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시세] 대한민국은 지금 '연애 프로그램 공화국'
최근 연애하는 청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2022년 인구보건복지협회가 발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65.5%는 연애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심지어 29.1%는 연애 경험이 한 번도 없는 모태솔로라고 밝혔다. 2011년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발표한 '교제 경험이 없는 비혼 청년' 13.3%와 비교하면 10여년 사이에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청년들이 연애를 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양한 추측이 나온다. '남녀갈등의 심화로 연애를 안 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 '출산·결혼·연애에 대해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기피하게 되는 것' 등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다수는 '청년들이 연애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것'이 가장 큰 공감을 받는 분위기다.
이성교제는 인간의 본능 중 하나다. 그럼 연애에 대한 흥미가 사라진 것일까. 청년층의 낮은 연애 비율과는 대조적으로 연애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다. 연애 프로그램의 시작을 알린 '하트시그널'부터 '환승연애' '솔로지옥' '나는 솔로' 등 공개 연애 프로그램들은 흥행을 넘어 계속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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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시그널 시즌 1'부터 챙겨본 애청자 최모씨(22·대학생)은 '하트시그널'의 가장 큰 재미로 현실감과 비현실감의 조화를 꼽았다. 최씨는 "상황이나 감정이 현실에 있을 법하다"며 "공감은 가지만 출연진의 외모를 보면 비현실감이 들어 연애에 대한 환상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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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애인과 헤어진 지 3년 차에 접어든 오모씨(24·직장인) '환승연애'를 보는 이유로 상황적 공감을 꼽았다. 오씨는 "'환승연애'를 보면 각 커플들이 헤어지게 된 이유라던가 그 후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볼 수 있는데 이 부분에서 많은 공감이 됐던 것 같다"며 "이 프로그램을 보며 만약 나도 (전 애인과) 다시만나서 이야기를 나눈다면 얘기가 달라졌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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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솔로' 팝업스토어에서 만난 권모씨(22·직장인)는 '나는 솔로' 애청자라며 타 연애 프로그램과의 차별성은 강조했다. 그는 "다른 연애 프로그램들을 보면 더 멋있고 잘난 사람들이 나와 현실감이 많이 없고 각본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며 "하지만 '나는 솔로'는 모두가 평범한 사람들을 보는 거 같아서 그런 의심이 덜 간다"고 밝혔다. 이어 "프로그램 취지가 연애에 간절한 솔로들이 나오는 건데 시청하다 보면 왜 솔로인지 알 거 같아 그 부분도 재미 포인트"라 덧붙였다.
권씨와 함께 팝업스토어에 방문한 김모씨(23·대학생)는 평소 '나는 솔로'를 전체를 챙겨보지는 않지만 유튜브에 올라오는 클립 영상은 꼭 챙겨본다고 전했다. 김씨는 "저는 '환승연애'를 좋아하는데 주인공들의 서사가 중요한 '환승연애'와 달리 '나는 솔로'는 공감성 수치가 오는 행동을 하는 재미로 본다"며 "전체 영상이 아니라 클립으로 봐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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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안 하는 청년들이 늘어나는 추세 속에서 이 같은 연애 프로그램의 전성기는 계속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청년들이 각자의 사정으로 연애를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다보니 연애에 대한 대리만족을 느끼기 위해 연애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이라 말했다. 포화 상태로 향하는 연애 프로그램들에 대해서는 "실제로 연애 프로그램 시장은 이름을 기억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범람한 상황"이라며 "이미 포화상태인 만큼 더 심화될 것으로 예측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정은 기자 pje454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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