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북 동향 분석 중”… 한·미 국방장관, 긴급통화

용산, 북한 의도 면밀 파악에 초점
‘미국 대선 틈타 핵 능력 진전 몰두’ 판단

합참의장, 작전태세 점검　 김명수(오른쪽)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12일 육군 31사단 해안감시 레이더기지 지휘통제실을 찾아 해안 경계 작전 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합참 제공

대통령실은 북한이 핵탄두를 만드는 데 활용되는 핵물질인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 시설을 13일 최초로 공개한 데 대해 “북한의 동향을 관찰하고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한·미 국방장관은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응해 전화통화를 하고 굳건한 한미 동맹을 재확인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제조시설을 공개한 의도 등을 면밀히 파악하는 중”이라며 “북한 전반 동향을 관찰하고 분석 중에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인성환 국가안보실 2차장 주재 안보상황점검회의 등을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북한이 미국 대선을 50여 일 앞둔 시점에서 첫 번째 대미 협상용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이 대선에 시선이 가 있는 상황에서, 핵 능력을 진전시키는 데 몰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카드를 공개하고) 미국의 대응을 본 뒤 협상에 나설 의도로 분석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시점에서, 이 건과는 큰 관련이 없어 보인다”며 “핵 도발은 (여러 군사적 상황을 감안해) 추후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군·국정원 등과 함께 북한의 전략 및 향후 움직임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군은 한미 동맹을 강조하는 등 연합 대응에 나섰다. 고농축 우라늄 제조 시설이 공개된 이날 김용현 신임 국방부 장관은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전화통화를 하고,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했다고 미 국방부가 밝혔다.

미 국방부 팻 라이더 대변인의 발표에 따르면 김 장관과 오스틴 장관은 통화에서 한반도와 지역의 안보 상황을 점검했다. 또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하고, 한미 연합방위태세 강화를 위한 우선순위에 대해 검토했다고 라이더 대변인은 소개했다. 오스틴 장관은 올해 가을 워싱턴 DC에서 열릴 제56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김 장관을 대면하길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