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숨은 선행…'노고록 아저씨' 올 추석도 쌀 100포대 기부

박지호 2024. 9. 13.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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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부터 25년째 익명으로 매년 설과 추석, 연말에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쌀을 기부해온 서귀포의 '노고록 아저씨'가 이번 추석에도 어김없이 선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올해 설엔 '살암시난 혼 해가 가수다. 명절은 돌아오고 노고록하게 잘 보냅써(살다보니 한 해가 갔습니다. 돌아온 명절 여유롭게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노고록 아저씨', 지난해 연말엔 '어두왁 볼각 살암시난 혼 해가 감수다. 새해는 더 노고록헙써(어둡고 힘들어도 살다보니 한해가 갔습니다. 새해에는 더 여유가 충만하시길 바랍니다).'란 메모를 쌀과 함께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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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1999년부터 25년째 익명으로 매년 설과 추석, 연말에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쌀을 기부해온 서귀포의 '노고록 아저씨'가 이번 추석에도 어김없이 선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노고록 아저씨'가 기부한 쌀 [서귀포시 제공]

13일 서귀포시에 따르면 지난 10일 '더위가 심해도 추석은 왐수다, 모랑헌밥 해 잡수시고 건강하십시오(더위가 심했지만 추석은 왔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부드럽고 맛난 밥 해서 잡수시고 건강하십시오)'라는 메모와 함께 10㎏들이 쌀 100포대가 서홍동 주민센터에 기탁됐다.

배달업체를 통해 익명으로 쌀을 전달받은 서홍동 주민센터는 이 쌀을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노고록 아저씨'라는 이름은 이 익명의 독지가가 쌀을 기부할 때마다 '노고록'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메모를 함께 보내오면서 붙은 별명이다.

그는 올해 설엔 '살암시난 혼 해가 가수다. 명절은 돌아오고 노고록하게 잘 보냅써(살다보니 한 해가 갔습니다. 돌아온 명절 여유롭게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노고록 아저씨', 지난해 연말엔 '어두왁 볼각 살암시난 혼 해가 감수다. 새해는 더 노고록헙써(어둡고 힘들어도 살다보니 한해가 갔습니다. 새해에는 더 여유가 충만하시길 바랍니다).'란 메모를 쌀과 함께 보내왔다.

제주어인 '노고록'의 어원으로 추정되는 형용사 '노고록허다'와 부사 '노고록이'는 각각 '사람의 성질이나 물건 따위가 여유롭다', '메마르지 않고 좀 녹녹하게'라는 뜻이 있다.

'노고록'은 '모자람이 없이 넉넉하게' 정도로 풀이된다.

오희경 서홍동장은 "기탁자의 따뜻한 마음이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i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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