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찢어졌어요" 일단 응급실부터?…이럴 땐 '전문병원' 가세요
박정렬 기자 2024. 9. 13. 11:02
올해는 "추석 때 아프지 말자"는 게 '덕담'이라고 한다. 제한 운영 되는 응급실이 늘어나면서다. 의사 출신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은 "추석 연휴 벌초도 자제하고, 생선전도 먹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온라인에서는" 제 발로 들어간 사람 쫓아내면 진료 거부"라는 내용으로 의사가 적었다는 '응급실 꿀팁'이 공유된다. 불안한 국민과 환자의 심리를 악용한 '가짜 뉴스'다.
아플 때 한 번쯤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아본 경험이 누구나 있다. 걱정과 불안이 가득한데도 의료진이 "기다리세요"라거나 "다른 병원으로 가세요"라는 안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응급실에 처음부터 들어가지도 못하게 해 119 구급대처럼 '뺑뺑이'를 돌기도 한다. 응급실은 생사를 넘나드는 응급·중증 환자에게 '최후의 보루'인 만큼 한정된 의료 자원의 배분과 관리가 중요하다. 추석 연휴 안전과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기 위해 응급실 이용 시 알아야 점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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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에서도 '진료 거부'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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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에 가도 모두 진료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2020년 보건복지부의 해석에 따르면 의사가 없거나 병상, 인력, 의약품, 치료재료 등 시설과 인력이 부족해 새로운 환자를 받아들일 수 없는 경우. 또 의사가 다른 진료과목이거나 고난도 진료를 수행할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상황, 환자나 보호자 등이 의료진을 폭행, 모욕하는 등 의료행위를 방해할 경우 등이 '진료 거부'의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있다. 온라인에 떠도는 '응급실 꿀팁'은 정부가 응급실 수용을 거부하기 위해 제정하려는 '표준 지침'에 일부 기반을 두고 있지만 아직 지침이 시행되지 않아 효력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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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종합병원 적극 활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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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구급대를 이용하든, 스스로 병원에 가든 일단 응급실에 접수하면 병원이 환자 치료 결과에 대해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 입실 전에 응급실 상황과 중증도 등을 파악해 환자를 돌려보내는 병원이 적지 않은 배경이다. 대학병원은 최근 전공의 이탈로 초기 처치 후 입원·수술에 차질이 빚어져 환자를 '받고 싶어도' 모두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때는 인근에 연휴 기간 문을 여는 전문·종합병원을 먼저 찾아보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있다. 전문병원은 특정 진료과목(소아청소년과, 신경과, 안과, 외과, 이비인후과 등 6개)과 특정 질환(관절, 뇌혈관, 대장항문, 수지접합, 심장, 알코올, 유방, 척추, 화상, 주산기 등 10개)에 난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하는 병원으로 대상 환자에게 더 적합한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 일반인이 큰 병이라 여기는 골절은 부목·붕대 등 치료 과정이 정해져 있고, 열상은 심한 수준이 아니면 처치까지의 시간이 생명을 좌우하지 않아 비교적 간단한 시술로 분류된다. 특히, 열상은 현재 상급종합병원은 거의 처치가 안 된다. 이런 병은 대학병원보다 종합·전문병원에서 처치받는 게 시간을 아끼고 치료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먹는 약 조회
https://www.hira.or.kr/rb/dur/form.do?pgmid=HIRAA050300000100
추석 연휴 문 여는 병·의원, 약국 조회
https://www.e-gen.or.kr/egen/holiday_medical.do?emergencyViewY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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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도 높은 '5대 장기' 증상 숙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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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전화해서 알아볼 수 있는 상황이면 경증"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경증 환자는 대학병원 응급실 방문을 자제하라고 하지만 사실 일반인은 중증과 경증을 구분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때 기준이 될 수 있는 것이 뇌, 심장, 신장, 폐, 간을 지칭하는 5대 장기다. 5대 장기에 문제가 생기면 상대적으로 중증도가 높다고 볼 수 있다. 건강검진에서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확인됐거나 가족력, 수술력 등이 있어 고위험군에 해당하면 뇌졸중(마비, 어지럼증)이나 심근경색(쥐어짜는 듯한 가슴 통증), 간성 혼수(의식 저하)와 같이 장기별 주요 질환의 의심 증상을 미리 알아두는 게 좋다. 이에 따라 응급실에 가게 됐다면 의료진에게 환자가 앓는 병과 먹는 약, 치료 이력(투약, 시술, 수술 등)을 알리는 게 초기 대처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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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 시 증상은 간결하게 '현재' 기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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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의료진은 시간에 쫓긴다. 짧은 시간에 환자나 보호자가 건강 정보를 최대한 빨리, 많이 전달하면 그만큼 적절한 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이를 위해 증상 설명은 응급실을 찾은 시점에 집중해야 한다. "언제부터 아팠느냐?"는 질문에 "예전부터 계속"이란 답변은 하지 말아야 한다. 왜 '지금' 응급실에 왔는지, 과거와 비교해 어느 정도 심해졌는지를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나이가 많거나 의사소통이 어려운 환자는 평상시 5대 장기 중심으로 수술 이력과 기저질환 등을 미리 기록했다 가져가거나, 건강 상태를 잘 아는 보호자를 대동해야 효율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다.
도움말=조용수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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