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해리스가 던진 떡밥 물었나…보수 논객들도 트럼프 비판한 TV 토론 장면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9. 1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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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스프] 3분 안에 후루룩! 귀로 듣는 스프
 

"개, 고양이 먹는다" 도발에 말린 트럼프, 선방한 해리스?... 몇 주 더 지켜봐야

세계의 운명에 큰 영향을 미칠 미국 대통령 선거를 55일 앞두고 해리스와 트럼프, 두 후보의 TV 토론이 드디어 열렸습니다.

현재로서는 더 이상 합의된 토론 일정이 없기 때문에, 이번이 마지막 TV 토론입니다.

두 사람의 격돌에서, '예상 출제 범위'를 벗어나는 질문이 상대에게 날아가는 장면은 없었습니다.

경제부터 낙태, 안보까지 다양한 이슈에 대해 공방이 치열하긴 했지만, 대체로 두 후보 모두 사전 준비 가능한 범위에서 당황하지 않고 답변할 수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미국 언론의 대체적인 평가는, 해리스가 더 성공적으로 토론을 수행했으며 트럼프는 좋은 기회를 놓쳤다는 쪽입니다.

해리스 캠프에서는 당초 오늘 이후 토론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는데, 막상 토론이 끝난 뒤에는 '추가 토론을 원한다'라는 쪽으로 입장이 바뀌었습니다.

'이득을 봤다'라는 내부 평가를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추가 토론을 요구해 왔던 트럼프는 토론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좀 봅시다. 자기들이 토론에 졌으니까 그러는 모양이지"라며 퉁명스러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CNN이 여론조사기관 SRSS에 의뢰해 TV 토론을 시청한 등록 유권자 605명을 대상으로 긴급 문자 조사를 돌린 결과, '어떤 후보가 나와 같은 사람들이 직면한 문제를 더 잘 이해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4%가 해리스 부통령을 꼽았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목한 응답자는 40%였습니다.

이는 TV 토론 이전과 비교해 뒤집힌 결과입니다.

토론 전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더 잘 이해하고 있다"라는 응답이 43%로, 해리스 부통령의 39%보다 많았다고 합니다.

해리스 부통령이 '호감 간다'라는 답변도 토론 전 39%에서 토론 후 45%로 늘었습니다.

다만 응답자 10명 중 8명은 투표 대상이 바뀌지는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이 조사는 문자메시지를 이용해 급하게 돌린 간단한 조사여서, 이 조사 결과가 광범위한 유권자 반응을 정확히 반영한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습니다.

트럼프 지지 성향 유권자들의 경우 TV 토론을 시청하지 않았거나 봤더라도 조사에 응답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친 공화당 성향인 월스트리트저널의 논설위원들은 트럼프가 '해리스가 던진 떡밥을 물고 옆길로 샜다', '해리스를 궁지로 몰고, 정체를 폭로하는 데 실패했다'면서 친민주당 성향이 있다고 거론되는 다른 주류 언론사들과 같은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들이 대표적인 장면으로 꼽은 대목은 트럼프가 '개-고양이 고기' 발언으로 이르게 된 과정입니다.

불법 입국자 문제에 관한 토론 도중, 해리스는 슬쩍 흐름을 틀어서 트럼프 유세 집회 얘기를 꺼냅니다.

트럼프가 집회에서 영화 <양들의 침묵>에 나오는 식인 살인마 '한니발 렉터' 같은 엉뚱한 얘기나 하니, 사람들이 지루해하고 중간에 집에 간다고 약을 올렸습니다.

그러자 발끈한 트럼프는 "해리스 집회에 아무도 안 간다. 전부 돈 주고 사서 버스로 실어다 놓은 가짜 청중"이라면서 옆길로 새기 시작합니다.

트럼프는 '이대로 국경 문제가 악화하면 세계 3차 대전이 날 것'이라더니,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 같은 작은 타운들이 불법 입국자들로 엉망이 될 거라며, 그곳에서는 불법 입국자들이 주민들의 개·고양이 같은 반려동물들을 잡아먹는다고 주장하기에 이릅니다.

며칠 전 트럼프 지지자들이 소셜미디어에서 유포하기 시작한 근거 없는 루머를 전국 생방송 중인 TV 토론으로 끌고 나온 겁니다.

사회자가 '스프링필드 시장 등 지역 당국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라고 팩트 체크를 했지만, 트럼프는 막무가내로 '그들이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라는 주장을 계속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해리스의 공격 또는 도발에 트럼프가 말려드는 장면이 여럿 나왔습니다.

트럼프는 그때마다 자신의 과거 치적을 과장하거나 2020 대선을 도둑맞았다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1월 6일 폭동을 옹호하는 등, 이미 중도층에서 지지를 잃은 자신의 평소 주장을 반복하는 데 시간을 썼습니다.

그 결과, 해리스가 에너지와 이민 등 각종 정책에서 입장을 바꾼 이유, 바이든 정부의 경제와 외교·안보 실책에서 해리스가 져야 하는 책임 등을 물고 늘어져 해리스를 궁지로 몰지 못했다는 게 보수 논객들의 트럼프 비판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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