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지명에 감격한 父子…유재현 "소리 질러", 아빠는 "기뻐서 엉엉"
"지명 소식 듣고 엉엉 울었죠. 솔직히 마음 비우고 대학 보낼 생각도 하고 있었어요."
내년부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선수가 될 유재현(경기상업고)과 그의 아버지 유일선 씨는 사실 프로에 지명될 것이라는 큰 기대를 하고 있지는 않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신인 드래프트 행사 전에 지명 가능성이 큰 선수들에 초대장을 보내는데 유재현은 이를 받지 못했다. 그래서 유재현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스마트폰으로 드래프트 중계를 보고 있었고, 유일선 씨도 자택에서 대기 중이었다.
그런데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NC 구단은 5라운드 47순위로 유재현의 이름 석자를 호명했다.
NC는 유재현에 대해 "올해 가장 빠른 주력을 보유한 자원"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유격수, 2루수, 1루수, 넓게는 외야까지 소화 가능한 선수"라며 "공격력도 갖추어 공수주 모두 뛰어난 자원으로 판단했다"고 지명 이유를 밝혔다.
유재현은 드래프트가 끝난 뒤 주차장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연신 자신이 입은 NC 유니폼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NC 구단은 올해 지명 선수들에 배번 25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혔다. 소매 좌측에는 2025 드래프트 엠블럼이, 우측에는 팀 엠블럼이 있다.
아버지 유일선 씨의 손에도 구단에서 준비한 선물이 들려 있었다. NC 구단 측은 매년 드래프트 당일에 지명 선수 부모님에 꽃다발을 선물하고, 추후 '드래프트 데이'를 열어 신인 선수들과 부모님을 홈 경기에 초청해 팬들과 인사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한다.
유재현은 이날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름이 불리는 순간, 소리를 지를 정도로 행복했다"며 지명 순간을 돌이켰다. 그러면서 "현실 직시가 안 됐다. 시간이 지나서야 실감 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아버지 역시 깜짝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유일선 씨는 "집에서 아내와 함께 중계를 보다가 아들의 이름이 불리는 순간 엉엉 울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솔직히 반신반의했다. 마음을 완전하게 비우고 대학을 보낼 생각도 하고 있었다"며 "하위 라운드에라도 지명만 되면 다행이라고 봤는데, 이 정도 순위로 지명된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라고 했다.
유재현이 야구를 시작한 건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였다. 아버지 유일선 씨는 당시 사회인 야구 선수로 활동할 정도로 야구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유일선 씨는 "재현이가 어릴 때부터 운동하는 것을 많이 좋아했다. 그래서 운동을 시켜야겠다고 생각을 했었다"며 "제가 사회인 야구도 하고 있었으니, 자연스레 야구를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실 유재현은 고등학생 신분이기는 하지만, 또래보다 1살 많은 2005년생이다. 부상 탓에 1년 유급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유일선 씨는 "작년에 재현이가 드래프트에 나갔어야 했는데, 어깨 탈골 부상을 당해 1년 유급을 한 적이 있다"며 "작년에 상위 순번으로 평가받았었는데, 드래프트에 나가지 못해 재현이가 심적으로 많이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작년 드래프트에서 유재현에 대한 평가가 높았던 것은 사실이다. NC 구단도 유재현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 NC는 "작년 상위권 내야 자원으로 분류된 선수"라며 "작년부터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 선수였다. 올해 중간부터 페이스가 올라와 5라운드에서 뽑았다"고 밝혔다.
NC가 자신의 이름을 부를 것이라고 예상은 했을까. 유재현은 "왠지 NC가 부를 것 같다는 느낌은 들었다"며 "그래도 아무도 알 수 없었던 거라 긴장한 채로 중계를 지켜봤다"고 웃었다.
이제 유재현은 현재 거주지인 서울을 떠나 경남 창원으로 향해 새로 적응을 시작해야 한다. 유재현은 "다행히도 초등학교 동기인 원종해가 NC에서 뛰고 있다. 드래프트장에 오는 길에도 종해랑 연락을 했다"고 말했다.
유일선 씨는 "재현이만 창원으로 간다. 이제 제 손은 떠났다"며 "고3 선수들보다도 1살 더 많으니까 자기가 더 알아서 잘해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적응 잘하고 야구도 잘하면 기회는 올 것이다. 기회를 잡느냐 마느냐는 재현이의 몫"이라며 "열심히 잘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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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우섭 기자 woosubwaysandwiche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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