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호텔 점거한 '하얏트 조폭 난동'… 조직원 실형·집행유예 처분

서울 용산 그랜드하얏트호텔을 점거하고 난동을 부린 MZ 조직폭력배 '수노아파' 조직원 10여명이 무더기로 실형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3일 뉴스1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폭력 행위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단체 등의 구성·활동) 혐의로 기소된 범행 주도자 윤모씨와 최모씨에게 각각 징역 4년, 징역 4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상하위 조직원들에겐 징역 1년 4~6개월의 실형 또는 징역 10개월~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피고인에 대해서는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120시간, 폭력치료 강의 40시간 이수를 함께 명령했다. 그 밖에 1명은 지난 6일 사망해 공소 기각됐고, 또 다른 1명은 이날 선고에 불출석했다.

재판부는 범행 주도자 2명에 대해 "범행 계획을 주도하고 그 실행 과정에서 조직원들의 위세가 기대에 못 미치자 조직원들을 병풍처럼 서게 해 후배들을 질책하기까지 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며 "이 범행으로 투자에 성공해 단기간 경제적 이익을 얻었음에도 우발적이었다고 주장하는 등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수노아파' 상위 조직원들에 대해서도 "호텔 예약을 담당하거나 후배 조직원들에게 연락했음에도 단순히 '호캉스로 알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일부 피고인은 진짜 왜 동원됐는지 모르고 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누범이었던 피고인들은 선처하려야 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수노아파' 하위 조직원들에게는 "지시에 따른 것이지만 범죄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예견하고도 거칠고 무례한 처신 등을 통해 조직 위세를 과시하는 단체 활동을 했다"며 "하얏트 호텔 직원들의 업무수행에 지장을 주고 손님들의 평온을 해쳤을 뿐 아니라 일반 시민이 사회 치안 수준에 불안을 갖게 하는 등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에게 "절대 범죄 근처에도 가지 말라" "국가의 감독을 받아 성실히 생활해라" "이쪽과 절연하길 바란다"라며 교화가 되길 거듭 당부했다.

'수노아파' 조직원들은 2020년 10월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3박4일간 머무르며 호텔 직원들을 위협하고 레스토랑 내 밴드 공연을 중단시키는 등 난동을 피운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온몸의 문신을 드러낸 채 집단으로 사우나를 이용하며 객실 내 흡연, 조폭식 90도 굴신 인사를 하는 등 시민들에 위협을 가했다.

'수노아파' 조직원들은 호텔 소유주인 배상윤 KH회장이 운영하는 사모펀드에 투자했다가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되자 손실금 회수할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수노아파'는 전남 목포를 거점으로 결성된 폭력 범죄단체로 1997년 범죄단체 조직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뒤 전국으로 세력을 넓혀 활동하고 있다.

폭력조직 출신 배상윤 회장은 호텔 난동 사건으로 주목받게 되자 사건 무마를 시도하며 해외로 도피했다. 검찰은 배 회장의 여권을 무효화하고 인터폴에 수배를 요청한 바 있다.

박정은 기자 pje4545@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