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마린2 "유쾌ㆍ상쾌ㆍ통쾌한 액션 하나로 충분"
워해머 세계관은 진입장벽이 높기로 유명하다. 워해머 판타지부터 워해머 40K까지 등장인물, 설정 등이 정말 방대하다. "한 번 찍먹해 볼까"라는 생각으로 세계관을 찾아보다가 그 분량에 기겁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던 오브 워, 다크타이드, 메카니쿠스, 카오스 게이트 등 세계관 중 특정 사건만을 다룬 게임이 출시됐으나 게임성과 별개로 유저층을 넓히는 데 실패했다.
'워해머 40K: 스페이스 마린2'는 2011년 출시된 '워해머 40K: 스페이스 마린'의 정식 후속작으로 TPS 게임이다. 월드워Z를 개발한 세이버 인터랙티브 작품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워해머 40K: 스페이스 마린2은 워해머 팬뿐만 아니라 일반 유저도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월드워Z 개발사답게 물량공세를 펼치는 적들을 시원하게 학살하는 재미를 제대로 표현했다.
전작으로부터 13년이나 지난 만큼 발전한 비주얼도 눈에 띈다. 스페이스 마린의 육중한 파워 아머, 고딕 양식이 섞인 건축물, 기괴한 타이라니드 등 디테일한 외형 표현이 일품이다.
장르 : TPS
출시일 : 2024년 9월 9일
개발사 : 세이버 인터랙티브
플랫폼 : PC, Xbox, PS5
■ 방대한 세계관 몰라도 충분히 이해되는 스토리
워해머 40K: 스페이스 마린2의 스토리는 전작과 이어진다. 주인공도 '데미트리안 타이투스'로 동일하다. 스페이스 마린은 인류 제국을 끊임없이 위협하는 외계 종족들에 대항하기 위해 황제의 유전자로 만든 병사이자 강화 인간이다.
스페이스 마린이 되려면 19가지의 개조 수술을 받아야 한다. 그렇게 탄생한 스페이스 마린은 인간을 초월한 완력과 민첩함을 자랑한다.
주인공 데미트리안 타이투스는 스페이스 마린의 군단 중 하나인 울트라 마린이다. 작중 타이라니드에게 치명상을 입었으나 루비콘 수술을 받고 2세대 스페이스 마린인 '프라이머리스 스페이스 마린'으로 다시 태어난다.
이번 작품의 주요 적은 행성을 포식하며 황폐화하는 외계 종족 '타이라니드'와 카오스 신 젠취를 섬기는 이단 세력 '사우전드 선'이다. 메인 스토리 중반부까지는 타이라니드의 침공을 막는 것이 주된 내용이며, 후반부는 사우전드 선의 익절티드 소서러 '이무라'과 맞서 싸운다.
메인 스토리는 정말 단순하고 분량도 짧다. 게다가 스토리를 완벽하게 이해하려면 전작의 스토리와 세계관 설정을 충분히 숙지해야 한다.
짧게 설명하자면, 세계관 내에서 위험한 힘으로 분류되는 '워프'를 활용해 사우전드 선을 막으려는 '오로라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었고, 전작에서 워프의 위험성을 경험한 타이투스가 이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메인 스토리를 몰라도 게임을 즐기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워해머 세계관을 디테일하게 표현한 고퀄리티 비주얼과 사방에서 들리는 폭음, 몰입감있는 전투 연출 등이 시각과 청각을 자극한다. 끊임없이 몰려드는 적을 무자비하게 학살하기만 해도 재밌다.
■ 잔혹하면서도 시원하고 호쾌한 전투
워해머 40K: 스페이스 마린2의 백미는 전투다. 라이플, 플라즈마 무기 등 다양한 총기로 원거리 전투를 펼치며 컴뱃 나이프, 체인 소드, 파워 소드, 썬더 해머 등 근접 무기로 적을 학살한다.
전반적인 난도는 패링과 빈틈 공격, 처형을 얼마나 잘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두 시스템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낮은 난이도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한다. 수백 마리의 호마건트와 터마건트뿐만 아니라 워리어, 조안스로프 등 한방에 처치하기 어려운 개체들도 속속 등장한다.
처형은 빈사 상태의 적을 마무리하는 주요 수단이다. 또한 처형 성공 시 적의 종류에 따라 아머를 회복하고, 처형 연출 시간 동안은 무적 상태이기 때문에 유지력 및 생존을 담당한다.
특히 처형 연출이 일품이다. 사용 중인 무기 또는 적에 따라 처형 연출이 모두 다르다. 적의 몸을 반으로 갈라버리거나 적의 신체를 뜯어서 몸에 쑤셔 박기도하고, 소형 개체는 발로 밟아 터트리기도 한다.
패링은 빈틈 공격과 처형을 유도하는 핵심 방어 기재다. 적의 공격을 패링하면 소형 개체는 공격 연출과 함께 즉시 처치하며, 중형 이상 개체는 공격을 튕겨내고 좌클릭 입력 시 사격 연출이 나오면서 빈틈 공격이 발동한다.
빈틈 공격을 성공하면 몬스터 체력에 따라 곧바로 처형 가능하며, 보스급 대형 개체에게는 큰 대미지와 함께 짧은 경직을 준다.
■ 스페이스 마린도 지쳐버리는 미션 분량
아무리 재밌는 게임이라도 옥에 티는 있기 마련이다. 워해머 40K: 스페이스 마린2도 마찬가지다. 먼저 한 미션 당 플레이 타임이 굉장히 길다. 엔딩까지 미션 수가 매우 적은 편임에도 캠페인 플레이 타임이 10시간에 달하는 이유다.
워해머 40K: 스페이스 마린2의 방향은 아주 간단하다. 몰려드는 적을 학살하는 소위 '상남자'식 전개다. 숨겨진 장소, 아이템을 찾거나 퍼즐을 푸는 등 숨 돌릴 만한 포인트는 거의 없다.
처음에는 스페이스 마린이 된 것처럼 미션에 몰입해 적을 때려잡는 재미가 있다. 그러나 긴 호흡의 미션을 반복적으로 진행하다 보면 "도대체 언제 끝나지"라는 의문이 자연스레 든다.
동료 AI도 아쉬웠다. 적이 몰려드는데도 가만히 서있거나 허공에 근접 공격을 펼치는 일이 빈번하다. 또한 이동하다 보면 특정 지형에 끼어서 플레이어 혼자 전투를 펼치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연출한다.
단축키 배치도 매우 불편하다. 사격/빈틈 공격은 좌클릭, 근접 공격은 우클릭, 정조준 및 화면 확대, 축소, 중화기 태세는 휠 버튼이다.
많은 게임을 플레이해 봤고 단축키 배치가 불편했던 게임도 많았지만 워해머 40K: 스페이스 마린2은 그 중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든다. 게임에 접속하자마자 단축키부터 바꾸길 추천한다.
■ 워해머 세계관 가장 잘 표현한 신작
워해머 40K: 스페이스 마린2는 지금까지 출시된 워해머 시리즈 중 가장 워해머다운 타이틀이다. 전작을 비롯해 다크타이드, 카오스 게이트, 메카니쿠스 등 정말 많은 게임이 출시됐지만 이번 작품만큼 워해머 세계관을 잘 표현한 게임은 없다.
워해머 세계관을 모르는 유저도 재밌게 즐길 수 있다. 아스트라 밀리타룸, 아스트로패스, 사우전드 선, 익절티드 소서러 등 고유 명사가 수도 없이 등장하지만 이해하지 못해도 상관없다. 그저 끊임없이 몰려드는 적들을 시원하게 학살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밌다.
앞서 캠페인 미션 분량과 단축키 배치 등을 지적했으나 정말 사소한 문제다. 캠페인을 끝내면 다른 유저와 함께 즐기는 PvE 코옵 모드와 PvP 모드가 기다린다. 단축키도 설정을 변경하면 해결된다.
적들을 시원하게 쓸어버리는 전투, 워해머 팬, 워해머 세계관에 관심이 있는 게이머라면 꼭 한번 플레이해 보길 권한다.
1. 워해머 세계관을 잘 표현한 고퀄리티 비주얼
2. 적들을 시원하게 쓸어버리는 호쾌한 전투
3. 팬심을 자극하는 스토리 및 전투 연출
1. 10시간 남짓한 메인 스토리 분량
2. 지루함을 유발하는 긴 호흡의 미션
3. 불편한 단축키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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