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응급의학과 교수 “추석 의료대란 피할 방법 없다. 비상연락망 확보하고 비상약 준비”

MBC라디오 2024. 9. 1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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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
-전공의 없이 맞는 첫 명절, 감당할 수 있을까 정말 걱정
-최대 하루 1만명 제대로 치료 못 받을 수도...
-의료 붕괴 아니다? 치료 못받는 환자 입장에선 재난이자 붕괴
-추석 연휴 8천여개 병의원 당직? 경증 환자는 분산되겠지만...
-25일까지 진찰료 3.5배 인상, 도움될 리 없어
-돈 주면 해결될 거라는 짧은 인식
-여야의정협의체? 시간 끌기. 젊은 의사들 아무런 기대감 없어
-응급실 뺑뺑이, 오래전부터 있었던 건 사실
-10년 넘게 개선 주장, 정부가 해결 못했던 것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

☏ 진행자 > 이제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데요. 즐거워야 되는데 걱정이 앞서는 연휴이기도 합니다. 아프면 어떡하지라고 하는 걱정 많이들 하고 계시는데요. 요즘 의료계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에 나오는 걱정인데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 연결해서 관련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회장님 나와 계시죠?

☏ 이형민 > 네, 안녕하세요.

☏ 진행자 > 네, 안녕하세요. 회장님도 추석 연휴 기간에 계속 응급실 근무하시는 겁니까?

☏ 이형민 > 소수의 인력으로 버티려다 보니 다들 근무하느라고 지금 정신이 없습니다.

☏ 진행자 > 아이고 고생하시겠네요. 또 감사하다는 말씀도 함께 드리겠습니다. 회장님.

☏ 이형민 > 네.

☏ 진행자 > 요즘 응급실 상황은 어때요?

☏ 이형민 > 어떻게 하다 보니 저희가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사람들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만, 사실 저 포함해서 모든 전문의들이 지금 다 비상근무 체계이고요. 다들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저희가 설문조사를 했었는데 응급의학 전문의들 중에 97%가 지금 현재가 위기이다, 그리고 99%가 추석 때 매우 힘들 것이다, 위기일 것이라고 응답을 했습니다. 사태가 길어지니까 당연히 탈진하는 사람들도 생기고요. 건강 이상이 생기는 사람들도 많이 발생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가고 있는 상황이라서 우려가 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응급실 뺑뺑이 이야기가 참 많이 나왔잖아요. 근데 이 얘기가 나올 때마다 정부는 지금 의대 정원 문제가 불거지기 전부터 있었던 현상이다 이런 이야기를 계속하던데 어떻게 받아들이세요? 일선에 있는 입장으로서.

☏ 이형민 > 응급실 뺑뺑이라는 단어 자체가 사실 저희가 동의를 할 수는 없습니다만 오래전부터 있었던 일은 분명히 사실입니다. 거꾸로 얘기를 했을 때 오래전부터 있었고 저희가 이러이러한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10년 넘게 주장을 했는데, 그거를 결국은 정부가 해결하지 못했던 것이거든요. 그리고 또 한 가지가 이번 사태 이후에 이 응급실의 수용 불가라고 하는 부분이 훨씬 더 심각해졌거든요. 어떤 말을 한다 하더라도 책임 회피성 발언 이상은 아닐 거라고 저희는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진행자 > 그래요. 추석 명절 이 연휴로 한번 좁혀가지고 일단 지금 현재 응급실 상황을 볼 때 지금 감당이 가능하냐 이게 지금 가장 큰 우려 사항 아닙니까, 어떻게 보고 계세요?

☏ 이형민 > 저희도 정말 그 부분을 너무 우려를 하고 있고요. 전공의들이 없는 상태에서 맞는 첫 명절이거든요. 저희가 경험해봤던 바가 없습니다. 예년의 예를 봤을 때 보통 환자 수 자체가 50%에서 100% 정도 증가를 하게 되거든요.

☏ 진행자 > 명절 때

☏ 이형민 > 네 맞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금 현재도 지금 감당하기가 쉽지가 않은데 그렇게 늘어난 환자를 과연 감당할 수 있을 것이냐 이런 부분이 제일 걱정이죠. 최대 하루 한 1만 명 정도가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점입니다.

☏ 진행자 > 하루 1만 명 치료 못 받는 환자들이,

☏ 이형민 > 평소 응급실 환자가 한 1만 5천 명에서 2만 명 선이라고 한다면 명절 때는 하루에 3만 명 선이 되거든요. 전국 기준으로 봤을 때요.

☏ 진행자 > 그러니까요. 지금 정부는 이번 연휴 기간에 8천여 개의 당직 병·의원이 문을 여는 만큼 의료 붕괴를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던데 이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이형민 > 의료 붕괴라고 하는 게 개념이 다르겠습니다만 치료를 못 받는 환자 입장에서 보면 그게 재난이죠, 붕괴죠. 이게 병·의원을 열어주신다라고 하는 거는 진짜 저희 동료 분들께 너무 감사드리는 일입니다만 응급실이 할 수 있는 일과 의원이 할 수 있는 일은 기본적으로 다르거든요.

☏ 진행자 > 그러니까요.

☏ 이형민 > 그러니 일부 경증 환자들의 분산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지금 현재 제일 부족한 것은 결국은 병원의 최종 치료 능력이거든요. 중증 환자를 살리기 위해서는 최종 치료가 제대로 제공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의원을 더 많이 연다고 해서 최종 치료 능력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죠.

☏ 진행자 > 지금 정부가 오는 25일까지 비상 응급 주간으로 설정을 했고 권역 응급의료센터 전문의 진찰료를 3.5배 인상한다고 발표를 했는데 어떻게 그 후에 응급실 근무하는 전문의들이 늘어난다든지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는 합니까? 혹시.

☏ 이형민 > 도움이 될 리가 없습니다. 돈을 더 주면 해결될 거라는 이 짧은 인식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이게 장기적으로는 수가 인상이 된다면 응급의료 체계가 개선이 되겠지만, 지금은 사람을 뽑고 싶어도 사람이 없는 상태고요. 응급 진료가 사람이 더 필요한 것도 분명히 있지만 결국 최종 진료가 제대로 제공되는 게 문제인데 엉뚱한 데 긁고 있는 것으로 생각이 듭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그러면 국민 입장에서 질문을 드려볼게요. 연휴 기간에 의료 응급 상황이 만약에 발생하는 것을 대비해야 되는 거잖아요. 일단 뭘 조심하고 뭘 준비해야 되는 걸까요? 국민 입장에서는.

☏ 이형민 > 일단 정부에서 제공하는 여러 가지 사이트라든지 전화번호라든지 이런 비상 연락망들을 확보하시고요. 주변에 갈 수 있는 의료기관들이 어떤 의료기관들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안타깝지만 당장 내일부터 연휴가 시작이 되죠. 의료대란을 완전히 피할 방법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생각하고요. 만성 질환자들은 미리 약이 끊어지지 않게 충분히 준비하시고요. 또 투석같이 주기적인 치료 필요한 분들은 미리 치료받으셔서 연휴 기간 동안 악화되는 걸 예방하셔야 될 테고요. 그리고 해열제나 소화제 소독약 같은 비상약을 미리 준비하셔서 예상치 못한 상황을 개인이 대응을 할 수 있는 그런 준비를 하시는 것이 결국 개인의 노력과 참여가 필요한 상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진행자 > 예를 들어서 개인적 차원에서 뭔가 대처하기 힘든 외과적으로 뭔가 상황이 발생하든지 이럴 수가 있잖아요. 이럴 경우에 보통 우리는 지금까지 119 불러서 응급실 간다 이렇게 알고 있었는데 이게 지금 막힐 수 있어서 걱정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여기는 특별한 지금 국민 입장에서 대책이라는 게 있을 수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되는 겁니까?

☏ 이형민 > 국민들 입장에서도 환자들 입장에서도 대책이 없는 것이 마찬가지고요. 저희 병원 입장에서도 특별히 대책이 없는 것이 지금 현재 상황입니다. 일단은 119를 통해서 이송 가능한 병원을 최대한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겠고요. 저희가 응급의료 상황실이라든지 또 전원조정센터 같은 것들을 통해서 최선을 다해서 갈 수 있는 병원을 이렇게 알아봐 드리기는 합니다만, 과연 충분할지에 대해서는 저희도 정말 걱정이 앞서고 있습니다.

☏ 진행자 > 결국은 상황이 발생하면 그때 여기저기 전화 돌려가지고 알아보는 거 외에는 현실적으로 방법이 없다 이 말씀이시겠네요.

☏ 이형민 > 네, 맞습니다.

☏ 진행자 > 그러다가 결국은 초기 대처가 되게 중요한데 골든타임 놓쳐버리면 이때 이제 문제가 심각해지는 거잖아요?

☏ 이형민 > 그 문제가 지금 이전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어졌다고 하는 것이 바로 그 문제이고요. 최종 치료의 인프라를 개선하자고 저희가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드렸지만 해결이 되지 않았던 부분이고요. 없었던 것이 지금 추석 연휴 기간 갑자기 나타날 수는 없기 때문에 결국은 일정 부분은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지금 구조를 안고 있어서 너무 우려가 되는 상황입니다.

☏ 진행자 > 근데 제가 좀 평소에 궁금했던 게 하나가 있는데요. 지병이 있어가지고 특정 병원을 계속 다니면서 계속 치료를 받아왔던 환자들 있잖아요. 이런 분들이 만약에 근데 지병이 갑자기 악화돼 가지고 상황이 발생한다 이러면 평소 다니던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 게 가장 좋은 거잖아요?

☏ 이형민 > 네. 맞습니다.

☏ 진행자 > 이게 안 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이건 어떻게 개선이 안 되는 겁니까, 여지가 없는 겁니까?

☏ 이형민 > 지금 현재로서는 개선이 불가능합니다. 특히 대형 병원이나 빅5병원 같은 경우 그런 현상들이 대표적으로 많이 생기는데요. 심지어는 그 병원에서 암 수술을 했던 환자들조차 그 병원으로 다시 가지 못해서 지역의 병원에서 순환하게 되는 이런 일들이 실제로 발생을 한단 말이죠.

☏ 진행자 > 그러니까요.

☏ 이형민 > 결국은 그 병원에서 수술을 하거나 치료를 하는 그런 역량이 사후의 조치들까지 다 감안하고 진행이 되는 것이 아니고 결국은 그 병원 자체에 역량의 한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계속 그런 식으로 굴러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 진행자 > 최소한 치료를 하려면 병력도 알아야 되고 그동안의 경과도 알아야 되기 때문에 평소 다녔던 병원에서 치료받는 게 최선인데 당연히 병원도 이걸 알 텐데 이걸 지금 받을 여지가 거의 없다 이런 얘기네요, 결국은.

☏ 이형민 > 정부에서 얘기하는 전문의 중심 병원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저희가 주장을 하면서 제가 한 가지 예를 들어드리는데요. 보스턴에 있는 종합병원을 가보면 200베드인데 전문의가 천 명이 있단 말이죠. 한국의 병원들은 대학병원이라 하더라도 1000베드에 의사들이 전문의가 한 200명 정도 있습니다. 반대죠. 정부에서 이야기를 하는 전문의 중심 병원, 말씀하신 그 병원의 역량 같은 것을 감안을 한다면 가야 할 길이 먼 것입니다. 그냥 하라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요.

☏ 진행자 > 알겠습니다. 회장님 모신 김에 이것도 마저 여쭤봤으면 좋겠는데 여야의정협의체 구성 얘기가 계속되고 있잖아요. 지금 회장님이 소속되어 있는 대한응급의학의사회로도 혹시 연락이 왔습니까? 같이 참여해달라는.

☏ 이형민 > 개별 단체로 연락이 오지는 않고요. 대한의사협회라든지 전의교협이라든지 연합단체 쪽으로 열 몇 군데가 연락이 갔었다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개별 의사회마다 저희 26개 의사회가 다 그런 공문이 나온 것이 아니고요. 그래서 젊은 의사들 사이에서는 이 협의체라는 게 기대감이 아무런 기대감이 없습니다. 아마 일부 의사들이 동의하고 앉을 수는 있겠죠. 근데 그들이 대표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 현재 상황이 정부-여당이 아마 여기에 되게 공을 쏟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불안감 때문이겠죠. 근데 생각해 보면 문제 시작 자체가 협의체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고 정부에서 독단적으로 정책 추진을 시작했기 때문에 근데 이제 와서 협의체에서 다시 한번 논의를 한다? 저는 이거는 약간 시간 끌기가 아닌가.

☏ 진행자 > 그렇게 보시는 거고요.

☏ 이형민 > 네, 책임회피 물타기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아무튼 추석 명절 연휴 동안의 대처 방법 최선은 아프지 말자고 그 다음은 구급약 구비하고 혹시 지병이 있으신 분들은 미리 치료받고 약도 미리 타는 게 좋다, 이거 외에는 다른 방법은 없네요, 그러면?

☏ 이형민 > 좀 안타깝지만 그렇습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들어야 될 것 같네요. 고맙습니다, 회장님.

☏ 이형민 > 네, 감사합니다.

☏ 진행자 > 지금까지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이었습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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