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아이 순장.. 금동신발 나온 무덤의 주인은?

장병호 2024. 9. 1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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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황남동 120-2호분에서 피장자(무덤에 매장돼 있는 사람)와 순장자(지배층 계급에 속하는 사람이 죽었을 때 그 사람의 뒤를 따라 강제로 또는 자진해 산 채로 함께 묻힌 사람)에 해당하는 두 사람의 치아가 추가로 확인됐다.

경주 황남동 120-2호분은 2020년 9월 피장자가 금동관묘, 금동신발과 금귀걸이, 구슬팔찌 등 화려한 장신구를 착장한 상태 그대로 확인돼 화제가 됐던 유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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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황남동 120-2호분 피장자·순장자 치아 확인
신라 지증왕 시대 마지막 순장자 추정
19일부터 발굴현장 공개, 26일 중간성과 보고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경주 황남동 120-2호분에서 피장자(무덤에 매장돼 있는 사람)와 순장자(지배층 계급에 속하는 사람이 죽었을 때 그 사람의 뒤를 따라 강제로 또는 자진해 산 채로 함께 묻힌 사람)에 해당하는 두 사람의 치아가 추가로 확인됐다. 경주 황남동 120-2호분은 2020년 9월 피장자가 금동관묘, 금동신발과 금귀걸이, 구슬팔찌 등 화려한 장신구를 착장한 상태 그대로 확인돼 화제가 됐던 유적이다.

경주 황남동 120-2호분의 치아 출토현황(왼쪽이 순장자, 오른쪽이 피장자). (사진=국가유산청)
국가유산청은 경주시와 함께 오는 19일부터 10월 19일까지 한 달 동안 매일 4회(오전 10·11시, 오후 2·3시)에 걸쳐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경주 황남동 120호분 발굴조사 현장을 공개한다. 오는 26일 오전 9시 30분에는 경주 더케이호텔에서 출토 유물에 대한 정밀분석 결과를 발표하는 중간성과 보고회를 개최한다.

이번에 황남동 120-2호분에서 새로 확인한 치아 중 피장자의 치아 2점은 금동관의 관테 중앙부와 아랫부분에서 출토됐다. 조사 결과 아랫니의 제1대구치와 제2대구치로 확인됐다. 피장자의 연령은 12~15세의 젊은 나이로 파악됐다.

경주 황남동 120-2호분 금동신발 하부에서 노출된 순장자의 치아와 목걸이. (사진=국가유산청)
나머지 한 명의 치아는 금동신발의 아랫부분, 즉 금동신발과 나무곽 아랫판 사이에서 한 조의 구슬목걸이·곡옥과 함께 둥글게 돌아가는 치아열 상태로 출토됐다. 피장자의 발밑 반대방향으로 안치된 출토 위치상 순장자로 파악된다.

아랫니와 윗니가 모두 출토됐다. 특이한 점은 영구치가 이제 겨우 치관이 형성되고 있는 3세(전후)의 아이로 판정된 것이다. 즉 120-2호분에는 12~15세의 젊은 여성이 묻혔고, 그 발치 아래에 아이가 순장된 것으로 추측된다.

경주 황남동 120-2호분 순장자의 치아와 목걸이 세부. (사진=국가유산청)
신라를 비롯한 고대사회에서는 왕족·귀족의 무덤에 순장이 일반화돼 있었다. 삼국사기(三國史記)에 의하면 신라는 지증왕 3년(502) 왕이 순장을 금지할 때까지 왕을 포함한 왕족과 귀족의 장례에 순장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실제 황남대총 남·북분에 각 10여 명, 천마총에 5명, 쪽샘 44호분에 5명 이상 등 중대형 고분뿐만 아니라, 황남동 95-6번지 1호분에 1명 등 소형분에 해당되는 무덤에도 순장이 행해진 사실이 이미 밝혀져 있다.

이번 120-2호분에 순장된 어린아이는 이제 막 주인의 비녀(婢女, 여종)가 되기 시작한 신분으로 추정된다. 지증왕이 순장을 금지시킬 무렵 마지막 순장자일 수도 있는 것이다. 120-2호분의 장제는 최근 조사가 완료된 쪽샘 44호분과 함께 신라사회 순장자의 성격을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경주 황남동 120-2호분 피장자의 치아(12~15세 추정). (사진=국가유산청)
경주 대릉원 일원(사적) 내에 위치한 황남동 120호분은 일제강점기에 번호가 부여됐으나 민가 조성 등으로 훼손되면서 고분의 존재조차 확인할 수 없는 상태였다. 국가유산청과 경주시가 2018년 5월부터 120호분의 잔존 유무와 범위 등을 파악해 앞으로 진행할 유적 정비사업에 기초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발굴조사를 시작했다. 2019년 120호분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120호분의 북쪽에 위치한 120-1호분과 120호분의 남쪽에 위치한 120-2호분을 추가로 확인한 무덤이다.

발굴현장은 9월 19일부터 10월 19일까지 누구나 현장 접수를 통해 참가할 수 있다. 26일 개최되는 중간성과 보고회에서는 이번에 새롭게 확인한 120-2호분의 치아 분석, 봉토와 석재의 산지 추정, 목재 수종분석, 장신구의 기종별 특징, 유리유물과 토기유물에 대한 분석 결과, 금동관·금동신발의 보존처리 경과에 이르기까지 황남동 120호분 출토 유물과 각종 현장자료에 대해 진행 중인 자연과학적 분석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보고회 또한 누구나 자유롭게 참석할 수 있다.

경주 황남동 120-2호분 순장자의 치아(3세 전후 추정). (사진=국가유산청)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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