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한 해석 오류"…엘리엇 ISDS 취소소송 1심 각하에 항소

황두현 기자 2024. 9. 1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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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의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판정에 불복해 제기한 취소소송을 영국 법원이 각하한 데 대해 항소를 제기했다.

법무부 등 관계부처는 13일 엘리엇 매니지먼트에 약 1300억 원을 지급하라는 판정 취소 신청을 각하한 영국 상사법원에 전날(12일) 항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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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한국 정부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의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판정에 불복해 제기한 취소소송을 영국 법원이 각하한 데 대해 항소를 제기했다.

법무부 등 관계부처는 13일 엘리엇 매니지먼트에 약 1300억 원을 지급하라는 판정 취소 신청을 각하한 영국 상사법원에 전날(12일) 항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관계부처, 정부대리로펌, 외부 전문가들과 영국 1심 법원의 각하 판결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를 진행했다"며 "해당 판결에는 한-미 FTA 해석 등에 관한 중대한 오류가 있기에 항소를 제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엘리엇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승인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국민연금을 통해 부당하게 개입해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2018년 7월 정부를 상대로 ISDS를 제기하고 7억 7000만달러(당시 환율 1288원 기준, 9917억원)의 배상금을 청구했다.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중재판정부는 지난해 6월 엘리엇 측 주장을 일부 인용해 한국 정부가 엘리엇에 69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배상 원금과 이자, 법률 비용을 포함하면 한국 정부가 엘리엇에 지급해야 할 액수는 약 1300억원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규정을 근거로 엘리엇이 제기한 소송은 ISDS의 중재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중재지인 영국 법원에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PCA가 재판할 권한이 없는 사건을 판정했기 때문에 이를 영국 법원이 바로 잡아달라는 의미다.

하지만 영국 상사법원은 지난달 초 우리 정부의 판정 취소 신청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렸다. 한미 FTA 제11.1조 1항은 ISDS 제기에 관한 규정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정부는 한미 FTA 협정문 11장 첫머리에는 "이 장(This Chapter)은 다음에 관하여…"라고 규정하고 있어 제11장 전체에 적용된다고 반박했다. 영국 법원이 제11.1조가 제1절(Section A)에만 적용되고 ISDS 제기에 관한 규정이 포함된 제2절(Section B)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건 잘못된 해석이라는 설명이다.

정부는 이를 두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을 다룬 다수 ISDS 판정례는 한미 FTA 조항을 (전체에 적용되는)'관할요건'으로 해석해왔음에도 배치되는 해석을 했다"며 "그대로 확정되는 경우 국익에 반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항소해 바로 잡지 않을 경우 향후 동일하거나 유사한 문언을 가진 투자 협정의 해석 및 적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우려와 부당한 ISDS 제기가 늘어날 가능성도 항소 제기 결정에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항소심에서 정부가 승소할 경우 이 사건은 1심 법원으로 환송돼 중재판정 취소사유에 대한 본안 판단이 진행될 예정이다.

ausu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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