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금은 키움에서 받아놓고 지명은 왜···” 유쾌했던 NC 김휘집의 ‘지명 소감’··· 드래프트의 날, 그는 ‘초심’을 생각했다

심진용 기자 2024. 9. 1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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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김휘집이 12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임선남 NC 단장은 지난 11일 열린 KBO 신인 드래프트 날, 각 구단의 1라운드 지명을 그저 지켜만 봐야했다. 앞서 키움에서 김휘집(22)을 영입하며 1·3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내줬기 때문이다. 필요한 선택이었지만 속은 쓰렸다. 하지만 이제는 아쉬움도 거의 다 사라졌다. 김휘집이 기대대로, 아니 기대 그 이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 단장도 민동근 스카우트 팀장도 NC 관계자 모두가 “올해 우리 1라운드 신인은 김휘집”이라고 말한다. 나이도 마침 올해 나온 대졸 신인과 동갑이다.

김휘집 본인도 ‘NC의 2025 신인’을 자처한다. 드래프트 당일 올린 소셜미디어(SNS) 글이 화제가 됐다. 김휘집은 “뽑아주셔서 감사합니다. 2025년 신인의 마음가짐으로 성실히 노력하고 잘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리고 “항상 많은 응원 보내주시는 팬들께 감사드리며 응원에 걸맞은 선수가 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튿날 수원 KT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휘집은 “NC에 올 때부터 신인의 마음가짐으로 야구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면서 “그간 단장님도 그렇게 말씀을 하셨고, 마침 드래프트도 했으니 올해 지명자라는 생각으로 올렸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그는 “글을 쓰다 보니까 키움에서 신인으로 뽑혔을 때도 생각나고 되게 새롭더라. 부모님도 정말 새롭다고 말씀하신다”고 말했다.

김휘집의 유쾌한 메시지에 특히 옛 소속팀 키움 선배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김휘집은 “형들이 지명 축하한다고 그러더라.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초심 잡고 하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농담으로 ‘계약금은 키움에서 받아 놓고 왜 그러느냐’는 형도 있었다. 되게 재미있었다”고 웃었다.

NC 김휘집은 지난 11일 KBO 드래프트날 ‘대졸 신인 지명자’를 자처하며 소셜미디어(SNS)에 글을 올렸다. 김휘집 인스타그램 캡처



김휘집은 2021 신인 드래프트 때 2차 1라운드 9순위로 키움의 지명을 받았다. 20홈런 이상을 때릴 수 있는 내야 자원으로 각광 받았다. 지난 5월 트레이드가 됐다. NC는 김휘집을 영입하기 위해 KBO 역사상 처음으로 신인 지명권 2장을 내줬다.

굳이 따지자면 김휘집이 1라운드 신인에 더해 3라운드 몫까지 해줘야 수지가 맞는다. 김휘집은 “부담이 없지는 않지만, 그것 때문에 해야 될 플레이를 못 하면 안된다”면서 “부담감 보다 오히려 책임감, 경각심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신인 중에 누가 엄청나게 폭발할지 모르는 게 아니냐”며 “그런 값을 치른 만큼 저도 더 경각심 느끼면서, 책임감을 가지고 야구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트레이드 이후 이제 4개월 남짓이 지났다. 트레이드 손익을 따지기는 아직 이르지만, NC의 선택은 조금씩 그 결실을 보고 있다. 데뷔 후 꾸준히 성장하던 김휘집이 최근 들어서는 폭발적인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8월 이후로 32경기에서 123타수 41안타로 타율 0.333에 4홈런을 때렸다. 김휘집 자신도 “지금처럼 좋은 타격감이 이어진 건 데뷔하고 처음”이라고 할 만큼 최근 성적이 좋다.

NC가 김휘집을 데려오며 기대했던 ‘메기 효과’도 나타나는 중이다. 임 단장 등은 김휘집의 가세로 기존 내야수들 특히 동갑내기 김주원이 각성하기를 바랐다. 김휘집이 폭발하는 동안 김주원 역시 시즌 중반까지 계속됐던 극심한 부진을 털어내고 있다. 같은 32경기에서 102타수 36안타 4홈런을 기록 중이다. 7월31일까지 0.191이던 타율이 12일 현재 0.244까지 올라왔다. OPS도 0.626에서 0.744까지 상승했다.

김휘집은 “처음에는 저나 주원이나 같이 좀 못하지 않았나 싶은데, 지금은 주원이도 잘 치고 있고 수비도 워낙 잘한다”면서 “저도 주원이가 계속 잘 치니까 더 잘 치고 싶다. 주원이가 (안타) 2~3개 치면, 저도 2~3개 치고 싶다. 단장님이 메기 효과라고 하셨는데, 정말 좋은 영향을 서로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남은 시즌이 많지 않다. 5강 희망이 많이 멀어진 NC나, 한창 타격감이 좋은 김휘집이나 모두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이적 초반만 해도 내야 뜬공처럼 질 나쁜 타구가 계속 나와 고민이라던 김휘집은 “지금은 라인 드라이브도 많이 나오고, 팝업 타구가 한 번씩 나오더라도 그 과정이 나쁘지 않은 것 같다”면서 “카운트 싸움하면서 과감하게 방망이 돌릴 때 좋은 타구가 나오는 건 좋은 현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지금의 타격감을 시즌 마지막까지, 그리고 내년 시즌 그 이후까지 이어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걸 모르지 않는다. 김휘집은 “저도 어린 선수지만, 어린 선수들 반짝 잘하다가 다시 헤매고 원래대로 돌아가는 경우가 정말 많지 않으냐”며 “꾸준히 노력해서 이어갈 수 있도록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NC 김휘집. NC 다이노스 제공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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