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시(feat.김밥천국 아님)[박경일 기자의 인생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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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없는 것'을 재빠르게 선점한 지방자치단체가 그걸로 축제를 열어 관광객 유입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경북 김천시가 최근 뜬금없이 '김밥축제'를 열겠다고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김천이란 지명에서 '김밥천국'을 연상하는 젊은층을 상대로, 아예 '김밥축제'를 열기로 한 것입니다.
김천시는 김밥축제를 준비하면서 김밥업체 참여를 독려하는 등 제법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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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없는 것’을 재빠르게 선점한 지방자치단체가 그걸로 축제를 열어 관광객 유입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성공한 케이스라면 전남 장흥의 ‘정남지 장흥 물축제’가 아닐까 합니다. 지금은 위세가 전만 못하지만 함평 나비축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경북 김천시가 최근 뜬금없이 ‘김밥축제’를 열겠다고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왜 하필 김밥일까요. ‘전 국민의 간편식’이라 할 수 있는 김밥은 원조를 따질 수 없는 전국구 음식인데, 김천과는 과연 어떤 인연이 있을까요.
김천 김밥축제를 열게 된 사연이 이렇습니다. 젊은이를 겨냥한 관광전략을 고심하던 김천시가 이른바 ‘MZ세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합니다. ‘김천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물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 ‘김밥천국’이란 답변이 우르르 쏟아졌답니다. 젊은이들이 김천을 ‘김(밥)천(국)’으로 비틀어 받아들인 겁니다.
장난이 좀 섞였지만, 이해가 가고도 남습니다. 젊은이들이,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김천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없었을 사정이 충분히 짐작되니까요. 답변을 받아든 김천시는 좀 허탈했을 법한데, 반전이 일어납니다. 김천이란 지명에서 ‘김밥천국’을 연상하는 젊은층을 상대로, 아예 ‘김밥축제’를 열기로 한 것입니다. ‘이왕 이렇게 된 거’란 생각에서 출발한 아이디어입니다.
특정 업체 상호 활용에 따른 상표권 문제나 의도치 않은 업체 홍보를 놓고 우려가 제기될 법도 한데,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군요. ‘김밥천국’은 특허청으로부터 ‘식별력이 없다’는 이유로 상표권의 법적 권리를 인정받지 못해 그동안에도 김밥천국이란 상호는 분식점이나 가맹업체들이 독점권리 없이 가져다 쓰고 있답니다.
김천시는 김밥축제를 준비하면서 김밥업체 참여를 독려하는 등 제법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축제를 앞두고 축제 캐릭터까지 만들었습니다. 잘라낸 김밥의 양 끝부분을 의인화한 마스코트의 이름이 ‘꼬달이’랍니다. 내친김에 김천시 공식 유튜브 계정의 이름도 ‘김천시(feat.김밥천국 아님)’으로 정했다는군요.
설문조사의 엉뚱한 답변이 축제가 되는 과정에서 돋보이는 건 행정의 유연한 사고와 적극적인 태도입니다. 축제를 치르기도 전에 김천이 거둔 가장 큰 성과는 김밥을 ‘선점’했다는 것입니다. 관광이나 축제에 관한 한, 김밥은 이제 ‘김천의 것’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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