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우크라 미사일 제한 해제 검토에… 러 “전쟁하자는 것”

이현욱 기자 2024. 9. 1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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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미·영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의 서방제 장거리 무기 사용 제한이 해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와 전쟁하자는 것"이라며 확전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푸틴 대통령은 나토 국가들이 우크라이나가 서방 장거리 무기로 러시아를 공격할 가능성을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분쟁에 직접 참여할지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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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틴 ‘확전 경고 메시지’
미·영 ‘장거리공격 허용’ 논의에
“나토국가 등이 위성 데이터 제공
분쟁 직접참여로 본질 변화시켜”
스타머 “몇주내 중요진전 있을것”
푸틴, 다음달 시진핑과 정상회담

13일 미·영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의 서방제 장거리 무기 사용 제한이 해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와 전쟁하자는 것”이라며 확전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서방의 움직임에 맞서 푸틴 대통령은 다음 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

푸틴 대통령은 12일 서방의 장거리 무기 사용 제한 해제에 대한 자국 기자의 질문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국가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와 전쟁 중이라는 의미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렇게 된다면 이 분쟁의 본질이 바뀌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우리에게 가해질 위협에 기반해 적절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나토 국가들이 우크라이나가 서방 장거리 무기로 러시아를 공격할 가능성을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분쟁에 직접 참여할지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서방의 고정밀 장거리 무기로 러시아를 공격할 능력이 없다는 점을 들며 “우크라이나가 보유하지 않은 위성의 정보를 통해서만 가능한데 일반적으로 나토, 유럽연합(EU), 미국 위성의 데이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 결정이 내려진다면 나토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분쟁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라며 “직접 참여는 분쟁의 본질을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이 만난 푸틴 12일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왕 부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월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앉은 책상이 왕 부장 쪽보다 살짝 높은 게 눈길을 끈다. EPA 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애초 전쟁을 시작한 건 러시아”라고 비판했다. 이날 스타머 총리는 미국행 비행기를 탑승한 뒤 기자들에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불법 침공했다. 러시아는 이 분쟁을 즉시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13일 열리는 미국과 정상회담을 통해 “앞으로 몇 주, 몇 달 안에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정말 중요한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영국이 이미 우크라이나가 영국·프랑스가 공동 개발한 스톰섀도(사거리 241㎞)를 사용해 러시아 본토 깊숙한 군사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신호를 미국에 보냈다”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11일 우크라이나에 미국이 제공한 장거리 무기 사용 제한을 풀 것이냐는 질문에 “현재 잘 진행되고 있다”고 사용 제한 해제를 시사했다.

서방 장거리 미사일의 본토 타격 우려 속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 수위를 더욱 끌어올렸다.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장악했던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주 마을 10곳을 탈환했다고 발표했다. 또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병참 거점인 포크로우스크에서 불과 8㎞ 떨어진 곳까지 진격했다. 한편 이날 타스통신은 시 주석이 다음 달 22∼24일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에 참석한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과 별도 양자 회담을 하며 양국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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