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고 운전하다 중앙선 침범 ‘꽝’…한라산으로 도주한 범인 결국 [영상]

[사진 = 제주동부경찰서]

술을 마신 상태로 산간도로에서 무면허 운전을 하다가 중앙선 침범 사고를 연달아 내고 도주한 뺑소니범이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13일 제주지법 형사1단독(여경은 부장판사)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41)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검찰이 구형한 형량과 같다.

A씨는 지난 7월 10일 오후 6시 39분께 제주도 제주시 조천읍 한라산 성판악 탐방안내소 인근 도로에서 서귀포 방면으로 쏘나타 차량을 몰다가 중앙선을 침범해 승용차 세 대를 연속해 들이받은 뒤 도주했다. 이 과정에서 또다시 중앙선을 침범해 마주 달려오던 간선버스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버스 승객 등 3명이 다치고 극심한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A씨는 버스 충돌 사고를 낸 뒤 차에서 내려 어수선한 틈을 타 달아났다. A씨는 다음 날 오전 8시 20분께 사고 현장에서 약 13㎞ 떨어진 제주시 영평동 양지공원 인근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긴급 체포됐다. 사건 발생 13시간 40분 만이었다.

[영상 = 제주동부경찰서]

A씨는 이후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사고 당일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가 사실은 점심식사 중 소주 4~5잔을 마셨다고 번복했다. 경찰은 A씨가 방문한 식당의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음주 중인 영상을 확보했다. 하지만 음주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0%로 나왔다. 채혈 검사에서도 음주 수치는 나오지 않았다.

이에 현행법상 A씨에 대한 음주운전 혐의는 적용하지 못했다. 2018년 면허 취소로 무면허 상태였던 것만 법의 심판을 받았다.

재판부는 “음주 무면허 사고는 엄벌이 불가피하며, 피고인은 교통사고를 잇따라 낸 뒤 도주해 음주 측정이 불가할 정도로 한라산에 있다가 나타나 붙잡혔다”며 “피해자가 여럿이고 피해자들에게 용서받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