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빠진' 아이폰16…中 화웨이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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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 이슈입니다.
베일의 싸여있던 애플의 새로운 아이폰이 공개됐습니다.
애플의 첫 AI폰이라 출시 전부터 기대가 컸는데, 막상 공개된 뒤에는 시장 반응이 뜨뜻미지근합니다.
제품은 나왔지만 구체적인 인공지능 소프트웨어가 아직 구현되기 전이고, 시장의 AI 기대감도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인데요.
새로운 아이폰, 뭐가 달라졌는지, 그리고 애플에 맞서는 중국 폰들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까지, 임선우 캐스터와 짚어보겠습니다.
아이폰 16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런데 반응이 차갑습니다.
왜죠?
[기자]
출시 전부터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었는데, '애플 인텔리전스', 그러니까 인공지능 서비스 출시가 밀리면서 환호보다는 실망감이 컸습니다.
큰 관심이었던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은 다음 달 운영체제 업데이트를 통해 베타 버전으로 제공될 예정인데요.
이마저도 모든 기능이 한 번에 제공되는 게 아니라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입니다.
따라서 지난 6월 열린 개발자회의 때부터 줄기차게 강조됐던 AI 기능은 내년이나 돼야 완전체가 될 것으로 보이고요.
특히 서비스 언어는 당장은 영어만 가능하고, 우리말은 내년 출시 목록에 포함조차 되지 않아 국내 소비자들은 최소 2년은 더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 때문인지 신제품을 내놓고도 애플의 주가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는데, 행사 시작 전 220달러 선에서 움직였던 주가는 이벤트가 끝나고 장중 217달러까지 미끄러지기도 했습니다.
주요 외신들 역시 혹평을 쏟아 냈는데요.
AI 후발주자임에도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큰 혁신이 없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 가운데, 블룸버그는 애플이 이렇게 미완성 제품을 출시한 적이 또 있었을까 싶을 정도라며, 슈퍼사이클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미완성을 완성해야 하는 숙제도 있지만, 이외에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면서요?
[기자]
AI 기능과 관련한 문제를 풀어야 함과 동시에 시장 전반에 걸쳐 강화되는 규제 문제도 산적해 있는데요.
자칫하면 일부 지역에서 출시도 못할 처지에 놓여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빅테크 때리기에 몰두하고 있는 유럽의 경우, 이른바 '갑질 방지법'으로 불리는 디지털시장법을 앞세워 애플을 옥죄고 있죠.
애플은 해당 법안이 요구하는 상호운용성에 맞추려다, 이용자 개인정보와 데이터 보안이 위험해질 수 있다며 유럽 내 인공지능 서비스 출시를 철회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고요.
또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도 챗GPT 사용이 금지된 탓에 오픈 AI를 대체할 파트너를 한참 전부터 물색해 왔지만, 신제품 출시날까지도 손을 잡을 곳을 찾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앵커]
애플의 입장에서 이건 어떻게 풀어야 하는 건가요?
[기자]
무엇보다 독점 논란을 헤쳐나가야 합니다.
유럽의 경우, 지금의 아이폰 천하를 있게 해준 애플의 앱스토어 장벽을 기어이 뚫어내면서 백기를 받아냈는데요.
한해 우리 돈 115조 원에 육박한 최대 돈줄이 직격타를 맞은 것과 동시에, 철옹성 같았던 애플의 생태계 장악력이 느슨해지는 계기가 됐고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차세대 아이폰이 공개되자마자 애플은 유럽연합의 과징금에 불복해 제기한 소송에서 패하는 사태까지 더해졌습니다.
143억 유로, 우리 돈 21조 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세금을 뱉어내야 할 처지에 놓였는데요.
문제는, 유럽 최고법원이 EU 집행위의 손을 들어주면서 남아있는 다른 소송에서도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음악 스트리밍앱 시장 독점 문제로 우리 돈 3조 원에 육박한 과징금을 부과받은 상태인 데다, 안방인 미국에서도 여러 소송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법원의 최종 판단에 따라서는 과징금 납부뿐만 아니라 사업 분할이나 매각마저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어, 산 넘어 산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앵커]
애플의 고민이 깊은데 이 와중에 중국 화웨이가 신제품을 같은 날 공개했어요.
그런데 반응이 심상치 않다고요?
[기자]
중국 화웨이가 세계 최초로 두 번 접는, 3단 폴더블 스마트폰을 선보이며 맞불 공세에 나섰습니다.
제품의 완성도만 놓고 봐도, 그간 저가로 승부해 왔던 한계를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완전히 펼쳤을 때 화면 크기는 10.2인치로 웬만한 태블릿 PC만큼 크고요.
두께는 3.6mm, 세 겹으로 접어도 두 겹인 삼성의 갤럭시 Z 폴드 6만큼 얇습니다.
가격은 좀 높은데요.
모델에 따라 우리 돈 380만 원에서 450만 원선으로 책정됐는데, 그럼에도 사흘 만에 400만 대 넘는 사전 예약이 쇄도해 초반 인기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앵커]
중국인들의 애국소비가 한몫했다고 볼 수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실제로 화웨이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삼성전자를 누르고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에 올랐는데요.
이 기간 폴더블폰 출하량은 1년 전보다 229% 증가한 반면, 삼성전자는 5% 늘어나는데 그쳤습니다.
올 하반기 차세대 폴더블폰을 출시하는 삼성전자 입장에서 상반기는 비수기로 볼 수 있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1분기, 2분기 모두 선두를 지켰던 만큼, 화웨이의 약진은 무시할 수 없게 됐습니다.
화웨이뿐만 아니라 비보와 오포, 샤오미 등 중국 기업들이 줄줄이 뒤를 이으면서, 이제 '메이드 인 차이나'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메이저로 올라섰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범위를 폴더블폰 밖으로 넓혀봐도 중국산 스마트폰의 약진은 눈에 띄는데요.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2분기 글로벌 출하량 기준 삼성전자가 점유율 19%를 차지해 1위를 차지했지만, 16%로 2위를 차지한 애플, 또 바로 뒤 15%를 기록한 샤오미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고요.
오포와 비보 역시 각각 9%로 나란히 탑 5 안에 안착해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애플과 중국산 제품들이 치고 나가는 동안 삼성전자는 뭘 하고 있나요?
[기자]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습입니다.
애플이 중국 시장 내 애국 소비 열풍으로 매출이 부진하자, 한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선데요.
사상 처음으로 한국을 1차 출시국에 포함한 데다, 가격까지 이전 시리즈와 동일하게 내놓는 강수를 뒀습니다.
예상치 못한 아이폰 16 시리즈의 이른 상륙을 코앞에 두고 삼성전자와 이동통신 3사는 갤럭시 S24의 공시지원금을 일제히 올리며 배수의 진을 쳤는데요.
이통사와 제조사가 함께 지원금을 부담하는 구조임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안방 지키기'에 무게를 둔 것으로도 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요.
'애플의 본고장' 미국에서도 파격적인 할인 프로모션으로 맞불을 놓으며 견제에 나섰습니다.
또 다음 달 안으로 '갤럭시 Z폴드 6'의 슬림형 버전을 출시해 반격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는데요.
앞서 가장 먼저 AI폰과 폴더블폰을 나란히 내놓은 삼성이지만, 올해 하반기 애플과 화웨이에 선점효과를 뺏기면서 셈법이 복잡해졌습니다.
[앵커]
임선우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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