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발 법안 발의 3579건 역대 최다…0.7%만 합의 통과 [국회 가동 100일①]
국회 접수 총 법안 3802건…국회 발의 3579건
국회 통계 분류상 ‘처리’ 집계 법안 100건에 불과
실질적 처리율 더 낮아…여야 합의 처리 28건뿐
쟁점법안은 ‘野주도 처리→대통령 거부권’ 반복
여야 대립 속 민생·경제법안 처리는 ‘지지부진’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지난 6월 5일 우원식 국회의장이 취임하면서 22대 국회가 본격적인 원내 의정활동을 시작한 후 13일로 100일을 맞았다. 초반부터 쟁점 법안 처리를 두고 여야가 맞서며 ‘야당 요구로 국회의장이 본회의에 법안 상정→여당 신청으로 필리버스터 시작→야당 주도 법안 본회의 통과→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되풀이된 가운데 지난달 말에야 처음으로 합의 처리 법안이 나왔다.
하지만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특별검사 수사 근거를 담은 ‘김건희 특검법’ 및 채모 해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실의 수사 무마 의혹 관련 특검 수사를 규정한 ‘채해병 특검법’ 등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쟁점 법안 처리를 두고 여야는 여전히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이달 초 문을 연 22대 국회 첫 정기국회도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대정부질문 내내 살얼음판을 걸을 만큼 여야가 맞부딪치는 상황에서 정작 여야 사이 이견이 크지 않은 민생법안과 경제법안 처리가 늦춰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6월 5일부터 9월 12일까지 국회가 접수한 법안은 총 3802건이다. 이 가운데 223건이 정부에서 제출된 법안이고, 국회에선 3579건(의원 3563건, 위원장 16건)이 발의됐다.
이는 21대 국회 같은 기간의 역대 최다 발의 기록을 넘어서는 수치다. 21대 전반기 박병석 국회의장이 선출된 2020년 6월 5일부터 같은 해 9월 12일까지 발의된 법안은 총 3565건이었다. 이 기간 정부에선 197건을 제출하고, 국회에서 3368건(의원 3362건, 위원장 6건)이 발의됐다. 같은 기간 기준 20대 국회는 2080건, 19대 국회는 1607건의 법안을 각각 접수했었다. 21대 국회는 4년간 총 2만5858건의 법안(정부 831건, 의원 2만3655건, 위원장 1372건)을 접수해 역대 최다 발의 기록을 남긴 국회인데, 22대 국회에서 발의 속도가 더 빠르게 올라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22대에서 국회 통계 분류상 ‘처리’로 집계된 법안은 100건에 불과해 이 기간 동안 처리율은 2.6%에 그쳤다. 그나마도 가결, 대안 반영, 수정안 반영 등 법률로 반영되며 처리된 법안은 57건뿐이고 43건은 법률로 반영되지 못한 형태로 처리됐다.
이것조차 분류상 통계일뿐 여야가 합의해 처리한 법안을 기준으로 보면 실질적 처리율은 훨씬 낮다. 지난달 28일 본회의에서야 22대 국회 처음으로 여야 합의 법안 28건이 국회 문턱을 넘었기 때문이다. 해당 기간 국회에 접수된 전체 법안 건수 3802건에 비춰보면 0.73%이고,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 건수 3579건을 기준으로 해도 0.78% 수준이다. 여야 합의 처리 비율이 국회에 접수된 법안 중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쟁점 법안의 경우 그동안 야당이 주도해 통과시키고,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쓰는 일이 반복됐다. 이 과정에서 여당의 필리버스터도 이어졌다. 그로 인해 여야 의원들 모두 피로감을 호소하는 일이 되풀이됐다.
더 큰 문제는 쟁점 법안을 두고 여야가 계속 평행선을 달리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 난맥상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민주당은 당초 전날(12일) 국회 본회의에서 지역사랑상품권에 대한 국가 지원 의무 등을 담은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법’(지역화폐법)을 통과시키고, 김건희 특검법과 채해병 특검법 둘 모두 또는 둘 중 하나의 법안 통과를 계획했었다.
하지만 우원식 국회의장이 그 전날인 11일 “특검법안 등 본회의에 부의된 법안은 추석 연휴 이후인 19일에 처리할 수 있도록 양당이 협의해주시기 바란다”며 “지금은 여‧야‧의‧정 협의체 가동에 집중하자”고 하면서 ‘일시정지’ 상태로 명절을 맞게 됐다. 하지만 추석 연휴 직후 충돌 불씨는 그대로 남아 있다.
쟁점 법안을 사이에 두고 여야 대치가 계속되면서 여야 간 이견이 크지 않은 민생·경제법안은 기약 없이 처리가 늦춰지는 상황이다. 반도체, 2차전지 등 국가전략기술과 관련해 연구개발비, 시설투자비에 대한 세액공제 기간을 연장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K칩스법)은 여야 공감대가 있지만 소관 상임위인 기획재정위원회에 머물러 있다.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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