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은 ‘예술가’···KBO 뉴 스타 MBTI 분석, ‘절친’ 이재현-김영웅은 상극이었다[스경x기획]
MBTI의 시대다. 혈액형으로 상대 성향을 파악하던 대유행은 옛날 이야기, 요즘에는 좀 더 세분화된 성격유형 검사를 통해 나온 알파벳 네 글자가 한 사람을 살짝은 보여준다. 이제는 안 해 본 사람보다는 해 본 사람이 많을 법한 MBTI를 프로야구 새 흥행리더들에게 물어보았다. 최초의 1000만 관중 시대를 준비하는 올해 KBO리그에서 인기를 주도하는 젊은 선수들은 어떤 유형인지, 과연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모습 그대로라 스스로 생각하는지 들어보았다.
2024년 KBO리그의 최고 화제남, 기록의 사나이인 김도영(21·KIA)은 자신을 ISFP라고 소개했다. 내향적(I)이고, 감각형(S)이며, 감정적(F)이고 즉흥적(P)이다. ‘예술가’ 유형이라 분류된다.
김도영은 데뷔 이후 자신을 ‘집돌이’라고 소개해왔다. 휴식일이나 비시즌에도 돌아다니기보다는 집에서 쉬며 최대한 심신을 편하게 해 몸을 관리 하는 편이다. 지난해 이미 김도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 하나로 크게 화제를 모았다. “그런 날 있잖아. 손에 우산은 있지만 비를 맞으며 무작정 앞만 보고 달리고 싶은…그런날”이라며 밤중에 길에서 비에 흠뻑 젖은 채로 셀피를 찍어 올리면서 ‘그런날’을 대유행시켰다. 2003년생임에도 세기말 감성이 흘러넘치는 모습에서 이미 성향을 추측해볼 수 있었다.
김도영은 자신의 MBTI가 비교적 정확한 것 같다고 생각한다. 김도영은 “E들은 SNS에 그런 것 안 올리는 것 같다. 나처럼 내향적인 애들이 혼자 있을 때 깊이 (생각에) 빠져서 그러는 것 같다”고 웃으며 “야구장에 나올 때는 확실히 정리하고 나오지만 나도 야구 안 될 때는 혼자 방에서 생각을 많이 하는 편 같다”고 말했다.
또 한 가지, 자신이 P인 것도 확실하다고 느낀다. 김도영은 “잘 안 될 때도 J들은 계획적이라 이런 훈련 해봐야겠다 생각하면 거기 맞춰 계획대로 하는데, P들은 그날 안 되면 바로 연습에 들어가버린다. 나는 P가 확실하다. 안 되면 그때 바로 연습해버리고 끝내야 뭔가 마음이 홀가분해지곤 한다”고 말했다.
김도영은 “야구하면서 저랑 같은 사람은 거의 못 본 것 같다”고 했지만 똑같은 선수가 있다. 올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인 김택연(19·두산)도 ISFP다.
이제 막 고교 졸업하고 프로에 데뷔했지만 강속구를 앞세운 겁 없는 투구로 두산 마무리 자리를 차지해버린 배짱 있는 모습과 달리, 김택연도 내향적인 집돌이다.
김택연은 “‘호기심 많은 예술가’ 유형이라는데, 어릴 때부터 관찰하고 탐구하는 걸 좋아했다. 야구 잘하는 선수들 보면서 배우려고 많이 노력했다”며 “‘누워서 쉬는 걸 좋아하는 집돌이’ 유형인 것도 어느 정도 맞는 것 같다. 그래도 요즘엔 (이)병헌이 형, (최)지강이 형이랑 밖에서 노는 것도 재미있다”고 웃었다.
섬세한 성격으로 대변되는 이 유형이 마운드에서 집중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된다고 느낀다. 김택연은 “컨디션 유지하려고 할 때 집중을 많이 한다. 섬세한 유형이라는데 지나간 일보다 현재에 집중하는 것도 야구할 때 좋게 작용하는 것 같다”며 “그래도 야구선수니까 더 적극적으로 파이팅하고 팀 사기를 올리는 성격이 되면 좋을 것 같다. 지금처럼 형들, 선배들 보고 배우다 보면 내 안에서도 적극적인 E 성향이 더 커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언제나 뜨거운 사직구장에는 E들이 있다. 윤동희(21·롯데)는 자신의 MBTI가 ESTP라고 소개했다. 외향적(E)이고 감각적(S)이며 논리적(T)이고 즉흥적(P)이다. 일을 진행하는 추진력과 리더십을 갖춰 ‘사업가’ 유형으로 분류된다.
윤동희의 이런 성향이 드러난 사례가 있다. 지난해 11월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당시 대표팀에서 윤동희는 ‘원장님’으로 불렸다. 대표팀이 대거 세대교체 돼 태극마크를 처음 단 선수들이 여럿이고 아직은 서로 서먹하던 무렵, “피부 관리는 어떻게 하느냐”는 김도영의 물음 한 마디에 윤동희는 자신의 피부 관리 루틴을 ‘단톡’을 통해 공유했고 적극적으로 이런저런 지도까지 해줬다.
역시 젊은 선수들이 많은 롯데 선수단 내에서도 윤동희는 또래 중 중심 역할을 맡고 있다. 21세 막내급인데도 팀 성적과 자신의 플레이 하나가 미치는 결과에 있어 책임감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무슨 일이 있으면 쿨하게 털어버리는 T다. 경기 전 루틴은 거의 없다.
누가 봐도 E 같은 선수가 롯데에 한 명 더 있다. 황성빈(27)은 ESFJ다. ‘사교적인 외교관’ 유형이다.
외향적인 것은 보는 것과 같은데 의외로 섬세한 부분이 많다. 그라운드에서 화제를 모으는 과한 세리머니나 상대를 거슬리게 하는 플레이 스타일에 독단적인 성격일 것이라 비춰질 수 있지만, F인 황성빈은 섬세한 편이다. 자신이 활약한 날 야구장 밖에서 팬들이 자신의 응원가를 부르고 있는 소리에 인터뷰를 하다말고 “잠시만요”라며 귀를 기울이는 E인 동시에 F다.
윤동희와 달리 황성빈이 오히려 계획적이다. J인 황성빈은 루틴이 확실하다. 경기 전 특정 시간에 반드시 잠을 자야 하는 등 계획표가 명확하다. 계획한 준비과정 그대로 다 실행하고 그라운드에 나가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다.
삼성의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이재현(21)과 김영웅(21·이상 삼성)은 MBTI로는 상극인데 절친이다.
이재현은 ISTP다. 내향적(I)이고 감각형(S)이며 사고형(T)이고 즉흥적(P)이다. 상황을 합리적으로 분석하면서 외골수 기질도 있어 ‘장인형’으로 분류된다.
이재현이 가장 집중하는 분야는 야구다. 상황 판단이 빨라야 하는 유격수 포지션에서 데뷔 첫해부터 주전 자리를 꿰찬 비결일 수도 있다. 친해지면 활발하지만 처음 본 관계에서는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라고 했다. 전형적인 I다.
김영웅은 ENFP다. 외향적(E)이고 직관적(N)이며 감정적(F)이고 즉흥적(P)이다. 재기발랄한 활동가, ‘스파크형’으로 분류된다.
김영웅은 자신의 단점 중 하나로 잡생각이 많다는 점을 꼽는다. 잡생각은 자신감이 떨어지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외향적이고 바로 적응하는 성격을 가진 김영웅은 한번 알을 깨니 무섭게 터졌다. 올시즌 데뷔 첫 풀타임을 뛰며 첫 20홈런을 터뜨렸고 삼성을 끌어갈 거포로 가능성을 증명했다.
너무 친한데 성향은 정반대인 둘은 언제나 티격태격한다. E에 F인 김영웅이 신나서 재잘대면 I에 T인 이재현은 “그래” 정도만 대꾸한다.
정반대라 오히려 서로에게 활력소이자 소화제가 되어준다. 경기를 마친 후 서로의 플레이에 대해 늘 복기해 준다. 김영웅은 “경기가 안 풀리는 날 재현이와 이야기하면 답이 나온다. T답게 ‘이게 문제다’라고 짚어준다”고 했다. 이재현 역시 F인 김영웅으로부터 공감을 얻으면서 조금 더 편해진 마음으로 다음 경기를 준비하곤 한다고 조심스레 털어놓았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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