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 무단침입 경찰, 잡고 보니 충격적 사실 밝혀져…13년전 강남 성폭행범이었다

5월13일 새벽 영업이 종료된 서울 은평구 유흥주점을 향하고 있는 A씨. [SBS 보도화면 캡처]

현직 경찰이 유흥주점에 무단 침입한 혐의로 붙잡혔다. 그런데 이 경찰의 유전자(DNA)가 13년전 미제 사건으로 남은 성폭행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DNA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이정민)은 12일 서울경찰청 기동대 소속 경위 A씨(45)를 주거침입강간·건조물침입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는 올해 5월13일 새벽 6시께 서울 은평구의 한 노래방에 들어갔다. 이 시간대는 영업시간이 아니었다.

사라진 물건은 없었지만 방이 심하게 어지럽혀져 있었다고 한다.

노래방 주인의 신고로 수사가 시작됐고 CCTV 추적 등을 통해 3개월만에 범인이 붙잡혔다.

조사 결과 A씨는 서울경찰청 기동대 소속 현직 경찰이었다. 이 일로 인해 A씨는 지난달 직위해제 됐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은평경찰서는 조사 과정에서 유흥주점 현장에서 발견된 A씨 DNA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보냈다. 국과수는 이 DNA가 2011년 성폭행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DNA와 일치한다고 회신했다.

이 사건은 2011년 7월께 발생한 성폭행 사건이다. 당시 범인은 서울 강남에서 한 여성의 집을 따라 들어가 성폭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범인은 피해 여성에게 몸을 닦게 하고, 휴대폰과 현장 증거물을 갖고 도망치는 등 철저하게 증거물을 없앴다. 이로 인해 범인을 특정하기 힘든 미제사건으로 종결된 바 있다.

이번 DNA 조사 결과에 따라 검찰은 A씨에 대해 주거침입강간·건조물침입 혐의를 적용, 구속 기소했다.

2011년 당시 A씨는 대통령 경호를 맡는 청와대 경비대 소속이었다.

검찰은 “국민을 보호해야 할 경찰 신분을 망각하고 반복적으로 중대 범죄를 저지른 피고인에게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