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갓난아기 안고 '설레는 마음'으로…고향 찾는 발길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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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를 하루 앞둔 13일 오전 찾은 광주송정역은 고향으로 향하는 시민들로 붐볐다.
이들의 저마다 설레는 표정을 한 채 기차를 타기 위해 바삐 발걸음을 옮겼다.
홍 씨는 "연휴 기차표를 구하지 못해 연차를 쓰고 하루 먼저 내려왔다. 오히려 가족들을 빨리 만날 수 있어 설렌다"며 "간만에 친정 엄마도 뵙고 아들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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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힘껏 가족 안으며 만남의 광장 된 유스퀘어 터미널
(광주=뉴스1) 이승현 박지현 기자 = "자취하느라 배달 음식을 달고 살았는데 빨리 엄마밥 먹고 싶어요!"
추석연휴를 하루 앞둔 13일 오전 찾은 광주송정역은 고향으로 향하는 시민들로 붐볐다. 이들의 저마다 설레는 표정을 한 채 기차를 타기 위해 바삐 발걸음을 옮겼다.
대합실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귀성객들로 빼곡히 찼고, 며칠 간의 짐이 담긴 캐리어와 보자기로 싼 선물꾸러미들도 한가득이었다.
이들은 가족과 전화통화를 하며 "이제 곧 기차 탄다. 점심 전에 도착할 예정이다. 빨리 갈게"라고 즐거운 마음을 내비쳤다.
온라인 예매를 하지 못한 이들은 현장 발권을 문의해 겨우 표를 구하기도 했다. 발권 안내도우미는 "한두 자리를 빼고 대부분 매진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귀성행렬에 동참한 갓난아기도 눈에 띄었다.
광주 월곡동 고려인마을에 거주하는 오가이알렉산드라(31·여)는 친정엄마와 생후 1개월 된 아이와 함께 친언니가 있는 충북 오송행 기차를 탈 예정이다. 그는 "언니와 시간을 맞출 수 있는 추석만을 기다렸다"며 "가족들에게 저와 똑 닮은 아이를 빨리 보여주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일찌감치 역에 도착한 이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한동안 택시 승강장은 긴 대기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경기도 고양에서 이른 아침부터 반려견 토리와 출발한 홍순희 씨(53·여)는 기차에서 내려 마중 나온 아들을 보자마자 함박웃음을 지었다. 토리도 오랜만에 보는 오빠를 향해 꼬리를 연신 흔들며 품 속으로 파고들었다.
홍 씨는 "연휴 기차표를 구하지 못해 연차를 쓰고 하루 먼저 내려왔다. 오히려 가족들을 빨리 만날 수 있어 설렌다"며 "간만에 친정 엄마도 뵙고 아들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내려온 김지성 씨(27)는 엄마밥을 먹기 위해 일찍 왔다고 한다.
그는 "학교 생활로 자취를 하느라 매일 같이 배달 음식을 달고 살았는데 얼른 집에 가서 엄마밥을 맘껏 먹고 싶다"며 "일주일 전부터 갈비찜, 새김치, 애호박 전 등 음식 리스트를 미리 보내놨다. 전날 저녁부터 일부러 쫄쫄 굶었다. 연휴 기간 5㎏이 쪄도 좋으니 마음껏 먹고 오겠다"고 흐뭇해 했다.
같은 시각 광주 서구 유스퀘어 터미널도 전국 각지로 향하는 귀성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사람들 사이로 버스를 놓칠세라 황급히 게이트로 발걸음을 재촉하는 이부터 어머니 산소에 가기 위해 노란색 꽃을 사들고 버스에 오르는 이도 있었다.
가족과 함께 먹을 음식을 담은 커다란 아이스박스를 챙겨온 사람들도 목격됐다.
강귀자 씨(67·여)는 "싱싱한 키조개를 한 가득 가져왔다"며 "강진에 있는 형제들을 보러 가는 길인데 즐거워서 무거운지도 모르겠다"며 서둘러 버스에 몸을 실었다.
이동규 씨(77)는 "딸이 좋아하는 갈비도 재우고 과일도 챙겨 왔다"며 "오랜만에 손주와 손녀를 볼 생각에 마음이 들뜬다"고 전했다.
하차장은 오랜만에 본 가족들과 반갑게 인사하는 만남의 광장이 만들어졌다.
한 어머니는 딸이 버스에서 내리자 있는 힘껏 안으며 "잘 지냈어?"라고 물었고, 딸도 "엄마 얼굴이 더 좋아졌네"라며 안부 인사를 나눴다.
pep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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