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 알지만 잔소리 듣느니 일하는 게"…이른 귀성 선택한 2030
연휴 절반은 가족과 나머진 일·휴식으로
(서울=뉴스1) 정윤미 김종훈 기자 = "연휴에 잔소리 듣느니 그냥 일하는 게 낫죠"
13일 오전 8시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역에서 만난 30대 여성 이 모 씨(35)는 이날 오전 일찍 고향인 경남 창원에 내려갔다가 오는 15일 근무 일정에 맞춰서 귀경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도 그렇고 요즘 사람들도 그렇고 연휴에 대한 개념이 별로 없는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 연휴나 휴일에 꼭 쉬고 그래야겠다는 생각은 별로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날 만난 청년들은 4박 5일의 연휴를 쪼개서 이틀은 고향에서 가족들과 보내고 나머지는 서울로 올라와서 일을 하거나 여가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고속버스터미널은 14일부터 시작되는 민족 대명절 추석 연휴를 앞두고 귀성 인파를 맞이하기 위해 아침부터 분주했다. 경부선과 호남선, 영동선 각 고속버스 승강장에는 형광색 조끼를 입은 승무원들이 바삐 돌아다니며 버스 시간표를 확인하고 있다.
평일 오전이지만 본격 연휴를 앞두고 귀성 인파를 피해 일찌감치 고향에 내려가는 시민들이 하나둘씩 버스 승강장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례적인 9월 폭염에 여름 휴가철을 연상케 하는 짧은 옷차림이 대부분이었다. 한손에는 부모님께 드릴 선물 세트와 다른 손엔 짐가방을 들고 있었지만 발걸음은 가벼워 보였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이직을 준비하는 강태선 씨(29)는 엊그제 면접을 보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경남 김해로 향하는 길이다. 강 씨 역시 "부모님 잔소리 듣기는 싫지만 다 저 걱정해서 하는 소리 아니겠냐"며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야죠"라며 웃었다.
공무원이라고 신분을 밝힌 20대 남성 A 씨 역시 조부모께 인사드리러 경기도 평택에 내려갔다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추석 전날인 16일 서울에 올라올 계획이다. A 씨는 "일이 있거나 그러진 않다"며 "미리 올라와서 쉬고 싶다"고 말했다.
긴 추석 연휴에도 승차권 구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대부분이었다. 회사에서 준 버섯 선물 세트를 들고 경북 상주로 내려가는 김우진 씨(32)는 "버스표가 없어서 계속 (구매사이트를) 새로고침을 하다가 겨우 구했다"며 "아무래도 추석이다 보니 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에는 고향에 내려가도 명절 분위기는 거의 안 난다"며 "예전만큼 모이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오전 9시가 되자 터미널 내 인파는 급속도로 불어났다. 1시간 전만 해도 대부분 비어있던 영동선 승강장 자리는 사람들로 빼곡했다. 더위 때문인지 대기하는 승객 절반은 아이스커피 등 시원한 음료를 들고 있었다. "얼른 탑승하시라" "정시 출발한다"는 목소리가 승강장을 가득 메웠다.
고속버스 운전 경력 20년이 넘는다는 공영현 씨는 "명절마다 돌아가면서 쉬긴 하는데 대부분 일한다"며 "우리(기사들)는 거의 못 쉰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공 씨는 추석 당일과 이튿날만 쉰다고 했다. '가족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해 아주 아쉬워할 것 같다'고 하자 "직업이니까 다 이해해야죠"라며 "이제는 다 이해한다"며 여유 있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고속버스 기사 1년 차인 40대 남성 한 모 씨도 "아직 배차표가 안 나와서 잘 모르겠지만 하루 쉴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씨는 고속도로 정체로 버스 시간을 준수하기가 가장 어렵다고 했다. 그는 "길이 많이 막혀 차 시간을 맞추는 게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영동고속도로 전용차로가 없어지면서 더욱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명절에는 거의 길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버스 승무원 남성 B 씨는 얼굴에 흐르는 땀방울을 닦으며 승강장 내 버스가 원활하게 정차할 수 있도록 손짓하고 있다. 오전 6시부터 오후 3시까지 점심시간 1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8시간 근무하는데 이번 추석 귀성 계획은 아직 없다고 했다. B 씨는 "근무표가 아직 확정되지 않아 일단 내일은 일한다"며 말을 끊고 바삐 발걸음을 옮겼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이날 귀성 차량으로 인해 전국 고속도로 곳곳에 정체가 시작될 전망이다. 귀성 방향 정체는 오전 5시부터 시작돼 오후 6시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퇴근길과 귀성 차량이 혼재돼 평소 금요일보다 더욱 혼잡할 것으로 예상된다. 낮 12시 기준 서울에서 부산은 4시간 50분이 소요될 전망이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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