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 ‘운명의 시간’… EPL 재정규정 위반 혐의 재판 시작

재무정보 제공 안한 맨시티
115개 혐의… 10주간 심리
유죄땐 강등이나 퇴출될수도

잉글랜드에서 ‘세기의 스포츠 재판’이 시작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디펜딩챔피언’ 맨체스터시티가 115가지 혐의를 놓고 다툰다.

13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매체 BBC에 따르면 맨체스터시티에 대한 독립적인 심리가 현지시간으로 16일부터 시작된다.

맨체스터시티는 EPL의 재정 규정을 115건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EPL과 잉글랜드 1부리그 사상 첫 4시즌 연속 우승을 달성한 맨체스터시티의 분쟁은 전 세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BBC가 ‘세기의 스포츠 재판’이라 칭한 이 심리는 10주 동안 진행될 예정이며, 올 시즌 내인 2025년 초에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맨체스터시티는 14시즌에 걸쳐 115건의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9∼2010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정확한 재무 정보를 54차례, 같은 기간 선수 및 감독에게 지급한 돈에 대한 세부 정보를 14차례 제출하지 않았다. 2013∼2014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재정적 페어플레이 등 유럽축구연맹(UEFA)의 규정을 5차례 준수하지 않았다. 또한 2015∼2016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EPL의 수익성 및 지속 가능성 규정(PSR)을 7회 위반했고, 2018년 12월부터 2023년 2월까지 35차례나 EPL의 조사에 협조하지 않았다.

스포츠계에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엄청난 규모의 재판이기에 결과에 따라 맨체스터시티 혹은 EPL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BBC는 “맨체스터시티가 가장 심각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이론적으로 EPL에서 강등되거나 심지어 퇴출될 수도 있는 심각한 승점 감점을 받을 수 있다”며 “맨체스터시티에 무죄 판결이 내려지면 EPL의 지속 가능성과 경쟁력을 보호하기 위한 규칙의 실행 가능성에 대해 심각한 의문이 제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PL과 맨체스터시티의 갈등이 영국과 아랍에미리트(UAE)의 관계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부총리는 2008년 아부다비 유나이티드 그룹을 통해 맨체스터시티를 인수, 구단주로 활동하고 있다. 셰이크 만수르는 UAE의 대통령이자 아부다비 군주인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의 동생이다. BBC는 “맨체스터시티와 구단주의 명성에 오점이 생기면 걸프 지역의 주요 동맹국이자 무역 파트너인 UAE와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