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의 16년 통산 홈런, 오타니가 7년만에 따라잡았다...그것도 '이도류'의 길로 해냈다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불과 7년.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추추 트레인' 추신수(42)의 아시아 메이저리거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을 따라잡는 데 걸린 시간이다.
오타니는 지난 1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시카고 컵스와 경기에 1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 1득점 1볼넷 1도루를 기록했다.
1회 말 첫 타석에서 솔로포를 터뜨리며 시즌 47호 홈런을 기록한 오타니는 2회 말 볼넷으로 출루에 성공한 뒤 시즌 48호 도루까지 성공했다. 시즌 47홈런-48도루를 기록하고 있는 오타니는 MLB 역사상 단 한 명도 밟지 못한 대망의 50홈런-50도루 고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오타니는 이날 47호 홈런으로 2021년 LA 에인절스 시절 기록했던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46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뿐만 아니라 추신수가 보유한 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거 최다 홈런(218홈런) 기록과도 어깨를 나란히 했다.
엄청난 거포 유형의 타자가 아닌 추신수는 2005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데뷔해 2020년 텍사스 레인저스까지 빅리그에서 16시즌을 뛰며 차곡차곡 홈런 기록을 쌓아 218홈런 금자탑을 쌓았다. 2006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가디언스)로 이적 후 3홈런을 기록하며 역사를 시작한 추신수는 2008년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14홈런)을 터뜨렸고, 총 7차례 20홈런 이상을 기록하며 꾸준히 달려온 결과 통산 1,652경기를 뛰며 218홈런에 도달할 수 있었다.
오타니가 MLB 무대에 처음 진출할 때만 해도 이렇게 빨리 홈런 기록을 쌓을 것이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일본프로야구(NPB) 시절 5시즌 403경기 통산 홈런이 48개였고, 2016년 기록한 22개가 한 시즌 최다 홈런이었다. 무려 162경기를 치르는 혹독한 MLB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그것도 투타겸업으로 타격 성적이 제대로 나올지도 의문이었다. 전설적인 타자 장훈, 현역 메이저리거이자 니혼햄 파이터스 선배 다르빗슈 유도 오타니가 투수와 타자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우려의 시선 속에서도 오타니는 2018년 MLB 데뷔 첫해부터 116경기서 22홈런을 터뜨리며 보란 듯이 타자로서도 엄청난 성과를 냈다. 첫 시즌을 마치고 토미 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을 받은 오타니는 2019년 타자에 집중해 106경기 18홈런을 기록했다.
2020년 리그가 단축 시즌으로 치러지면서 46경기 7홈런을 추가하는 데 그쳤던 오타니는 2021년 투수로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 타자로 158경기 46홈런 100타점을 기록하며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AL) MVP에 등극했다. 이듬해(2022년)에는 투수로 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 219탈삼진이라는 믿을 수 없는 성적과 함께 타자로도 157경기서 34홈런을 터뜨리며 독보적인 '이도류'의 행보를 이어갔다.
지난해(2023년) 오타니는 투수로 다시 한번 10승(5패 평균자책점 3.14), 타자로 또 한 번 40홈런 고지(135경기 44홈런)를 밟았다. 그것도 팔꿈치 수술로 미처 시즌을 완주하지 못한 상황에서 만들어 낸 기록이었다.
올 시즌 지명타자로 타격에만 집중한 오타니는 143경기서 47홈런을 터뜨리며 통산 7시즌 859경기 만에 218홈런에 도달했다. 추신수보다 거의 2배 빠른 속도로 아시아 빅리거 최다 홈런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이제 오타니는 홈런 하나를 추가하면 아시아 빅리거 중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한 타자가 된다. 나아가 50홈런에 도달한다면 2001년 숀 그린(49홈런)을 넘어 다저스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의 주인공이 된다. 이미 수많은 '기록 도장깨기'에 성공한 오타니가 남은 경기에서 또 어떤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갈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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