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먼저 3자 변제 나서 …日도 동참해야” [멈춰 선 강제징용 배상]

김규태 기자 2024. 9. 13.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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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야 어쨌든 한국 정부가 먼저 어려운 길을 가고 있습니다. 일본 측도 어렵다고만 하지 말고 언제, 어떤 형식이든 반드시 제3자(대위) 변제에 참여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한국 측의 불만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심규선(68·사진)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이사장은 13일 문화일보와 서면 및 전화 인터뷰에서 "일본은 이 방안이 정권이 바뀌어도 지속될지에 대해 '불안해서 선뜻 지원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라며 "한국 측도 이에 불만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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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 선 강제징용 배상 - (下) 日기업 판결금 지급이 최선- 심규선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이사장
“피해자 90% 3자 변제 희망
더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어

“청구권자금 수혜기업 솔선
뒤이어 다른 기업으로 확산”
정부가 약속 지켜주길… 지난 5일 부산 남구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추모공원에서 열린 ‘2024 일제 강제동원 희생자 전국 합동 위령제’에서 유가족과 참석자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유야 어쨌든 한국 정부가 먼저 어려운 길을 가고 있습니다. 일본 측도 어렵다고만 하지 말고 언제, 어떤 형식이든 반드시 제3자(대위) 변제에 참여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한국 측의 불만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심규선(68·사진)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이사장은 13일 문화일보와 서면 및 전화 인터뷰에서 “일본은 이 방안이 정권이 바뀌어도 지속될지에 대해 ‘불안해서 선뜻 지원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라며 “한국 측도 이에 불만이 있다”고 말했다. 심 이사장은 “자체 조사 결과 승소 판결을 받은 피해자 및 유족 90% 이상이 배상금을 원하고 있지만 기금이 고갈된 상태”라면서 “1965년 한일 청구권 자금 수혜 기업들이 먼저 솔선수범하고 뒤이어 다른 기업들이 도움을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심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현재 기부금이 턱없이 부족하다. 분위기가 왜 달라졌는가.

“어려운 상황은 맞다. 2018년 1차 판결 승소자 15명 중 11명이 지난해 재단으로부터 판결금과 지연이자를 받았다. 예상보다 많은 분이 이 방안을 수용했다. 재원은 포스코가 기부를 약속한 100억 원 중 아직 내지 않았던 40억 원을 받아 마련했고, 정말로 요긴하게 사용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과 올 1월, 대법원에서 52명의 추가 승소자가 나오면서 재원 부족 문제가 대두했다.”

―제3자 변제 방안이 좌초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기부금만 모이면 풀리는 문제이므로 제3자 변제 방안이 좌초됐다고 말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다. 정부가 지난해 3월 제3자 변제 방안을 공개적으로 발표한 이상, 그 약속을 어겨서는 안 될 것이다.”

―피해자들에게는 재단이 마지막 희망인데 지원이 중단됐다.

“현재로는 기부금이 모일 때까지 기다려 달라며 이해를 구하고 있다. 대단히 죄송스럽다.”

―피해자 중 생활고를 겪거나, 보상이 긴급하게 필요한 경우도 있는가.

“직접 확인한 절실한 사례도 몇 건 있다. 더 많은 분이 어려운 상황에 있을 것이다. 추가 승소자 52명 중 생존자가 9명이고 나머지는 자제분 등이 권리를 이어받았다. 연락 가능한 분들의 의사를 확인한 결과 90% 이상이 재단으로부터 판결금과 지연이자를 받겠다고 했다. 일부는 외교부와 행정안전부, 그리고 자기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빨리 판결금을 받게 해 달라고 민원을 제기한 사례도 있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정부의 제3자 변제 방안을 최선의 방식이었다고 판단하는가.

“최선의 방안은 일본 기업이 직접 판결금을 내는 것이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대안을 마련한 것이다. 따라서 제3자 변제 방안은 ‘불가능한 최선’을 기다리지 않고 ‘가능한 차선’을 택한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피해자의 추가 소송으로 변상 금액이 계속 늘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는 추가 승소자 52명의 변제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52명의 변제 여부는 제3자 변제 방안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다. 이 고비를 넘기면 이후 추가 승소자 해결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믿는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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