스마트 기술의 도입과 활용이 절실한 이유다.
[이경희 부자비즈 대표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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