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정치’ 멈춘 사이...존재감 띄우는 오세훈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정치 현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과도 자주 식사하면서 이른바 ‘여의도 정치’와의 접촉면도 넓혀가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여야 갈등으로 국회가 멈춘 사이 오 시장이 존재감 띄우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 시장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추진하는 ‘민생지원금 25만원’ 지급과 관련해 “교묘한 말장난”이라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25만원 살포, 복지정책도 재정경제정책도 아닌 포퓰리즘”이라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논리가 궁색했던지 이 대표는 갑자기 차등·선별지원도 가능하다고 밝혔다”며 “현금 살포는 ‘반(反)약자’라는 점에서도 문제로, 돈을 풀어 물가가 오르면 약자의 고통이 가중된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오 시장이 민주당 대표이자 차기 대권주자인 이 대표을 직격하면서 입지 강화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아가 오 시장은 최근 의료공백 사태, 교육감선거 러닝메이트제 도입, 지구당 부활과 같은 정치 현안에도 과감히 뛰어들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합의한 지구당 (地區黨) 부활에 대해 “정치개혁에 어긋나는 명백한 퇴보”라면서 연일 질타하고 있다.
지구당은 국회의원 선거구별로 설치돼 사무실을 두고 후원금을 받으며 당원 관리를 담당했던 정당 지역 조직이다. 하지만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막대한 운영비만 쓴다는 비판을 받으며 2004년 정치개혁을 내건 이른바 ‘오세훈법’이 통과되면서 폐지됐다.
지구당이 부활하면, 원외 인사들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란 평가가 많다. 원외 인사들이 지역 조직을 다질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원내 기반이 약한 한동훈 대표로선 원외 조직이라는 지원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여권의 차기 대선 경쟁구도에 있는 오 시장이 “지구당 부활은 어떤 명분을 붙여도 돈 정치와 제왕적 대표제를 강화한다”며 제동을 건 것이다.
의료공백 사태에서도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님 정도는 스스로 좀 (거취)고민을 하는 것도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지 않겠나”고 했고, 지난 11일에는 6개 보건의료협의체 단체장을 만나 추석 연휴 응급의료 비상진료대책을 논의했다.
국민의힘 인사들 사이에선 “여야의정(與野醫政) 협의체 출범에 사활을 거는 한동훈 대표의 모습과 겹쳐 보인다”라는 얘기가 나온다. 여권 잠룡인 한동훈 대표, 오세훈 시장이 의료공백 사태 속에서 존재감 띄우기 경쟁에 나섰다는 시각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한 의원은 “아직 차기 대선까지 바라보기는 너무 긴 시간이 남았다”며 “여의도 정치가 공전을 거듭하니, 그나마 일이 돌아가는 광역자치단체로 지지자들 시선이 몰리는 정도 아니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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