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마음 안고'…전국 기차역·터미널 귀성객 발길 이어져

▲ 13일 오전 서울역 귀성길

닷새간의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오늘(13일) 전국의 기차역과 버스터미널 등에는 조금이라도 빨리 가족들과 모여 한가위의 따뜻한 정을 나누려는 귀성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오늘 수원역 대합실은 아침 일찍부터 크고 작은 짐 꾸러미와 가족에게 전할 선물 세트를 든 귀성객들로 북적댔습니다.

수원역을 지나 대전, 대구, 부산 등 전국 주요 도시로 향하는 열차는 KTX·새마을·무궁화 등 열차 종류를 가리지 않고 대부분 매진됐습니다.

수원역 관계자는 "원래 금요일에는 주말을 앞두고 타지로 향하는 시민들이 많아 역사가 더 붐비는 경향이 있는데 오늘은 연휴 전날이라 그런지 인파가 더욱 몰렸다"며 "승차권도 평소보다 더 빨리 매진되는 분위기"라고 했습니다.

수원 버스터미널도 귀성 인파가 몰리면서 주요 시간대를 중심으로 하행선 매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전역 역시 이른 귀성, 역귀성에 나선 시민들로 활기가 넘쳤습니다.

역사 내 대합실에는 한 손에는 보자기로 곱게 포장한 선물 보따리를, 한 손에는 지역 유명 빵집에서 산 빵 꾸러미를 든 귀성객들로 붐볐습니다.

5살 아들과 충북 영동에 있는 친정부터 간다는 김 모(34) 씨는 "아이 아빠는 일요일에 오기로 해서 오늘은 아들과 단둘이 기차여행"이라고 말한 뒤 "친정에 자주 가지만 추석이라 또 기분이 남다르다"고 활짝 웃었습니다.

대전에서 서울 아들 집으로 역귀성을 떠나는 김 모(64) 씨는 "추석 연휴 날씨가 좋을 것 같아 손녀랑 경복궁으로 산책하러 나가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동대구역과 부산역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동대구역 대합실에서 가족을 기다리던 박 모(68) 씨는 "이번 추석에는 아들이 일찍 온다고 해서 설렌다"며 "손주들이 매우 어린데 무사히 잘 도착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아이의 손을 잡고 동대구역에 도착한 김 모(40) 씨는 "오랜만에 고향에 오니 좋다"며 "올해는 부모님을 모시고 가까운 곳에 여행도 다녀올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들 두 역사에서 확인한 결과 열차표는 대부분 매진이었으나, 아직 예매가 가능한 열차가 더러 있었습니다.

공항에는 귀성객은 물론 연휴를 즐기러 온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졌습니다.

제주국제공항 1층 도착장에는 커다란 골프가방을 카트에 싣고 나오는 사람부터 등산이나 낚시를 즐기기 위해 등산복과 배낭을 갖춰 입은 사람들까지 다양한 이들로 북적였습니다.

아직 본격적인 귀성 행렬이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가족들에게 전할 선물 상자를 든 귀성객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습니다.

한 관광객은 "해외로 나가기엔 일정이 부담스러워 2박 3일간 짧게 머물다 갈 예정"이라며 "가족과 함께 좋은 추억 남기고 돌아갈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제주도관광협회는 추석 귀성 행렬이 시작되는 12일부터 18일까지 추석 연휴 기간 29만7천여 명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김해공항 국제선은 추석 연휴 해외여행을 떠나는 시민들로 오전 내내 붐볐습니다.

오늘부터 추석 연휴 특별교통대책반을 운영하는 김해공항은 추석 연휴 기간 29만5천 명이 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울산공항도 인파가 몰렸습니다.

설레는 표정에 가벼운 옷차림을 한 공항 이용객들은 제주행, 김포행 항공권 티켓을 들고 식사하며 탑승을 기다렸습니다.

이 밖에 전주, 청주, 창원, 춘천 등의 기차역과 버스터미널에서도 고향으로 가려는 귀성객과 휴가를 나온 군인 등으로 북적였습니다.

이들 모두 가족과 만남을 기다리며 상기된 표정 속에 예정된 차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전국 고속도로의 교통 상황은 평소 금요일과 비슷합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오늘 예상 통행량은 총 558만 대로, 이 가운데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43만 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48만 대가 이동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도로공사는 연휴가 길어서 귀성 차량이 분산된 데다가 아직 연휴 전날이어서 귀성이 본격화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귀성 방향은 오전 6시 정체가 시작돼 오후 6~7시 절정에 달하고, 오후 11시 이후 정체가 해소될 전망입니다.

서울 방향의 경우 오전 7~8시 정체가 시작돼 오후 5~6시 가장 혼잡하고, 오후 8~9시께 정체가 풀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닷새간의 연휴에 접어들지 않은 현재 전국 주요 고속도로는 귀성이 본격화한 패턴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며 "자세한 교통 상황은 고속도로 교통정보 사이트 '로드플러스' 등을 참고해달라"고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