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터디 카페 알바 모집해요"… 알고보니 '키스방' 이었다

스터디카페 아르바이트를 모집한다고 거짓으로 공고 후 여성들을 키스방으로 유인해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남성이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사진=뉴시스

스터디 카페 아르바이트를 모집한다며 여성을 속여 유사성행위 업소인 '키스방'으로 유인해 성범죄를 저지른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12일 뉴시스에 따르면 이날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이진재)는 간음유인 및 피감독자간음, 성매매 알선·성폭력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40대 A씨에게 징역 7년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추가로 A씨에게 10년 동안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과 신상정보 공개,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 등을 명령했다.

A씨는 2021년 1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여성 6명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유사성행위 업소에 여성을 공급하는 공급책 역할이었던 A씨는 알바 구인 사이트에 스터디 카페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내고 여성을 모집했다.

이어 20~30대 여성을 대상 면접을 보자고 불러내 "가벼운 스킨십만 하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며 "클럽 정도의 스킨십만 하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유인했다. 이후 A씨는 부산시 진구에 위치한 B씨와 C씨가 운영하는 키스방으로 여성을 유인해 면접을 빌미삼아 성범죄를 일삼았다.

피해 여성 중 미성년자도 있었다. A씨로부터 성폭력 범죄 피해를 입은 여성 중 재수생 D양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과정에서 A씨는 "스터디카페 아르바이트를 구한다고 속인 뒤 키스방 알바 면접은 본 것은 사실이지만 클럽 정도의 스킨십이 있다고 미리 설명했다"며 "여성 동의를 받고 성적 접촉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는 면접 과정에서 클럽 정도 스킨십이나 간단한 터치 정도가 있다고 피해자들에게 말했지만 클럽 정도의 신체 접촉 등이 당연히 포함돼 있다고 보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들은 대부분 키스방을 처음 방문한 상황이었다"며 "키스방은 잠금장치로 문을 잠그고 외부에서 벨을 누르면 문을 열어주는 식으로 영업하고 있어 피해자들이 쉽게 벗어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이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진술할 수 없을 정도로 구체적인 점으로 보아 A씨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가) 유사한 범죄의 누범기간 중 자숙하지 않고 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갓 성인이 됐거나 성인이 되기 직전 불특정한 여성을 상대로 고액을 벌 수 있는 것처럼 속였다"고 일갈했다.

끝으로 재판부는 "A씨는 일하기 전 교육을 해주는 것처럼 자신의 성적 욕망을 충족시켜왔다"면서 "불특정 다수의 어린 여성을 대상으로 한 치밀하고 계획적인 범행"이라고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키스방을 운영한 B씨와 C씨에 대해선 "불특정 다수 어린 여성의 성을 상품화한 점에 대해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B씨는 징역 2년을 선고했고 C씨는 징역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벌금 2000만원도 함께 선고됐다. C씨의 경우 형사 처벌받은 이력이 없다는 이유로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최진원 기자 chjo0630@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