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영국법원 ‘엘리엇 ISDS 취소소송’ 각하 판결에 항소
정부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의 국제투자분쟁(ISDS) 판정에 불복해 제기한 취소소송을 영국 법원이 각하한 데 대해 항소했다. 엘리엇 측은 항소를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법무부는 13일 관계 부처 등이 영국 1심 법원의 각하 판결에 대한 검토를 진행한 결과 해당 판결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해석 등에 관한 중대한 오류가 있다고 판단해 영국시간으로 어제(12일) 항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한·미 FTA 제11.1조가 관할 또는 관문 조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영국 1심 법원 각하 판결에 항소해 바로잡지 않으면, 향후 동일하거나 유사한 문언을 가진 투자 협정의 해석이나 적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며 “부당한 ISDS 제기가 늘어날 가능성도 항소 제기 결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항소심에서 승소하면 본 사건은 1심 법원으로 환송돼 정부가 주장한 중재판정 취소사유에 대한 본안 판단이 진행된다.
앞서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중재판정부는 지난해 6월20일 한국 정부가 엘리엇에게 배상 원금 690억원에 지연이자 및 법률비용 등 총 1300억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정했다. PCA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재판 당시 국민연금에 합병 찬성을 강요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직권남용 혐의가 인정된 점 등을 주요 근거로 삼았다.
이에 법무부는 중재지인 영국법원에 취소소송을 제기했지만 영국 상사법원은 지난달 초 약 1년 만에 각하 결정을 내렸다. 영국 상사법원은 “한국의 판정 취소 신청이 영국 중재법상 관할권 다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엘리엇 측은 정부가 ISDS 취소소송에 대한 항소를 밝힌 직후 입장문을 내고 “항소를 재고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엘리엇 측은 “대한민국의 행보는 공정하고 투명하며 신뢰할 수 있는 자본 시장을 구축하려는 스스로의 노력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중재 판정에 대한 대한민국의 계속되는 불복은 매일 미화 1만 달러 이상 발생하고 있는 이자와 항소로 인한 추가 비용 부담의 가능성 등 납세자들에게 더 큰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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